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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한국 가장 오래된 ‘단관 상영관’ 광주극장 85돌 영화제

등록 2020-10-15 18:59수정 2020-10-16 02:37

국내외 16편 16일부터 31일까지
윤단비 감독 ‘남매의 여름밤’ 개막작
1935년 연 광주 조선인 최초 영화관
김형수 이사 “인문학 명소 되겠다”
김형수 광주극장 이사. 광주극장 제공
김형수 광주극장 이사. 광주극장 제공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에게 일상의 회복을 바라는 마음을 담아 넌지시 손을 내밉니다.”

개관 85돌 광주극장 영화제를 여는 김형수(51) 광주극장 이사는 15일 “코로나19 사태로 걱정했는데 영화제를 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영화제는 16일부터 31일까지다. 윤단비 감독의 <남매의 여름밤>을 개막작으로 모두 16편의 영화를 선보일 예정이다.

영화 마니아를 위한 작품도 상영된다. 1960년대 미국 독립영화를 상징하는 조 카사베츠의 <그림자들> 등 2편과 에릭 로메르의 <비행사의 아내> 등 3편이 상영된다. 지난해 열렸던 아네스 바르다 회고전 때 빠졌던 <방랑자> 등 3편과 베니스영화제 남자·여자 주연상 수상작(국내 미개봉) 2편도 스크린에 건다. 김 이사는 “특별상영작 중 차이밍량 감독의 <안녕, 용문객잔>은 우리에게 극장이란 무엇인가를 묻는 영화여서, 광주극장에서 보면 더 특별한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극장 옛 모습. 광주극장 제공
광주극장 옛 모습. 광주극장 제공

856석이 있는 광주극장은 한 개짜리 스크린을 가진 단관 형태로 운영된다. 유은학원 설립자 최선진씨가 1935년 10월 광주 충장로5가에 연 “광주 조선인 최초의 영화 전용 상영관”이었다. 김 이사는 “단관 형태를 유지하면서 85년째 그대로 있는 영화관은 광주극장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해방 전엔 창극단·판소리 공연이 열렸고, 해방 직후엔 전남건준 결성식(8월)과 해방 축하 국악공연(9월)이 열렸던 곳도 광주극장이다.

광주극장은 전국 25곳 독립예술영화전용관 중 하나다. 2000년대 이후 광주의 많은 영화관이 전국 연계망을 가진 복합상영관에 밀려 사라졌던 것과 달리 광주극장은 ‘약속처럼’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김 이사는 “광주의 부모 세대들이 많은 영화를 봤던 광주극장은 도시의 역사다. 시민들이 광주극장을 단순히 영화를 상영하는 곳이 아니라 지역의 문화유산으로 인식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광주시 동구 충장로5가에 있는 광주극장. 광주극장 제공
광주시 동구 충장로5가에 있는 광주극장. 광주극장 제공

이 때문에 대구·강릉시처럼 민간예술극장을 공공자원으로 보고 조례를 제정해 운영비 등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온다. 김 이사는 “운영이 힘들지만 극장 주변 ‘영화의집’에선 문화·예술강좌도 열고 있고, 독립서점 인문공간 ‘소년의서’가 우리 극장 이웃이 됐다. 이런 인문학 공간이 계속 들어서면 광주의 영화와 책, 인문학의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극장 편의시설을 조금씩 보완하면서 전용관 특성을 유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사진 광주극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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