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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한국영화계의 ‘큰 별’ 배우 신성일 별세

등록 2018-11-04 11:43수정 2018-11-04 21:29

폐암 3기로 투병 중 갑자기 병세 악화해 사망
<맨발의 청춘>으로 스타덤, 60~70년대 국민배우로 활약
500여편의 영화에 출연하는 등 다작했던 배우
대종상 남우상 등 국내 대부분 영화제서 수상
영화인들 “한국 영화사 100년 큰 별 졌다” 비통
이장호 감독 “새영화 <소확행> 함께 준비 중이었는데…”
4일 폐암 투병 중 타계한 배우 신성일. 한겨레 자료사진
4일 폐암 투병 중 타계한 배우 신성일. 한겨레 자료사진
한국 영화계의 ‘큰 별’인 배우 신성일(본명 강신성일)씨가 4일 폐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81.

한국영화배우협회와 유족 측은 “고인이 이날 새벽 2시25분께 별세했다”고 전했다. 고인은 지난해 6월 폐암 3기 판정을 받은 뒤 항암 치료를 받아왔으나 지난 3일부터 병세가 악화해 끝내 숨을 거뒀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고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장례는 영화인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발인 6일 오전 10시, 장지는 경북 영천의 선영이다. 유족으로는 당대 최고의 여배우였던 부인 엄앵란씨와 아들 석현씨, 딸 경아·수화씨가 있다.

4일 폐암 투병 중 타계한 배우 신성일. 한겨레 자료사진
4일 폐암 투병 중 타계한 배우 신성일. 한겨레 자료사진
고인은 1960~70년대를 주름잡은 대한민국 최고 스타 배우였다. 본명은 강신영이었으나 고 신상옥 감독이 지어준 예명 ‘신성일’을 사용했으며, 이후 국회의원 선거 출마를 앞두고 ‘강신성일’로 개명했다. 1960년 영화 <로맨스 빠빠>로 데뷔한 이후 <맨발의 청춘>(1964) <별들의 고향>(1974) <겨울 여자>(1977) 등 수많은 히트작에 출연하며 ‘국민 배우’ 반열에 올랐다. 당대 최고 배우답게 주연을 맡은 작품만 해도 500여편을 넘어선다. 한국영상자료원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를 보면, 그의 출연 영화는 524편, 감독한 영화 4편, 제작한 영화 6편 등이다. 1963년 한 해에만 <청춘교실> 등 21편에 출연했고, 1964년에는 <맨발의 청춘> 등 32편, 1965년엔 <흑맥> 등 34편, 1966년엔 <초우> 등 무려 46편에 출연했다. 특히 그의 최전성기라 할 수 있는 67년엔 <안개> 등 51편에 출연했는데, 그해에 제작된 영화(185편) 3편 중 1편에서 그의 모습을 찾을 수 있을 정도로 다작에 출연했다. 특히 반항적인 주인공을 연기한 <맨발의 청춘>이 크게 성공하면서 ‘청춘 스타’로 대규모 팬덤을 거느리게 되었고, 이 영화로 연인이 된 배우 엄앵란씨와의 결혼식 현장에는 팬 4천여명이 운집해 할리우드 스타를 방불케 하는 인기를 확인하기도 했다.

배우 신성일이 출연한 영화 <마부>의 한 장면. 한겨레 자료사진
배우 신성일이 출연한 영화 <마부>의 한 장면. 한겨레 자료사진
수상 이력도 그의 화려한 영화 인생을 보여주는 증거 중 하나다. 1968년과 1990년 대종상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으며, 부일영화상 남우주연상, 백상예술대상 남자최우수연기상,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남우주연상 등 대부분의 국내 영화제에서 수상했으며, 대종상영화제 공로상, 부일영화상 공로상 등도 받았다. 올해는 재단법인 신영균예술문화재단(이사장 안성기)이 수여하는 ‘제8회 아름다운문화예술인상’ 공로상 수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한국 영화배우협회 관계자는 “영화단체 활동도 열심히 했다. 1979년 한국영화배우협회장을 맡았고, 1994년엔 제작업협동조합 부이사장, 2002년에는 춘사나운규기념사업회 회장과 한국영화배우협회 이사장도 역임했다. 배우로서 영화인으로서 한국영화계에 큰 족적을 남긴 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정치에도 발을 들여 2000~2004년 16대 국회의원을 지내기도 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자유한국당 강석호 의원이 그의 조카다.

배우 신성일이 출연한 영화 <맨발의 청춘> 한 장면. 한겨레 자료사진
배우 신성일이 출연한 영화 <맨발의 청춘> 한 장면. 한겨레 자료사진
고인은 최근까지도 대중 앞에 모습을 보여왔기에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3월 <문화방송> 프로그램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 출연해 자신을 걱정하는 가족들을 다독이며 가족에 대한 사랑과 미안함을 드러냈다. 또 지난 10월에는 건강 악화 속에서도 23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 참석하는 등 끝까지 천생 영화인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영화계에는 고인을 추모하는 물결이 넘쳐나고 있다. 특히 고인과 함께 마지막 영화인 <소확행>을 준비하고 있던 이장호 감독은 슬픔에 말을 잇지 못했다. 이 감독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일 때문에 현재 일본에 있는데, 소식을 듣고 비통한 심정이다. 신성일씨가 출연하고 제가 연출을 맡기로 한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영화를 준비 중이었다. 제작사까지 구한 상황이었지만, 몸이 너무 쇠해서 몸을 좀 만든 다음에 내년 봄부터 촬영을 하자고 했었는데…”라고 전했다. 감독 출신인 오석근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은 “내년 한국영화 100주년을 앞두고 한국영화계의 상징적인 존재였던 신성일 선생을 재조명할 예정이었는데, 갑작스럽게 부고를 접하게 되니 황망하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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