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대한민국은 모든 것이 확 달라진 한 해를 보냈다. 올해 대중문화계에도 우리를 행복하게 한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리고 그 중심엔 브라운관과 스크린, 공연장을 누비며 평범한 갑남을녀들의 희로애락을 책임진 스타들이 있었다. ‘새로 뜬 별’도 있고 ‘재발견한 별’도 있다. <한겨레>가 올해 대중문화계에서 활약하며 남다른 존재감을 뽐낸 ‘스타 10인’을 뽑아 조촐한 상을 마련했다. 이른바 ‘한겨레 마음대로 이름 붙인 상’. 상에 따른 특전으로 ‘내년도 <한겨레> 문화면 1회 등장권과 함께 담당기자 까방권(까임방지권)’을 약속한다.
(뱀발: 까방권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킬 경우, 취소됨을 유의)
2017년은 설경구에게 ‘제2의 전성기’를 활짝 연 해로 기록될 것 같다. 설경구는 올해 대종상 영화제와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남우주연상을, 디렉터스컷 어워즈 올해의 남자배우상을 수상하며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사실 그는 2000년대 후반까지 흥행 보증수표로 통했다. 1999년 <박하사탕>으로 주목을 받은 그는 <실미도>(2003), <해운대>(2009)로 두 번의 천만 영화를 만들어내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그에게 ‘비호감’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기 시작했다. 이혼·재혼 등 사생활 논란이 발목을 잡았고, <소원>(2013년) 이후 몇년 동안 이렇다 할 흥행작도 없었다.
그랬던 설경구가 올해엔 확 달라졌다. 더 정확히 말해 그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이 달라졌다. 칸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됐던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이 재기의 발판이 됐다. 변성한 감독의 에스엔에스 설화로 흥행에선 주춤했지만, <불한당>에 환호하는 관객들이 극장 대관까지 하며 단체관람을 하기 시작했다. 자신들을 ‘불한당원’이라 칭하는 팬들이 모이고, ‘지천명 아이돌’, ‘우리 꾸’ ‘설탕’ 등 다소 오글오글한 애칭도 붙었다. 하반기 개봉한 <살인자의 기억법>의 선전도 ‘설경구 신드롬’에 힘을 실었다.
지난 대종상 수상식에서 설경구는 “사랑하는 불한당원에게 감사한다”는 소감에 이어 “15년 만에 이 무대에 섰다. 이전까지 한 번도 폼을 못 잡았다. 3초만 폼 잡고 내려가겠다”며 두 손을 번쩍 들어올렸다. 마치 자존심을 회복한 들짐승의 ‘포효’와도 같았다. 그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롤러코스터 같은 삶을 산 배우”라고 표현한 바 있다. 설경구는 다시 상승 구간에 접어들었다. 그 정점은 어디일까.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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