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대한민국은 모든 것이 확 달라진 한 해를 보냈다. 올해 대중문화계에도 우리를 행복하게 한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리고 그 중심엔 브라운관과 스크린, 공연장을 누비며 평범한 갑남을녀들의 희로애락을 책임진 스타들이 있었다. ‘새로 뜬 별’도 있고 ‘재발견한 별’도 있다. <한겨레>가 올해 대중문화계에서 활약하며 남다른 존재감을 뽐낸 ‘스타 10인’을 뽑아 조촐한 상을 마련했다. 이른바 ‘한겨레 마음대로 이름 붙인 상’. 상에 따른 특전으로 ‘내년도 <한겨레> 문화면 1회 등장권과 함께 담당기자 까방권(까임방지권)’을 약속한다.
(뱀발: 까방권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킬 경우, 취소됨을 유의)
“다들 ‘마동석으로 되겠느냐’고 의심하더니, 이젠 ‘마동석이 아니면 안 된다’고 확신하더라.”
<범죄도시>를 연출한 강윤성 감독의 이 말은 올해가 그야말로 ‘마블리’의 한 해였음을 증명한다. 2017년 마동석은 ‘신스틸러’에서 ‘주연’으로 자리바꿈을 하며 영화계의 대세로 우뚝 섰다.
사실 마동석의 시대는 일찌감치 도래했었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 <군도: 민란의 시대>, <부산행> 등에서 주연 못지않은 존재감을 뽐내며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산만한 덩치, 험상궂은 외모와 상반되는 귀여운 반전 매력으로 ‘마블리’라는 애칭도 얻었다. 하지만 그에게도 벽은 있었으니, 바로 <두 남자>, <함정>, <살인자> 등 그가 주연한 영화는 흥행에 실패한다는 징크스였다. ‘마동석=조연급’이라는 이미지가 굳어질 위기였다.
하지만 올해 그가 중국 조폭 일당을 일망타진하는 형사 마석도 역으로 주연한 <범죄도시>(680만명)가 예상을 뒤엎고 추석 시장을 장악하고, 뒤이은 코미디 영화 <브라더>(140만명)까지 선전하면서 마동석은 충무로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등극했다. 관객은 나쁜 놈을 주먹 하나로 제압하는 마동석표 ‘한 방 액션’에 통쾌해했고, 그의 비현실적 몸이 만들어내는 ‘코믹한 상황’에 폭소했다. “몸 자체가 무기인, 다른 도구는 필요 없는 캐릭터로 몸 자체가 장르화됐다”(황진미 평론가)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이며, 그가 대체 불가한 캐릭터로 자리매김한 이유다.
2018년에도 마동석의 질주는 계속된다. 우선 이달 개봉한 <신과 함께―죄와 벌>에 잠시 얼굴을 비치며 내년 여름 개봉할 <신과 함께> 2편에서 ‘성주신’으로의 활약을 예고했다. <원더풀 고스트>, <곰탱이>, <챔피언> 등도 줄줄이 대기 중이다. “아이들과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를 많이 하고 싶다”는 그의 바람처럼 새해에는 온 가족이 함께 ‘마블리’에게 환호할 수 있기를. 블링블링한 마블리의 시대는 이제 막, 그 문을 열었을 뿐이다.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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