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위썬(오우삼) 감독이 14일 오후 부산 해운대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에 초청된 영화 <맨헌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가 액션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액션을 통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진실한 감정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또 더욱 힘 있게, 낭만적으로 이야기를 전달한다는 점에서 매력이 있죠.”
신작 <맨헌트>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처음 찾은 ‘홍콩 액션 누아르의 거장’ 우위썬(오우삼) 감독이 14일 부산 해운대 영화의전당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액션영화에 애정을 담뿍 드러냈다. “젊은 시절에 춤과 뮤지컬을 좋아했는데 액션이 뮤지컬과 같다고 생각해요. 가장 중요한 것은 액션을 통해 인간적인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저는 전세계 액션 배우와 스턴트맨들을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한계에 도전하고 극복하는 그들의 정신이 좋아요. 액션 배우들과 작업하는 것은 정말 즐거운 경험입니다.”
영화 <맨헌트>의 한 장면.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다국적 배우들이 참여한 <맨헌트>는 살인 누명을 쓴 변호사와 이를 쫓는 형사의 이야기다. 3년 전 세상을 떠난 일본 영화배우 다카쿠라 겐이 출연한 영화 <그대여, 분노의 강을 건너라>(1976)를 리메이크했다. 1993년 <하드 타깃>으로 할리우드에 진출했던 우 감독이 자신의 ‘전공’인 액션 누아르로 오랜만에 복귀하는 작품이다. 우 감독은 “존경하는 배우인 다카쿠라 겐에게 헌정하기 위해 만들었습니다. 또 1970년대에 좋은 일본 영화가 많은데 이를 소개하려는 마음도 있었죠”라고 영화를 만들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영화는 원작 영화의 판권을 확보하지 못해 원작 소설을 갖고 찍었다. 소설의 배경이 1970년대이다 보니 세부적인 이야기에도 변화를 줬다. 특히 우 감독은 “처음으로 여성 킬러를 등장시켜 내용을 더 풍성하게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여성 킬러는 하지원과, 우 감독의 딸인 배우 앤절리스 우가 맡았다.
영화 <맨헌트>에 출연한 하지원.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쫓고 쫓기는 관계의 사나이들이 서로 교감한다는 점에서 그의 전작인 <영웅본색>, <첩혈쌍웅> 등을 생각나게 하는 <맨헌트>는 날아오르는 비둘기떼, 쌍권총 등 우 감독표 누아르 요소가 어김없이 등장한다. 그의 영화에 열광하며 자란 세대에게 반가운 이 장면들은 그러나 젊은 관객에겐 다소 촌스럽다고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우 감독은 자신감을 내비쳤다. “중요한 것은 좋은 영화를 만드는 거예요. 관객을 감동시키고 흥분시킬 수 있다면 시대나 나이대에 상관없이 받아들여질 겁니다. 이번 작품에도 제 스타일이 있기는 하지만 또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내려고 했습니다. 제 옛날 작품을 본 적이 없는 관객들도 좋아할 겁니다.”
액션영화를 사랑하는 그이지만 다른 분야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아라비아의 로렌스> 같은 영웅적인 이야기도 좋아합니다. 다른 지역에서 그곳 문화를 소개하는 작품도 찍고 싶어요. 저에게는 다시 한번 공부할 기회가 될 거예요. 차기작은 유럽에서 촬영할 예정입니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