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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박서준 “‘늦은’ 나이는 없다고 생각했다”

등록 2017-07-31 15:12수정 2017-07-31 20:43

안정적 연기로 데뷔 7년 동안
차근차근 ‘대세’ 자리 굳혀
청춘 드라마 ‘쌈, 마이웨이’ 인기 이어
첫 주연 영화 ‘청년경찰’ 9일 개봉
배우 박서준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배우 박서준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제가 스스로에게 인색한 편이라서 부끄럽고 쑥스럽네요.”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박서준(29)의 답변은 줄곧 신중했다. ‘인기를 실감하느냐’는 첫 질문부터 그랬다. 한 자릿수 시청률에서 시작한 드라마 <쌈, 마이웨이>가 평균시청률 10.9%(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인기리에 종영한 데 이어, 개봉을 앞둔 영화 <청년경찰>의 시사회 평가가 칭찬 일색이다. 그래도 박서준은 “어떤 작품이든 늘 같은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왔다. 특정 작품에서 더 주목받으면 물론 감사하지만, 그에 만족하거나 안주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결과까지 내가 좌지우지할 수 없기 때문에 늘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수줍은 표정이었다.

쉼이 없었다. 박서준은 2011년 한 뮤직비디오로 데뷔한 뒤, 차곡차곡 자기만의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안정적인 발성·연기력으로 일찌감치 케이블 드라마 <마녀의 연애>(2014), 지상파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2015) 등의 주연을 꿰찼다. <쌈, 마이웨이>에서는 다시 한번 ‘대세남’ 자리를 굳혔다. 어려운 생활 여건 속에서도 “못 먹어도 고!”를 외치며 꿈을 위해 발버둥치는 ‘고동만’ 역으로 한국 사회 20대의 일면을 현실감 있게 보여줬다. 경찰대생들이 사건 수사에 뛰어드는 코믹액션극 <청년경찰>에서도 반짝반짝 빛나는 청춘 그 자체인 ‘기준’으로 스크린을 누빈다. “제가 살아온 시절을 생각했을 때, 20대 인물이 접근하기나 공감하기가 쉬웠던 거 같아요. 또 캐릭터보다 이야기가 중요했어요.”

박서준은 동만과 기준에게서 자신이, 그리고 다른 ‘평범한 20대’의 삶이 겹쳐 보인다고 했다. “저도 ‘맨땅에 헤딩’이었거든요. 연기하고 싶다는 마음 하나뿐이어서 10대 후반 20대 초반에 어떻게 하면 배우를 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시기가 있었죠. 인문계고를 다녔기 때문에 제가 하고 싶은 걸 배울 수 있는 순간은 많지 않았어요. 학교생활 경험, 대인관계 이런 건 배울 수 있어도 연기를 배울 순 없거든요. 학생 때부터 (진로 관련) 경험을 많이 해볼 수 있다면 더 다양한 직업군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해요.”

2007년 서울예대 연기과에 입학했지만 한 학기만 다니고 군에 입대했다. “막상 대학에 가니까 인생의 가장 큰 목표를 잃은 것 같더라고요. 내가 꿈이 연기자였나 대학이었나 헷갈리고.” 주변에서는 자꾸 ‘지금 데뷔해도 늦다’는 얘기를 했다. “누군가는 늦었다고 할지언정 연극만 하다가 40·50대에 방송하는 분 등 여러 케이스가 있잖아요. 나는 데뷔가 늦더라도 죽을 때까지 연기할 수 있으면 됐다, 이렇게 저 스스로 기준을 세우니까 군대부터 해결하고 싶더라고요.”

배우 박서준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배우 박서준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쌈, 마이웨이>의 메인 카피는 ‘아프니까 청춘’이 아닌, ‘사고 쳐야 청춘’이었다. ‘똘끼’와 행동력이 빛나는 것은 <청년경찰> 속 기준과 희열(강하늘)도 비슷하다. 영화는 청춘의 성장 서사 안에 사회적 메시지도 함께 담았다. 위험에 빠진 고등학생을 ‘7시간’ 안에 구조하려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세월호 참사를 떠올리게 한다. 박서준은 지난해 4월1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노란 리본 사진과 함께 세월호 2주기를 추모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사회 이슈들 보면서 답답한 경우가 많을 텐데, 한편으론 그런 걸 해소해주는 영화가 될 수 있을 거 같아요. 또 영화를 마냥 유쾌하게만 보실 순 없을 텐데, 그런 사건들이 다시 회자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배우로서 ‘건강한 청춘’의 이미지로 굳어지는 건 경계했다. “기준과 동만이 비슷하다고 느끼는 분들이 있겠지만, 서로 다른 캐릭터로 연기했어요. ‘비슷하면 안 된다’는 저의 강박관념도 있었고요. 이미지는 소모될 수밖에 없잖아요. 계속 고민할 부분인 것 같아요.” <쌈, 마이웨이>를 대표작이라 부르는 일도 조심스럽다. “어떤 배우를 연상하면 떠오르는 대표작이 있는 게 과연 좋을까 고민해요. 물론 많은 사랑을 받고 얼굴을 알리는 건 좋은데, 연기자로서는 어떤 연기를 해도 비슷하다고 인식되는 단점이 있는 것 같아서요.”

박서준은 데뷔 전 주변에서 들은 말 가운데 인상 깊은 말로 “연기자는 연기를 잘하는 게 겸손한 것이다”를 꼽았다. 그는 여전히 연기에 목마르다.

배우 박서준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배우 박서준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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