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시나리오로 촬영지원 받았다”
18일 개봉을 앞둔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의 내용이 촬영 협조를 위해 군 당국에 제출한 시나리오와 다르다는 이유로, 육군이 이 영화의 감독 겸 제작자인 윤종빈(26)씨를 고소했다.
육군은 16일 “<용서받지 못한 자>의 제작자가 지난해 5월 가짜 시나리오를 첨부한 문서로 육군에 촬영지원을 요청하는 기만행위를 해 서울중앙지검에 영화 제작자를 고소했다”고 밝혔다.
<용서받지 못한 자>는 선·후임병 사이의 갈등 등 군 내부 문제를 비판적 시각으로 들춘 영화로, 올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국제영화평론가협회상 등을 받았다. 윤 감독은 부대 막사 촬영의 협조를 얻기 위해 이 영화의 본래 시나리오를 제출했다가 거절당한 뒤 문제가 되는 부분을 삭제하고, 다시 신청해 지난해 말 두 차례에 걸쳐 부대 안을 찍었다. 윤 감독은 2일 이 영화의 시사회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군에 낸 시나리오와 다르게 영화를 찍었음을 밝혔다.
육군은 “사병 간의 우정에 대한 영화를 만든다고 해서 제작 과정을 적극 지원했는데, 실제로는 억압된 군 복무로 선·후임병이 자살한다는 전혀 다른 내용으로 구성됐다”며 윤 감독이 2월 졸업한 중앙대학교에도 공식 사과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윤 감독은 “비판적 시각도 있지만 지금 시대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원안 시나리오가 거절돼 어쩔 수 없었다”며 “허가를 얻는 과정에서 방법이 옳지 않았음을 시인하지만, 군 쪽의 좀더 유연한 시각을 요청 드린다”고 말했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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