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너의 이름은.>의 한 장면. 미디어캐슬제공
일본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의 흥행 열풍이 뜨겁다. 개봉 11일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하더니, 지난 주말을 지나면서 250만명에 육박하는 관객을 모았다. 일본 애니메이션이 200만 관객을 돌파한 것은 미야자키 하야요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만명, 2002년), <하울의 움직이는 성>(301만명, 2004년) 이래 처음이다.
<너의 이름은.>은 열성적인 팬들을 거느린 장르 특성과 더불어 특이한 관람문화도 나타나고 있다. 인터넷 동호회 사이트인 디씨인사이드의 ‘<너의 이름은.> 갤러리’에는 “5번 보았는데도 눈물이 난다” “오늘 하루만 두 번 보았다” 등 반복관람 후기가 올라온다. 갤러리는 영화의 배경이 된 여행지를 다녀오거나, 한정판 굿즈를 구매하고, 타키, 미츠하 등 주인공의 얼굴을 그리는 등의 활발한 팬 활동도 중계하고 있다. 이 갤러리는 13일 개설된 뒤 하루 1만~2만여건의 게시물이 올라오는 등 디씨인사이드 전체 갤러리를 통틀어서 가장 활발한 활동이 이루어지는 게시판 중 하나다.
반복관람하는 이들의 관람 형태도 독특하다. 주인공인 타키가 술을 마실 때 주인공과 함께 마시기 위해 음료수를 준비하기도 하고, 영화가 시작되면 일어서서 박수를 치거나, 끝난 뒤 “신카이 마코토, 최고잖아 당신!”이라고 소리치기도 한다. “옆자리에 영화 내용 혼잣말로 중계하고 장면마다 이상한 리액션을 하는 ‘혼모노’를 마주쳐서 매우 짜증~” 같이, 일명 ‘혼모노’라 불리는 ‘진상 팬’에 대한 목격담도 에스엔에스 등에 올라오고 있다.
<너의 이름은.> 팬들에 의해 1주일 뒤 개봉한 디즈니 애니메이션인 <모아나>에 각종 영화 사이트의 ‘별점 테러’가 집중됐다는 분석도 있다. 인터넷 영화 사이트 ‘익스트림 무비’ 한 사용자는 캡처 화면을 올려 <모아나>에 별점 1점을 준 사람들 중 <너의 이름은.>에 10점을 준 사람들을 열거하기도 했다. <너의 이름은.> 예매자 중 남성 비율은 43.9%로 <라라랜드>(37.9%), <마스터>(39.2%) 등 경쟁작을 웃돈다(메가박스 자료)는 점도 눈길을 끈다.
영화 흥행과 함께 인기몰이 중인 오에스티(OST)를 부른 일본 밴드 래드윔프스 멤버 노다 요지로도 17~18일 한국을 깜짝 방문한다.
구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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