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옥 나오네…괜찮겠네…
이런 평가라면 너무 행복해” 배우 배종옥(41)이 <질투는 나의 힘> 이후 3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27일 개봉하는 <안녕, 형아>에서 뇌종양을 앓는 아이를 지켜봐야 하는 엄마로 출연한다. 최근 방영을 마친 주말 드라마 <떨리는 가슴>에서도, 2005에이치디티브이(HDTV) 문학관 <내가 살았던 집>에서도 그는 엄마를 연기했지만 <안녕, 형아>에서의 ‘배종옥 엄마’는 느낌이 확 다르다. 엄마라는 관계 속의 위치보다는 자의식 강한 단독자 이미지가 더 강했던 드라마와 달리 이 영화에서 그는 아들의 고통 앞에 속절없이 허물어지는 ‘그냥’ 엄마다. “나이가 들면서 내가 하고 싶은 일뿐 아니라 내가 해야 할 일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어요. <안녕, 형아>의 엄마 역은 특별한 개성이 있는 것도 아니고 비중이 큰 것도 아니지만 시나리오가 좋았거든요. 좋은 작품의 지원자가 되는 것도 제가 할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영화 초반 그는 직장생활을 하며 극성스러운 두 사내아이를 키우는 억척 엄마로 나온다. 그러나 큰 아이가 뇌종양 판정을 받자 얼마 전 학원에 안 갔다고 몽둥이를 들었던 적을 떠올리며 흐느낀다. 그 눈물에 텔레비전 드라마 <거짓말>과 <꽃보다 아름다워>에서 스쳐지나갔던 스산했던 표정이 겹친다. “<거짓말>을 하면서 조금씩 바뀌기 시작한 것 같아요. 앞으로 어떻게 나가야 하나 고민을 하면서 시간이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작품을 고르는 방식도 좀 바뀌었고. <질투는 나의 힘>은 흥행 안 될 거 알고 선택했어요. 흥행이 전부는 아니잖아요.” 그래도 그는 자신이 “복이 많은 배우”라고 말한다. 노희경, 인정옥, 이윤기 등 작품성을 인정받는 작가나 감독들이 우선 꼽는 배우가 됐으니 그럴 만도 하다. “<꽃보다 아름다워>처럼 작품과 시청률이나 흥행이 모두 잘되면 가장 좋은 일이겠지만, 그래도 관객이나 시청자가 배종옥 나오는구나, 괜찮겠네 이렇게 생각해준다면 너무 행복한 일이죠.” 그렇지만 텔레비전에 비해 영화에서 30대 이후의 여성배우들이 연기할 수 있는 영역이 좁다는 건 그에게도 아쉬운 일이다. “그동안 드라마만 고집한 건 아닌데 마땅한 시나리오를 찾기 힘들더라고요. 제가 약간 예외적인 경우일 수도 있지만 드라마에서는 20대 때보다 30대 들어 사랑 이야기의 주인공을 더 많이 했거든요. 그런 점에서 영화는 아직 성인 관객을 위한 작품개발이 부족한 것 같아요.” 극 중 캐릭터가 아프면 배우도 실제로 아픔을 느끼듯이 그는 <안녕, 형아>를 하면서 많이 힘들었다고 한다. “진짜 아픈 아이의 엄마 같은 고통을 느끼면서 건강하다는 것, 이 세상에 살아있다는 것에 대해서 새삼 고마움을 느끼게 됐어요. 그러면서 지금 너무 안일하게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닐까 이런 반성도 들었죠.” 오랜만에 충무로 나들이를 한 그는 여름이나 가을쯤 새 영화에 출연하면서 당분간 충무로에 머물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사진·김진수 기자 jsk@hani.co.kr
이런 평가라면 너무 행복해” 배우 배종옥(41)이 <질투는 나의 힘> 이후 3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27일 개봉하는 <안녕, 형아>에서 뇌종양을 앓는 아이를 지켜봐야 하는 엄마로 출연한다. 최근 방영을 마친 주말 드라마 <떨리는 가슴>에서도, 2005에이치디티브이(HDTV) 문학관 <내가 살았던 집>에서도 그는 엄마를 연기했지만 <안녕, 형아>에서의 ‘배종옥 엄마’는 느낌이 확 다르다. 엄마라는 관계 속의 위치보다는 자의식 강한 단독자 이미지가 더 강했던 드라마와 달리 이 영화에서 그는 아들의 고통 앞에 속절없이 허물어지는 ‘그냥’ 엄마다. “나이가 들면서 내가 하고 싶은 일뿐 아니라 내가 해야 할 일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어요. <안녕, 형아>의 엄마 역은 특별한 개성이 있는 것도 아니고 비중이 큰 것도 아니지만 시나리오가 좋았거든요. 좋은 작품의 지원자가 되는 것도 제가 할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영화 초반 그는 직장생활을 하며 극성스러운 두 사내아이를 키우는 억척 엄마로 나온다. 그러나 큰 아이가 뇌종양 판정을 받자 얼마 전 학원에 안 갔다고 몽둥이를 들었던 적을 떠올리며 흐느낀다. 그 눈물에 텔레비전 드라마 <거짓말>과 <꽃보다 아름다워>에서 스쳐지나갔던 스산했던 표정이 겹친다. “<거짓말>을 하면서 조금씩 바뀌기 시작한 것 같아요. 앞으로 어떻게 나가야 하나 고민을 하면서 시간이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작품을 고르는 방식도 좀 바뀌었고. <질투는 나의 힘>은 흥행 안 될 거 알고 선택했어요. 흥행이 전부는 아니잖아요.” 그래도 그는 자신이 “복이 많은 배우”라고 말한다. 노희경, 인정옥, 이윤기 등 작품성을 인정받는 작가나 감독들이 우선 꼽는 배우가 됐으니 그럴 만도 하다. “<꽃보다 아름다워>처럼 작품과 시청률이나 흥행이 모두 잘되면 가장 좋은 일이겠지만, 그래도 관객이나 시청자가 배종옥 나오는구나, 괜찮겠네 이렇게 생각해준다면 너무 행복한 일이죠.” 그렇지만 텔레비전에 비해 영화에서 30대 이후의 여성배우들이 연기할 수 있는 영역이 좁다는 건 그에게도 아쉬운 일이다. “그동안 드라마만 고집한 건 아닌데 마땅한 시나리오를 찾기 힘들더라고요. 제가 약간 예외적인 경우일 수도 있지만 드라마에서는 20대 때보다 30대 들어 사랑 이야기의 주인공을 더 많이 했거든요. 그런 점에서 영화는 아직 성인 관객을 위한 작품개발이 부족한 것 같아요.” 극 중 캐릭터가 아프면 배우도 실제로 아픔을 느끼듯이 그는 <안녕, 형아>를 하면서 많이 힘들었다고 한다. “진짜 아픈 아이의 엄마 같은 고통을 느끼면서 건강하다는 것, 이 세상에 살아있다는 것에 대해서 새삼 고마움을 느끼게 됐어요. 그러면서 지금 너무 안일하게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닐까 이런 반성도 들었죠.” 오랜만에 충무로 나들이를 한 그는 여름이나 가을쯤 새 영화에 출연하면서 당분간 충무로에 머물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사진·김진수 기자 js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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