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프레디의 피자가게’.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우리는 할리우드에서 잘 보지 못하는 걸 해냅니다. 또 공포영화가 불쾌하다는 인상을 깨기 위해 현실에서 경험할 법한 공포감을 만드는 데 역점을 둡니다.”
‘호러 명가’라는 별명의 미국 호러 영화 전문 제작사 블룸하우스의 제이슨 블룸이 꺼내놓은 성공비법이다. 15일 국내 개봉을 앞둔 ‘프레디의 피자가게’로 역대 블룸하우스 오프닝 최고 흥행을 달성하며 62개국에서 흥행 1위를 찍은 블룸하우스 대표 제이슨 블룸이 13일 오전 한국 기자들과 화상으로 만났다.
‘프레디의 피자가게’ 프로듀서 제이슨 블룸.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블룸하우스는 와인스타인 형제의 미라맥스에서 일하던 제이슨 블룸이 2000년 독립 후 설립한 저예산 제작사로 2009년 1만5000달러의 순제작비로 만든 ‘파라노말 액티비티’가 2억 달러에 가까운 흥행을 기록하면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이 작품과 ‘더 퍼지’ ‘인시디어스’ ‘해피 데쓰데이’ 등을 프랜차이즈 무비로 잇따라 성공시키며 호러 명가로 자리 잡았다. 제이슨 블룸의 예리한 안목으로 데이미언 셔젤(‘위플래쉬’), 조던 필(‘겟 아웃’) 등 역량 있는 신인 감독을 발굴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블룸은 “호러영화를 안좋아하는 사람들은 징그럽거나 거북한 장면들 때문에 호러영화는 불쾌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 같은 시각적 공포는 그다지 매력이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정말 무서운 건 현실에서 진짜 일어날 것 같은 긴장과 두려움”이라고 블룸하우스 작품들의 방향성을 밝혔다. 올봄 개봉해 소리 없이 인기몰이를 한 ‘메건’은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을 반영해 사람처럼 생기고 생각하는 인형이 만들어내는 섬뜩한 공포를 보여줬다.
국내 개봉을 앞둔 ‘프레디의 피자가게’ 역시 잔인한 장면은 별로 없다. 1980년대 동네 놀이터 같았지만 이제는 버려진 피자집의 대형 인형들이 사람을 공격한다는 내용이다. 게임이 원작으로 북미에서 핼로윈데이에 맞춰 지난달 27일 개봉해 20대 이하 관객들에게 큰 지지를 받았다. 게임 개발자인 스콘 코슨이 각본에 직접 참여했다. 블룸은 “할리우드에서 게임이나 책을 영화화할 때 기존의 팬층을 기반으로 관객을 확장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우리는 원작자 스콧 코슨과 많은 논의를 거쳐 게임을 알지 못해도 영화를 즐길 수 있는 데 초점을 뒀다”고 밝혔다.
블룸은 매년 꾸준히 히트작을 내는 이유에 대해 “항상 기존 작품들과는 다른 새로움을 찾는다”면서 “전통적인 공포영화의 효과적인 기법 안에서 신선한 시도를 하도록 장려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공포영화를 좋아하는 건 기존 틀을 파괴하며 인상적인 이야기를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내년에도 5개의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는 블룸은 “지적재산권(IP)이 다 달라서 당장 추진하기는 쉽지 않지만 언젠가는 블룸하우스 영화에 나오는 캐릭터들을 한 작품에 등장하시키는 블룸하우스 유니버스를 꼭 구현해보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김은형 선임기자
dmsgud@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