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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할리우드 감독들과 가까이 소통하며 ‘제2 봉준호의 꿈’ 키워요”

등록 2022-04-27 01:11수정 2022-04-27 08:51

엘에이 ‘프리비즈 아티스트’ 안승원씨
뉴욕 ‘스쿨 오브 비주얼’ 나와 4년째
“3D 애니메이션으로 사전 영상 구현”
2019년 마블 ‘이터널스’ 제작 첫 참여
디즈니·블리자드 거쳐 헤일론 근무
미국 할리우드에서 ‘프리비즈 아티스트’로 일하고 있는 안승원씨가 코로나 거리두기로 엘에이의 집에서 재택근무중인 모습이다. 안승원씨 제공
미국 할리우드에서 ‘프리비즈 아티스트’로 일하고 있는 안승원씨가 코로나 거리두기로 엘에이의 집에서 재택근무중인 모습이다. 안승원씨 제공

“지난해 마동석 배우의 할리우드 진출작으로 앤절리나 졸리와 주연을 맡아 화제리에 개봉한 마블의 <이터널스>가 저한테도 첫 작품인 셈입니다. 뉴욕에서 스쿨 오브 비주얼아트(SVA)를 졸업한 뒤 2019년 10월 엘에이(LA)의 한 제작사에서 했던 첫 작업이거든요.”

엘에이의 디지털 비주얼 제작사인 헤일론(Halon) 엔터테인먼트에서 일하고 있는 안승원(31·미국이름 매킨지 안)씨는 26일 전자우편을 통해 자신을 ‘프리비즈 아티스트’라고 소개했다. 봉준호와 윤여정이 아카데미 무대의 화려한 조명을 받기까지 ‘할리우드의 황색 바람’이 가장 두드러진 분야로는 3D 애니메이션이 꼽힌다. 2000년대 초반부터 한국 출신 또는 한국계 애니메이션 감독과 제작자들이 배출된 까닭이다. 하지만 프리비즈 아티스트는 비교적 생소한 명칭이다.

“프리비주얼리제이션(previsualization) 아티스트가 정식 명칭이에요. 레이아웃, 카메라 앤 세팅이라고도 하죠. 애니메이션 작업 또는 영화 촬영을 시작하기에 앞서 복잡한 액션 장면이나 입체 영상이 감독의 의도대로 표현될 수 있는지 3D 애니메이션을 통해 미리 작품을 그려보이는 작업이죠. 이를테면 ‘영화의 블루프린트’라고 볼 수 있어요.”

안승원씨가 연출한 2019년 뉴욕 스쿨오브비주얼아트 졸업 작품 &lt;버서스&gt;. 안승원씨 제공
안승원씨가 연출한 2019년 뉴욕 스쿨오브비주얼아트 졸업 작품 <버서스>. 안승원씨 제공

어릴 때부터 만화 그리기를 좋하하고 영화감독을 꿈꿨다는 그는 2013년 미국으로 건너가 애초 스쿨 오브 비주얼아트의 ‘필름 전공’으로 합격했다. “그무렵 우연히 3D 애니메이션 작품을 보고 흥미를 느껴 입학 1주일 만에 전공을 컴퓨터 애니메이션으로 바꿨어요. 애니메이션이 표현의 한계가 없어 제가 원하는대로 자유롭게 이야기와 이미지를 구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뒤 2년간 군복무를 마치고 다시 건너간 그는 2019년 졸업 작품으로 단편 애니메이션 <버서스>(Versus)를 연출·제작하는 과정에서 ‘프리비즈 아티스트’로 진로를 결정했다. “운좋게도 <버서스>가 미국내 여러 필름 페스티벌에서 상을 받았어요. 그 덕분에 디즈니, 픽사, 드림웍스, 블리자드 등 할리우드의 쟁쟁한 제작사에서 ‘러브콜’을 받게 됐고요.”

이 분야의 한인 선구자로는 스쿨 오브 비주얼아트의 컴퓨터 애니메이션 석사 출신으로 2003년부터 드림웍스에서 <슈렉>과 <쿵푸팬더> 시리즈의 촬영과 레이아웃 감독을 맡았던 전용덕씨가 국내에 알려져 있다.

마블 스튜디오의 실사 영화 &lt;이터널스&gt;의 주연 마동석(왼쪽)과 앤절리나 졸리(오른쪽). 안승원씨가 2019년 할리우드에서 처음 프리비즈 아티스트로 제작에 참여한 작품이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마블 스튜디오의 실사 영화 <이터널스>의 주연 마동석(왼쪽)과 앤절리나 졸리(오른쪽). 안승원씨가 2019년 할리우드에서 처음 프리비즈 아티스트로 제작에 참여한 작품이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첫 직장인 더써드플로어에서 <이터널스>와 웹드라마 <완다비전>, 넥플릭스 영화 <레드 노티스> 등의 작업을 한 안씨는 2020년초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로 옮겼다. “디즈니 레이아웃 부서 첫 한국인 아티스트라고 들었다”는 그는 아콰피나, 산드라 오, 대니얼 대 킴 등 한국계 할리우드 스타들이 목소리로 출연한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 제작에 참여했다. 2021년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에서 게임 시네마틱 프리비즈를 경험한 그는 올초부터 헤일론에서 다양한 비주얼 구현 작업을 하고 있다.

“영화 <피노키오> <토르 4: 러브 앤 썬더> <아쿠아맨 2>, 블럭버스터 게임 <디아블로 4> <오버워치 2> 등이 곧 개봉할 예정이어서 보람을 느끼고 있어요. 현대 수소자동차 애니메이션 광고, 배틀로얄 게임 <에이펙스 레전드>, 서바이벌 슈팅게임 <배틀 그라운드>, 아이돌그룹 미래소년의 뮤직 비디오 <킬라> 등 국내 업체의 의뢰도 종종 받아요.”

4년차 프리비즈 아티스트로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그는 “선망하던 애니메이션 전문가들과 협업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고, 특히 실력 있는 감독들과 가장 가까이 오랜 시간 소통하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겨 틈틈이 개인 작품도 준비중”이라고 귀띔했다.

“할리우드에서 가장 빛나는 감독이 되어, 봉준호 감독처럼 수많은 사람들에게 힘이 되고 영감을 주는 인물이 되어, 금의환향하는 게 꿈입니다.”

김경애 기자 ccand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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