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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제주엔

‘첫사랑’ 수지, 다음 사랑 5년의 이야기

등록 2017-11-29 09:59수정 2017-11-29 15:54

[제주&] 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 수지
2012년 <건축학개론>으로 배우 첫발
배수지의 배우 도전기와 닮은 ‘남홍주’

‘국민 첫사랑’에 안주하지 않은 선택
<도리화가>에서 조선 여성 소리꾼역
“100% 내 소리이길” 1년간 판소리 배워
수지의 재능은 “깡, 독기, 끈질김”
배수지                                                            JYP 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수지 JYP 엔터테인먼트 제공
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의 주인공 남홍주(배수지)는 꿈으로 미래를 내다보는 여자다. 마블이나 DC코믹스의 슈퍼히어로에게나 있을 법한 이 능력을 처음에는 그저 악몽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 여러 일을 겪으면서 자신의 운명을 바꾸려고 하자 꿈속 사건과 관련된 진실이 하나둘 고개를 내민다. 만화 같은 설정을 현실적으로 풀어나가 시청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꽤 많은데, 그보다 흥미로운 건 운명을 거스르는 여자 남홍주가 배수지의 배우 도전기와 닮은 구석이 있다는 사실이다.

잘 알다시피 배수지는 2010년 싱글 앨범 으로 데뷔한 아이돌 그룹 미쓰에이의 멤버 ‘수지’다. 가수 데뷔 다음 해인 2011년 청춘 드라마 <드림하이>에서 주연을 맡으며 배우로서 첫발을 내디뎠지만, 그때만 해도 그녀를 배우로 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배수지가 배우로서 가능성을 인정받게 된 첫 계기는 멜로 영화 <건축학개론>(2012, 감독 이용주)에 출연하면서부터다. 이 영화에서 그녀는 선배 한가인과 함께 2인 1역으로 96학번 음대생 서연을 연기했다.

당시 그녀의 나이 열여덟. “영화 배경이 90년대라 처음에는 공감하기 어려웠고, 대학생 연기를 해야 해서 부담이 컸다. 잘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는 게 배수지의 회상이다. “제법 담대한 신인배우”(심재명 명필름 대표)였던 수지는 촬영 현장의 모든 풍경이 낯설었음에도 “스태프 모두에게 손글씨로 편지를 써서 돌렸”을 만큼 정성을 다했고, 자신의 솔직한 성격을 서연에게 불어넣었다. “시나리오에서 여리고 여우 같은 여자애”였던 서연은 “수지의 자연스러운 성격과 섞이면서 꾸밈없는 대학생으로 변모”했다(이용주 감독). <건축학개론>은 411만여명(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의 관객을 불러모으며 흥행과 비평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많은 중국 관객들이 여러 경로로 이 영화를 보았고, 현재 중국에서 리메이크를 준비하고 있다. 또 극 중 제주도에 건축된 서연의 집은 현재 갤러리 겸 카페로 운영하고 있다(서연의 집은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해안로 86에 위치해 있고, 국내외 관광객들의 관광 코스 중 하나다-편집자).

영화 데뷔작으로 충무로에 안착하는 데 성공한 배수지는 ‘국민 첫사랑’에 만족하지 않고, 두번째 영화인 사극 <도리화가>(2015, 감독 이종필)에서 신재효의 제자이자 조선 최초의 여성 소리꾼 진채선에 도전했다. 여성은 판소리를 할 수 없던 시절, 꿈을 이루기 위해 금기에 맞선 만만치 않은 역할이다.

그녀는 자신과 진채선의 공통점으로 “깡, 독기, 끈질김”을 꼽으며 “연습생 시절엔 잠자는 게 사치라고 생각할 정도로 새벽까지 연습실에서 연습하며 나 자신을 호되게 혼내곤 했다”고 꿈을 향해 부단히 노력했던 연습생 시절을 떠올렸다. 채선이 되기 위해 깡과 독기, 그리고 끈질김으로 1년간 박애리 명창으로부터 판소리를 배웠다.

<씨네21>과의 인터뷰에서 그녀는 “선생님에게 배운 소리를 잊지 않으려고 매번 소리를 녹음해 쉬지 않고 들으며 <춘향전>의 <사랑가>와 <심청전>의 <쑥대머리>를 외웠다”고 말했다. 어려운 대목은 전문가에게 대역을 맡겨도 될 법한데 배수지는 “100% 내 소리였으면 했다”고 당시의 고집을 설명했다. “판소리 명창의 소리는 못 따라가겠지만, 진심을 담아 진정성 있게 할 수 있는 데까지 하고 싶었다”는 게 그 이유였다.

그 뒤 <함부로 애틋하게>(2016), <당신이 잠든 사이에>(2017) 등 두 편의 드라마를 연달아 찍으면서 배우로서의 고민도 데뷔 때와 많이 달라졌다. “아직은 노래가 좋은 것 같다”(<건축학개론> 개봉 전)는 그녀의 생각은 “<실버라이닝 플레이북>(2012)의 제니퍼 로렌스, <사이드 이펙트>(2013)의 루니 마라, <스턱 인 러브>(2012)의 릴리 콜린스처럼 뻔하지 않고 신선한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다”(<도리화가>)는 다짐으로까지 나아갔다. 연기 욕심이 점점 커지고 있는 그녀를 보니 ‘미쓰에이의 수지’나 ‘가수 겸 배우’ 같은 수식어는 이제 넣어두어도 될 듯하다.

글 김성훈 <씨네21>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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