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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제주비엔날레 주제는 투어리즘…섬의 현실 들여다볼 것”

등록 2017-08-31 14:07수정 2017-08-31 14:07

[제주&] 인터뷰/제1회 제주비엔날레 총감독 김준기 제주도립미술관장

“60명 국내외 작가 참여 5개 권역서
주민과 관광객 사이 갈등 문제 살펴볼 것
알뜨르 비행장 어귀에 대추리 설치 작품도
일제강점기에는 제주도 전체가 ‘군함도'”
제1회 제주비엔날레 총감독 역할을 하고 있는 김준기 제주도립미술관장
제1회 제주비엔날레 총감독 역할을 하고 있는 김준기 제주도립미술관장
9월2일 제주도에서 처음 열리는 대규모 국제미술행사인 제1회 제주비엔날레가 막을 올린다. 비엔날레는 ‘2년마다’를 뜻하는 이탈리아어로 국제적인 현대미술 전시행사를 뜻하는 고유명사가 됐다. 제주도가 주최하는 제주비엔날레는 투어리즘(관광)을 주제로 제주도립미술관, 제주현대미술관, 제주시 원도심, 알뜨르 비행장, 서귀포시 원도심 등 제주도 내 곳곳에서 60명의 작가가 참여해 12월3일까지 석달 동안 열린다.

18일 제주비엔날레의 총지휘를 맡은 김준기 제주도립미술관장을 관장실에서 만났다. 김 관장은 1998년 가나 아트센터 전시기획을 시작으로 부산비엔날레 전시기획팀장, 부산시립미술관 큐레이터, 대전시립미술관 학예연구실장 등을 역임했고, 지난해 제주도립미술관장에 임명됐다.

-왜 제주도에서 비엔날레를 여나?

“매년 하면 돈이 많이 드니까. 하하! 제주민들은 물론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국제적인 미술작품들을 볼 기회가 될 것이다. 국제적 담론을 아우르면서도 예술의 사회적 책무를 방관하지 않고, 지역의 현실에 실천적으로 개입하는 비엔날레가 되고자 한다. 제주의 현안을 현대미술과 연계해 보여줄 것이다.”

-전체 프로그램 구성은?

“크게 전시, 투어, 배움 세 섹션으로 구성했다. 다섯 권역에서 열리는 전시에서는 전 세계의 관광 현실, 과잉 관광(오버 투어)이 가져온 주민과 관광객 사이의 갈등문제를 살펴볼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제주 관광의 현주소를 다각적으로 접근하는 ‘관세지광’(觀世之光, 제주도립미술관), 제주의 생태적 특징을 중심에 둔 ‘에코투어’(제주현대미술관), 제주시 원도심(성내)에서 지역 공동체와 함께하는 ‘어반투어’(원도심·예술공간 이아), 4·3과 전쟁 등 다크 투어리즘을 조명하는 ‘관세지암’(觀世之暗), 화가 이중섭이라는 자원을 특화한 ‘듕섭의 산책’(서귀포시 원도심·이중섭 거리 일대) 등으로 나뉜다.

투어 부문은 제주비엔날레와 각종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모바일 앱으로 제공하는 ‘스마트 투어’, 제주 전역 100곳에서 100일 동안 토크쇼, 파티 등을 여는 ‘탐라순담’, 제주도의 자연과 역사, 문화 콘텐츠를 예술과 연계하는 아트 올레가 진행된다.

배움 부문에서는 청소년이 기획하는 비엔날레 프로젝트, 다양한 영역에서 관광을 다루는 강연 프로그램, 투어리즘을 주제로 한 학술 콘퍼런스(회의, 강연회) 등을 개최한다.”

-투어리즘을 행사 주제로 선택한 이유는?

“비엔날레는 엘리트주의가 매우 강한 예술 행사다. 대중들은 이를 내 삶과는 관계없는 예술 이야기로 여긴다. 누구를 위한 예술인가? 예술은 사회 안에서 존재한다는 반성에서 출발했다. 그리고 투어리즘이 ‘제주의 현실을 가장 잘 보여주는 요소’라고 판단했다. 제주도를 지탱하는 것은 관광객이지만 교통난과 쓰레기 문제, 젠트리피케이션(자본 등 외부 영향으로 원주민이 쫓겨나는 사회현상) 등 관광객과 지역주민 간의 갈등도 크다. 이탈리아 베네치아나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일고 있는 주민들의 관광 반대 시위가 남의 일이 아니다. 투어리즘이란 주제는 안에서 보는 제주와 밖에서 보는 제주를 모두 잘 나타낸다. 현대미술에는 이미 투어리즘이 깊숙이 들어와 있고, 소재·주제·방법론으로 다루기도 한다. 관광이란 무엇인가를 반성하며 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추천할 만한 전시나 프로그램은?

“작가 60명이 한라산 그림 60점으로 제주도의 랜드마크 한라산을 들여다보는 살롱전이 진행된다. 유고의 아브라모비치 등 24명의 국외 작가가 참여하고, 유럽 도시들의 랜드마크 사진도 전시된다. 공장지대가 예술촌으로 바뀐 중국 베이징 798 다산쯔 거리의 초대 촌장 황루이가 투어리스티피케이션(관광+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작품으로 만들어 출품한다. 제주도의 바다 쓰레기로 설치 작품을 만들기도 하고 지리산 둘레길에 버려진 펼침막도 전시한다.

제주 원도심과 일본군 비행장이 있던 모슬포 알뜨르 비행장은 다크 투어리즘(재난이나 참혹한 사건이 일어났던 곳을 찾아가 반성하며 교훈을 얻는 여행)과 관련된 사회·역사성 있는 전시로 새롭게 다가갈 것이다. 예를 들면 알뜨르 비행장 어귀에 미군기지 반대운동으로 알려진 평택시 팽성읍 대추리 마을을 지키던 설치작가 최평곤의 작품 ‘대나무 인간’을 배치하는 식이다. 일제강점기에는 제주도 전체가 거대한 ‘군함도’였다. 당시 4만명의 제주도민이 진지 동굴 파기, 격납고 건설 등 기지화 작업에 동원됐다. 강제노동의 아픔을 삽으로 표현한 작품도 있다. 알뜨르 비행장에서 다양한 부대 행사를 열어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 것이다.

제주시 원도심은 지역재생 개념의 커뮤니티 아트, 주민참여형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이중섭 거리로 널리 알려진 서귀포시 원도심은 이중섭 콘텐츠를 십분 활용한 커뮤니티 아트 프로젝트로 진행한다.”

-어떤 곳들과 협력하나?

“서울문화재단, 성북문화재단, 아라리오 뮤지엄,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제주관광공사, 제주도시재생자원센터 제주문화예술재단, (사)제주올레,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사)탐라미술인협회, (사)한국미술협회, 제주특별자치도 의회 등이 함께한다.”

제주/박영률 기자, 사진 김진수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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