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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제주엔

“2030년 청정 에너지 자급…모든 차량 전기차로 교체”

등록 2016-09-07 07:31수정 2016-10-18 17:45

원희룡 제주도지사 인터뷰
“국민 안식처 제주 본모습 지킬 것”
원희룡 제주도지사. 강창광 기자
원희룡 제주도지사. 강창광 기자
‘제주가 유커들에 점령당했다.’ 최근 제주에서 흔히 들리는 말이다. 요 몇 년 사이 폭등한 집값과 땅값, 급증하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과 중국인 투자 등의 소식들이 언론을 장식하면서 ‘국민안식처’ 제주의 미래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우려도 커지고 있다.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1992년 28살에 사법시험을 수석 합격한 수재다. 1982년 대입 학력고사에서 전국 수석을 해 고향을 떠나던 날 이미 제주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 가운데 하나였다. 그는 2년 전 49살에 제주지사가 돼 제주도정의 책임자로 돌아왔다. 지난 7월28일 제주도청 접견실에서 그를 만나 제주도의 오늘과 내일에 대해 들어봤다. 원 지사는 “제주에서 국가적으로도 의미 있는 실험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정을 맡은 지난 2년간 어땠나?

“우리 국민은 제주를 언제든 갈 수 있는 우리의 쉼터이자 안식처라고 생각한다. 난개발이나 외국 투자로 인해 제주의 원래 모습이 손상되는 것에 대해 걱정이 많다. 전 국민의 안식처를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을 느끼고 있다.”

-‘제주도가 중국에 다 넘어간다’는 목소리들이 있는데.

“(컴퓨터 모니터에 뜬 중국어로 된 기사 보여주며) 자, 이건 중국 관영 라디오 기사다. ‘한국 제주도에 새로운 지사가 취임하더니 중국 투자에 대한 태도가 돌변했다. 변검했다. 즉, 얼굴을 바꿨다’는 내용이다. 취임 전부터 (중국 투자에 대한 입장을) 선언했고, 취임하자마자 대규모 투자에 대한 제주도의 방침을 정했다. 중산간 지역을 잠식해 들어가는 사업 여러 건을 전면 재검토했다. 예를 들어 중국 녹지그룹(뤼디그룹)이 추진하던 56층짜리 빌딩을 재협상해서 38층으로 낮춘 것이 한 예이다.”

-중국 투자에 대한 기본 입장은?

“3대 원칙을 내걸었다. 첫째, 환경보전에 부합하지 않으면 일절 불허한다. 둘째, 지속적 경제활동이 가능한 투자만 받아들이겠다. 즉 부동산 개발해서 분양하고 끝내는 이른바 ‘먹튀’식의 투자는 허용하지 않겠다. 끝으로 에너지, 관광, 문화교류 등 제주의 미래가치를 높이는 투자만 받아들이겠다. 이 원칙을 행정의 심사지침으로 넣어서 투자 심사, 건축 인허가 등 모든 과정에 구체적 지침으로 스며들게 했다. 그래서 중국 투자자들이 땅 사놓고 더는 진척을 못 시키는 건도 여럿 있다.”

-3대 원칙을 적용해서 진행 중이거나 구상 중인 사업은?

“현재 진행 중인 것은 신화역사공원이다. 이미 허가가 난 상태에서 새로 조건을 걸었다. 숙박시설을 실제 관광객의 수요에 맞게 4500실에서 3000실로 줄였다. 도민 80% 이상 고용하라고 해서 앞으로 2~3년에 걸쳐 도민 4000명을 고용하도록 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 정용일 <한겨레21> 기자
원희룡 제주도지사. 정용일 <한겨레21> 기자
-제주 경제에 유커가 미치는 영향이 큰데, 좀 더 많은 유커들을 유치하기 위한 제주 문화관광사업 전략은?

“최근 제주를 찾는 중국 등 외국 관광객 가운데 자유여행객 비중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벌써 자유여행객이 40%에 육박한다. 체류일수, 지출액수, 재방문율, 만족도 이 4가지를 질적인 관광의 지표로 생각한다. 재방문율과 체류일수 등을 늘리려면 저가 단체관광이 아닌 체험형, 문화향유형, 휴양형 개별관광객들이 와야 한다. 이를 위해 대형 공연 등 문화공연 프로그램을 늘리고, 언어 및 정보제공 인프라도 확충해야 한다. 크루즈 여행은 올해 제주에서 100만명을 돌파했고, 앞으로 10년 뒤에는 상하이(상해)~제주 크루즈 노선만 500만명이 찾아올 예정이다. 내년 문을 여는 신화역사공원은 외국인 관광객만 200만명 이상 끌어들이겠다는 계획이다. 대형 관광객 유치를 위한 투자나 인프라 조성 등은 이미 진행되고 있다. 양적인 건 이처럼 뒷받침돼 있으니 이제 제주 관광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아울러 어떻게 제주다움을 유지할 것인가, 즉 문화, 생태보존은 물론 공동체로서의 제주 특유의 매력과 분위기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를 집중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중국이 국제면허증 협약에 가입돼 있지 않아 사실상 직접 렌터카 운전이 어려운 상황에서 제주를 찾는 유커들은 대중교통의 불편을 이야기한다.

“(꼭 유커 때문이 아니라도) 임기 후반에 집중하려는 과제 중 하나가 대중교통의 혁명적 변화다. 버스 환승센터를 도내 곳곳의 중심 거점에 만들고 이를 간선과 쾌속으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조만간 훨씬 편리해진 제주의 대중교통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제주의 핵심 이미지는 청정인데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청정을 유지하기 위한 핵심요소는 에너지와 교통이다. 지금 육지에서 해저케이블 등으로 원자력이나 석탄 에너지로 생산한 전력을 공급받고 있는데 이로부터 완전히 독립한다는 게 ‘2030 탄소 없는 섬 프로젝트’이다. 2030년에 4기가 이상의 전력을 풍력, 조력, 태양광, 바이오 이런 신재생에너지에서 생산해 자급자족을 이룩하고 에너지 수출까지 한다는 계획이다. 그때까지 제주를 운행하는 모든 차를 전기차(수소차 포함)로 100% 교체할 계획이다. 현재 제주에는 3000대의 전기차가 운행되고 있다. 올해 전국에 보급될 전기차 8000대 중 4000대, 내년 3만대 중 1만5000대를 제주에서 소화하려 한다. 풍력은 이미 150㎿ 이상을 생산하고 있는데 육상풍력은 벌써 포화상태여서 이제 해상으로 진출하고 있다.”

박영률 서보미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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