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비에스(SBS)가 드라마 <펜트하우스>에서 폭력을 과하게 다룬 장면을 수차례 내보냈다는 이유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의 법정제재인 ‘주의’를 받았다. 주의는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심사 때 감점 1점을 받는 중징계다.
방심위는 4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전체회의를 열어 <펜트하우스> 2회 방송을 심의하고, 방송심의규정 제36조 1항 과도한 폭력 묘사, 제44조 2항 청소년시청보호시간대 관련 규정을 위반했다며 이렇게 의결했다. 방심위는 2회 방송에 대해 기존 15살 이상 관람가에서 19살 이상 관람가로 시청 등급 조정을 요구하기로 했다. 시청 등급 조정 요구는 심의 대상이 된 2회차에만 해당한다.
앞서 에스비에스는 지난해 10월 드라마 <펜트하우스> 2회차 방송에서 극 중 중학생 자녀를 둔 부모가 나이와 학력을 속인 과외교사의 뺨을 때리고 구둣발로 밟고 밀치는 장면, 중학생 자녀들이 동갑내기 과외교사에게 속은 게 분하다며 폐차장으로 납치해 뺨을 때리고 술을 뿌리는 장면 등을 방송했다. 이어 특별편성·재방송을 통해 해당 회차를 청소년시청보호시간대에 다시 내보냈다. 방송이 나간 뒤에 ‘드라마의 폭력 묘사가 지나치다’는 시청자 민원이 200건 이상 방심위에 접수됐다.
이날 회의에서 이소영 방심위원은 “제작진 의견 진술을 들을 때 제작진은 현실도 잔혹하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하지만 현실을 가져와서 연출에 쓰는 건 창작자의 몫이다. (<펜트하우스>는) 현실의 활용을 넘어서서 사적 복수를 위한 쾌감을 극대화하기 위한 장치로 불행·폭력을 강하게 주입하고 있어 매우 위험한 방식이라고 생각한다”며 “드라마의 소재가 자극적이다 보니 제작진 스스로 (폭력에) 무감해진 것은 아닌가 우려된다. 드라마가 시즌2, 3도 준비 중이라고 하니 시청자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성욱 방심위원도 “시청자의 통상적인 수용 수준을 넘기 때문에 행정지도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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