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에서 선보일 공연들. 조직위원회 제공
세계의 코미디언들을 부산에 집결시키는 게 우리 힘으로 가능할까? 집행위원장인 김준호조차 “1회만 하고 끝날 줄 알았다”는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BICF·이하 ‘부코페’)이 어느덧 5회를 맞았다. 25일부터 9월3일까지 열흘 동안 부산 곳곳에서 열린다. 참가팀이 1회 20개 팀에서 51개 팀으로 느는 등 규모도 커졌다. 전유성 명예위원장은 “부산국제영화제 관계자들로부터 ‘우리보다 성장세가 빠르다’는 말을 들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준호는 “
회를 거듭할수록 ‘이렇게도 가능해?’라고 생각될 정도로 풍성해진다”고 했다. 올해는 웃음의 강도가 더 세졌다. 서커스, 퍼포먼스, 팬터마임 등 전세계에서 초청이 끊이지 않는 유명 코미디언 팀들이 대거 출연한다. 두 사람의 몸을 이용한 곡예와 서커스를 선보이는, 이탈리아와 스위스인으로 구성된 콤파니아 바칼라 팀의 <프스프스>(PSS PSS), 미국의 클라크 캐머런 맥팔레인이 록밴드 퀸의 음악에 맞춰 퍼포먼스를 하는 <마리오 퀸 서커스>, 유럽에서 활동 중인 페니 그린홀의 스케치 코미디 <팝 팝> 등이 눈길을 끈다. 콤파니아 바칼라 팀은 유명 코미디공연 시상식에서 13차례 이상 수상했다. 개막식 무대에 오르는 일본의 팬터마임 듀오 가마루초바는 일본판 <뉴스위크>가 선정한 ‘세계가 존경하는 일본인 100’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팀은 다양한 연령대를 아우르는 무대를 꾸몄다. ‘부코페’는 시작 당시 젊은층 위주의 공연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올해는 주로 젊은층을 겨냥한 <이리오쇼>(류근지 등), <쇼그맨>(김원효 등), <개그지>(이상준), <나몰라쇼>(나몰라 패밀리) 말고도 박미선의 참가가 눈길을 끈다. 자칭 “중년을 위한, 중년에 의한, 중년들의 콘서트”라고 밝힌 데뷔 30돌 기념 디너쇼 <마르고 닳도록>을 이번 축제에서 선보인다. <유머 1번지>를 패러디한 <뉴머 1번지>도 중장년층의 추억을 자극한다. 육아에 지친 엄마들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투맘쇼>는 표현 등에서 더 세밀해졌다. 주최 쪽은 “지금까지와 달리 올해는 공연 대부분이 걸어서 이동 가능한 공연장에서 열려 더 다양한 작품을 편하게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부코페’는 코미디를 활성화시켜 보겠다며 코미디언들이 직접 발로 뛰어 만들었다. 홍보 부족 등으로 초반 ‘그들만의 축제’라는 비판도 있었지만, 조금씩 부족한 점을 채워가고 있다. 황덕찬 수석프로듀서는 “1회 때는 외국팀 섭외가 어려웠지만, 이제는 먼저 출연 문의가 오는 경우도 있다. 이미 내년 공연 출연을 예약한 분도 있다”고 했다. 티브이 개그프로그램이 메마르고 있는 올해는 특히 힘 빠진 코미디언들한테 에너지를 줄지도 관심거리다. 김준호는 “소수로 구성된 팀들이 펼치는 개별공연이 많아져야 개그의 질도 높아진다”며 “‘부코페’를 외국 코미디를 지속적으로 소개하고 우리 개그맨들이 외국으로 진출하는 발판이 되는 ‘코미디 무역센터’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남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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