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뮤지컬 성수기를 기다린 대작들이 쏟아진다. 초연작부터, 보고 또 보는 재연작까지 다양하다.
■ 대박 초연작 탄생할까 웅장함이 기대되는 <나폴레옹>이 7월15일~10월22일 샤롯데씨어터에서 막을 올린다. 아시아 첫 공연이다. 프랑스 혁명가이자 제2대 황제인 나폴레옹과 연인 조세핀, 그들 사이에 선 야망가 탈레랑이 펼치는 사랑 이야기이자 권력투쟁기다. 1994년 캐나다에서 초연 당시 전투 장면과 황제 대관식 등 화려한 장면과 강렬한 넘버(음악)가 호평받았다. 앙상블 40여명과 대포 40문으로 표현하는 워털루 전투가 인상적이다. 한국에서는 어떨까. <나폴레옹> 쪽은 “오리지널 프로덕션 연출가인 리처드 오조니언이 연출하는데 국내 제작진이 협업해 더 스펙터클한 무대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나폴레옹은 마이클 리, 임태경, 한지상이 연기한다.
고전 영화로 익숙한 <벤허>도 창작 뮤지컬로 만들어진다. 8월25일 충무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린다. 지난해 개막 예정이었는데, 완성도를 높이려 1년을 미뤘다. 서기 26년 로마제국시대 예루살렘 제일의 유태 귀족 유다 벤허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복수와 용서, 구원에 관한 이야기다. 1880년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1925년, 1959년과 지난해까지 세 차례 영화로 만들어졌다. 익숙한 내용을 몰입하게 만드는 게 관건이다. 영화로 유명한 해상 전투, 전차 경주 장면 등이 어떻게 표현될지도 관심거리. 벤허는 유준상, 박은태, 카이, 에스더는 아이비와 안시하가 연기한다. <시라노>(7월7일~10월8일 엘지아트센터)는 뮤지컬 배우 류정한이 첫 프로듀싱을 맡아 관심을 모은다. 류정한, 홍광호, 김동완 주연.
왼쪽부터 뮤지컬 <벤허>의 주인공을 맡은 유준상, 박은태, 카이. 뉴컨텐츠컴퍼니 제공
■ 재정비하고 찾아왔다 초연 뒤 반응이 좋았던 뮤지컬들은 재정비를 거쳐 무대에 다시 오른다. <마타하리>는 1년 만에 6월16일~8월6일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한다. 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과 프랑스를 오간 스파이 이야기다. 초연 당시 개막 8주 만에 10만 관객을 돌파했지만, 성적에 견줘 서사 등 만듦새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는 부족한 부분들을 재점검했다. 새 넘버도 추가했다. <마타하리> 쪽은 “영국 베테랑 연출가 스티븐 레인이 합류해 스토리가 한층 탄탄해졌다. 마타하리가 생존을 위해 스파이가 되어 치열하게 살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설득력 있게 표현할 것”이라고 한다. 지난해에 이어 옥주현이 마타하리를 맡고, 차지연이 합류했다. 아르망은 엄기준, 임슬옹, 정택운.
1년 만에 다시 선보이는 <브로드웨이 42번가>(8월5일~10월8일 디큐브아트센터)는 영국 런던에서 3월부터 공연 중인 작품과 같은 버전으로 새 옷을 입었다. 역대 최고 레벨의 탭댄스와 화려한 군무가 더해졌다. 줄리안 마쉬는 지난해와 같이 이종혁이 맡고 김석훈이 합류했다. 김석훈은 14년 만에 뮤지컬에 출연한다. ‘외국 고양이’는 더 화려해져 돌아온다. 다시 내한하는 <캣츠>(7월11일~9월10일 국립극장)는 2014년 영국 런던에서 처음 선보인 ‘새 버전’이다. 아시아 최초 공개다. 줄거리나 넘버 등 기본 뼈대는 그대로인데 군무가 좀더 역동적이고 의상이 세련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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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 화제 이어간다 초연 당시 좋은 평가를 받았던 작품들은 그 감동을 이어간다. 우리 소리의 한을 풀어냈던 <아리랑>(7월25일~9월3일 예술의전당)과 <서편제>(8월30일부터 광림아트센터)는 각각 2년과 3년 만에 돌아온다. 동명 소설이 원작인 <아리랑>은 일제강점기 민초들의 고단한 삶과 투쟁을 그렸다. 2015년 광복 70돌 기념으로 제작했다. 안재욱, 서범석, 김성녀, 윤공주 등 출연. 1993년 임권택 감독의 영화가 원작인 <서편제>의 눈먼 소리꾼 송화는 이자람과 차지연에 이어 국립창극단원 이소연이 합류했다. <레베카>(8월10일~11월12일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도 2013년 초연 이후 네번째로 찾아온다. 막심은 민영기, 정성화, 엄기준, 송창의가 연기한다.
남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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