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비밀의 숲> 주연을 맡은 배두나와 조승우. <티브이엔> 제공
배두나와 조승우가 나란히 앉아있는 이곳은? 영화가 아닌 드라마 제작발표회 현장이다. <티브이엔>(tvN)이 6월10일부터 선보이는 <비밀의 숲>(토일 밤 9시)은 배두나가 6년 만에, 조승우가 3년 만에 드라마에 출연하는 것만으로도 화제를 모은다. 조승우는 살인사건에 휘말린 검사 황시목을, 배두나는 형사 한여진을 연기한다. 안길호 피디는 30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두 분을 캐스팅하는 것 자체가 (이 작품이 새롭게 보이는) 시작이자 뉴스였다”고 말했다.
영화에서 주로 활약한 배우들의 출연 뿐만 아니라, 내용도 한편의 영화를 연상케 한다. 대본 선택에 까다롭기로 소문난 조승우가 “재미와 의미를 모두 담은 대본이 좋아서 출연을 결정했다”고 한다. 검찰 조직 내부 비리에서 촉발된 것으로 보이는 살인 사건이 연거푸 일어난다. 누군가 비리를 덮으려고 살인을 한 것이라면, 살인범을 잡는 게 곧 비리를 밝히는 일이 된다. 희생자가 늘어날수록 주변 인물 모두가 살인 동기를 가진 용의자로 차례차례 부각된다. 검찰 스폰서 살인사건 등 현실을 반영한 이야기가 주는 통쾌함에, 반전을 거듭하는 범인 찾기 등이 의미와 재미를 모두 줄 것으로 보인다. 조승우는 “검찰 내부 조직을 우리 드라마처럼 세밀하게 꿰뚫어본 적은 없을 것이다. 지금 꼭 필요한 드라마다. 정치적인 메시지를 떠나서 재미와 분노를 함께 느낄 것”이라며 “앞으로는 이런 작품이 다큐처럼 사실로 느껴지지 않고 ‘뭐 저런 판타지가 다 있나’ 그런 생각이 들게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온 가족이 모이는 주말 밤 9시에 방송되면서 시청률도 주목된다. <티브이엔>은 <비밀의 숲>부터 금·토요일에 방영하던 드라마 시간대를 토·일 밤 9시로 옮겼다. 주요 시간대 편성뿐만 아니라, 복제인간 등 장르물의 소재도 다양해지고 있다. 이런 긍정적인 변화에 대해 안 피디는 “(주말시간대 방영되어) 시청자들이 다양한 드라마를 선택해서 볼 수 있게 되어 반갑다. 장르물이 많아지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여건이 유지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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