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9일의 기다림 끝에 세월호가 땅을 밟았다. 지난 두해와 달리, 올해 세월호 3주기는 절망에서 작은 희망이 피어났다. 브라운관에서도 스크린에서도 그 희망을 담아 3주기를 돌아보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는 13일부터 19일까지 ‘4·16 3주기 추모 기획전: 세월호, 다시 봄’(입장료 7천원, 문의 070-8236-0366)을 열고, <티비에스 티브이>(tbs tv)는 10일 시작해 14일까지 5부작 세월호 특집 다큐멘터리를 내보낸다.
이들 다큐 영화를 보면 일련의 세월호 참사 과정이 한눈에 정리된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순간 우리는 컨트롤타워 부재를 절감했다. <다이빙벨>(13일 오후 4시20분, 인디스페이스)은 세월호 참사 당시 국가 또는 정부의 존재 이유와 같은 본질적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나쁜 나라>(14일 저녁 8시)는 유가족들한테 국가가 보여준 민낯과 유가족들이 직접 뛰어든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투쟁을 기록했다. <업사이드 다운>(14일 저녁 6시30분)은 세월호 참사로 일상이 바뀐 아버지 네 명의 이야기를 통해 유가족들의 아픔을 전하며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질문한다. <열일곱살의 버킷리스트>(15일 오후 1시)는 고인이 된 안산 단원고 박수현군의 소망을 실현하려고 무대에 오르는 친구들의 이야기로 남은 이들의 아픔을 보듬는다.
인디스페이스 ‘세월호, 다시 봄’ 기획전 상영시간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고, 세월호가 수면 위로 떠올랐지만 이제부터 시작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끝나지 않은 고통 속에 하루하루를 사는 우리 이웃의 이야기와 진상을 밝히려는 시민들의 끈질긴 노력은 <티비에스 티브이>가 마련한 ‘세월호 다큐 영화 5부작’에 담겼다. 10일 <잠수사>에 이어 <교실>(11일), <걸음을 멈추고>(12일), <기억의 손길>(13일), <승선>(14일)을 매일 오후 1시와 밤 9시30분에 두 차례 내보낸다. 모두 ‘4월16일의 약속 국민연대 미디어위원회’ 소속 감독들이 연출했다. <교실>은 단원고 4·16 교실 존치 문제를 다뤘고, <걸음을 멈추고>는 세월호 참사 이후 거리에서 목소리를 내는 배우들, <기억의 손길>은 기억과 추모의 공간을 만들려는 유가족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승선>은 세월호 생존자의 지난 3년의 기록이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