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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피고인> 속 교도소는 진짜일까?

등록 2017-03-09 18:20수정 2017-03-09 20:42

드라마 장면으로 본 실제 교도소
“차민호, 우병우·이재용 패러디”도

교도소가 배경인 드라마 <피고인>(에스비에스)은 사실감을 살리려고 장흥교도소 내부를 꼼꼼히 살피고, 수감자들의 이야기도 참조했다. 드라마 속 교도소 외부는 2년 전까지 실제로 운영했던 장흥교도소에서 촬영했고, 내부와 복도는 세트다. 그러나 극적 요소를 위해 다양한 장치도 가미했다. <피고인> 속 교도소와 실제 교도소는 어떻게 다를까. 그 뒤에 담긴 의미는?

#장면1-감옥에 온 재벌 부사장 차민호(엄기준)가 교도소장 방에서 저녁을 먹는다.

정답: 현실에선 불가능하지만 가능할지도?

대한민국 법무부 교정본부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소장실은 담 밖에 있기 때문에 수용자들이 갈 수 없다. 모든 상담은 구내에 있는 장소에서 한다. 제작진도 잘 안다. 이상민 기획피디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교도소장과 차민호는 이전부터 커넥션이 있었기 때문에 캐릭터를 봐서는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는 설정으로 담았다”고 했다. 들여다보면 더 큰 의미가 있다. 권력자들이 교도소에 가더라도 독방에 종일 접견실을 쓰는 등 불편하지 않게 지내는 현실을 꼬집고 싶었다고 한다. 이런 장면들은 국정농단 관련자들이 줄줄이 수감되는 시점과 맞물리면서 관심을 모았다.

#보너스 장면-차민호 안에 우병우 있다?

정답: 있다!

차민호가 페이퍼컴퍼니와 차명계좌로 검찰 조사를 받으러 오는 장면은 일부러 우병우 전 민정수석을 떠올리게 했다고 한다. 우 전 수석이 검찰 조사를 받으러 갔을 당시와 비슷한 옷을 입게 했고, 검사 앞에서 팔짱을 끼고 앉는 등 불량한 태도도 우 전 수석의 모습을 패러디한 설정이다. 차민호가 아이를 납치할 때 가림막을 친 것 또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근 검찰 조사를 받고 나오면서 기자들의 촬영을 막으려고 가림막을 한 것을 가져왔다.

#장면2-교도소장이 수감된 박정우(지성)에게 휴대폰을 건넨다?

정답: 안 된다!

교정본부 관계자는 “수용자가 활동하는 모든 공간에서는 직원을 포함한 그 누구도 휴대폰을 들고 갈 수 없다”고 말했다. 드라마에서는 극중 교도소에서 모든 규칙을 무시하고 왕처럼 군림하는 교도소장의 캐릭터를 살리려 했다. 외진 곳에 위치한 교도소의 저런 소장이라면, 캐릭터상 가능하다고 봤다.

#장면3-교도소에 라디에이터와 휴지걸이가 있다?

정답: 없다!

신체에 위해를 가할 수 있는 물건은 두지 않는다. 난방은 바닥에 열선 패널이 깔려 있다. 라디에이터가 복도에 있는 곳은 있다. 유리 거울도 없다. 드라마에서는 플라스틱 소재의 준거울이 카메라에 비쳐 유리 거울처럼 보인 것이다.

#장면4-미결수와 기결수가 한방에?

정답: 안 된다.

미결수와 기결수는 한방에 있을 수 없다. 교정본부 관계자는 “미결과 기결은 운동도 함께 하지 않는다. 무죄추정인 미결수와 형 집행중인 기결수는 차원이 다르다”고 밝혔다. 제작진도 안다. 그러나 드라마를 끌어가기 위해 다양한 이들이 함께 모여 있는 상황을 차용했다고 한다.

#장면5-박정우표 탈옥 가능할까?

정답: 불가능하다

교정본부 관계자는 “창살 검사를 매일 한다. 드라마처럼 이상이 있으면 벌써 들통이 났다”고 했다. 박정우 등은 시시티브이 화면이 다른 화면으로 넘어가는 찰나(10초)에 조금씩 이동하는 시뮬레이션을 하는데, 기본적으로 교도소 시시티브이는 하나가 한 곳만 비추기 때문에 화면이 넘어가지 않는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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