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준석 새누리당 혁신위원회 위원장이 블루마블 게임을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재산증식형 게임이다. 요트클럽 대표이사, 변호사, 철거민, 스타 강사, 명문대 여대생, 인디밴드 청년도 가세했다. 주사위를 던져 말을 옮기고, 내 땅을 사고 건물을 짓는다. 대체 무슨 광경일까.
<에스비에스>가 13일 시작하는 불평등 문제를 다루는 참여형 교양 프로그램 <수저와 사다리>에서 선보일 실험 중 하나다. 제비뽑기로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를 정하고 ‘수저’에 따라 자본금을 차등 지급한 뒤 게임을 한다. 다시 공정 배분 뒤 게임을 하고 그 차이를 통해 타고난 자본이 인생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본다. 황채영 작가는 “기본소득에 대한 문제를 어떻게 하면 쉽고 직접적으로 다룰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누구나 알고 있는 블루마블 게임을 차용했다”고 했다.
<수저와 사다리>는 올해 초 방송한 <인생게임-상속자>처럼 출생이 곧 신분을 결정하는 새로운 계급 사회가 도래하고 있는 암울한 시대를 꼬집는 데서 한 발 더 나아가 망가진 계층 이동의 사다리를 다시 세울 대안을 모색한다. 1부 ‘드림랜드, 네버랜드'(13일 밤 11시10분)는 땅으로 인한 불로소득의 진실을 파헤친다. 2부 ‘닭값과 달 값'(20일 밤 11시)은 물가와 임금 격차를 소재로 소득 불평등에 접근하고, 3부 ‘모두의 수저'(27일 밤 11시)는 분배에 대해 얘기한다. 1부는 드라마 타이즈, 2부는 관찰 카메라, 3부는 게임을 차용했다.
제작진은 1년 동안 공들여 준비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좌절감에 사로잡히기도 했단다. 이동협 피디는 “취재하면서 느낀 점요? ‘아, 참 답이 없구나’라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희망적인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는데 파면 팔수록 구조적인 문제가 얽혀있더라. 해결 대안을 찾아보겠다는 마음으로 찾아봤는데 그게 가능한지는 시청자가 판단할 문제인 것 같다”며 “작지만 의미있는 시도들을 소개한다. 같이 고민해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