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풍년이다. 11월 새로 시작하는 드라마들이 줄을 서 있다.
공교롭게도 16일 지상파 방송 3사가 수목드라마 대전을 펼친다. <오 마이 금비>(한국방송2), <역도요정 김복주>(문화방송), <푸른 바다의 전설>(에스비에스)이 수목 밤 10시에 맞붙는다. 가족애, 청춘물, 판타지로 장르도 다양해 골라보는 재미도 곁들였다.
SBS <푸른 바다의 전설>. 에스비에스 제공
가장 기대작은 <별에서 온 그대>의 박지은 작가가 집필하는 <푸른 바다의 전설>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야담집인 <어우야담>에 나오는 인어 이야기를 모티브로, 지구상의 마지막 인어가 천재 사기꾼을 만나 육지 생활을 하며 벌어지는 일들을 다룬다. 400살 된 외계인이 등장했던 <별에서 온 그대>처럼 판타지가 가미됐다. 전지현이 인어공주, 이민호가 천재 사기꾼으로 나온다. 스페인에서 촬영할 당시 현지 언론에 보도될 정도로 여러 나라에서 관심을 보인다. 여성 캐릭터를 잘 살리는 박지은 작가 특유의 장점이 발휘될지, 전지현이 <별에서 온 그대>와 어떤 차별점을 둘지 등이 관전 포인트다. <내조의 여왕>부터 하는 작품마다 성공했던 박지은 작가가 이번에도 홈런을 칠 것인지도 관심 대상이다.
<역도요정 김복주>는 혼란한 정국에 유쾌하게 볼 수 있는 청춘드라마다. 21살 역도 선수 김복주가 첫사랑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오 나의 귀신님> <고교 처세왕>을 집필한 양희승 작가와 <올드미스 다이어리> 김수진 작가가 집필하고, 영화 <7급 공무원>을 연출했던 오현종 피디가 연출한다. 유쾌한 드라마를 많이 쓰고 찍었던 제작진이 만나면 얼마나 더 유쾌해질까. 세련된 외모로 비슷한 역을 도맡았던 이성경이 역도 선수로 변신하고, 남주혁이 수영선수 정준형으로 나온다. 이성경이 얼마나 자신을 내던지느냐가 관심거리. <한국방송>은 차가운 바람 부는 계절, 가족애로 승부를 건다. <오 마이 금비>는 사기꾼 모휘철(오지호)이 아동 치매에 걸린 10살 딸 모금비를 돌보며 진짜 아빠가 되어가는 애잔한 내용이다. <아이리스> <장영실> 등 굵직한 작품을 주로 했던 김영조 피디가 연출한다. 전호성·이명희 작가 공동집필.
손꼽았던 기대작들도 11월 모습을 내비친다. 지방의 초라한 돌담 병원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괴짜 천재 의사 김사부(한석규)의 이야기를 그린 <낭만닥터 김사부>(에스비에스 월화 밤 10시)가 7일 시작한다.
미국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안투라지>(티브이엔)는 4일부터 매주 금토 밤 11시에 방송한다. 차세대 스타 영빈(서강준)과 그의 친구들 호진(박정민), 준(이광수), 거북(이동휘)과 매니지먼트 회사 대표 은갑(조진웅)이 겪는 연예계 일상을 그린다. 미국 지상파 <에이치비오>(HBO)에서 2004년부터 2011년까지 총 8시즌을 방송하며 인기를 얻었다. 제작진은 “원작의 3~4시즌을 참고해 한국적 정서에 맞게 리메이크했다”고 밝혔다. ‘안투라지’(Entourage)는 주요 인물의 수행단, 주위 사람들, 측근을 의미하는 단어.
남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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