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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한국선 울고 중국선 웃고 <달의연인> <함틋> 흥행의 역설 왜?

등록 2016-10-05 18:33수정 2016-10-06 08:28

<함부로 애틋하게> <달의 연인…>
제작비 100억원대 호화캐스팅 불구
진부한 소재·연기력 등 실망
중국선 조회수 35억·12억 인기
“중 시청자 스토리보다 스타 집중”
방송사들, 완성도보다 상업성 치중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에스비에스 제공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에스비에스 제공
<함부로 애틋하게> 한국방송 제공
<함부로 애틋하게> 한국방송 제공
제작비 100억원대 드라마인 <함부로 애틋하게>와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는 2016년 기대작으로 1, 2위를 다퉜다. <함부로 애틋하게>는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이경희 작가가 집필해 가슴 절절한 또 하나의 명작이 기대됐다.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도 중국 인기 소설을 원작으로 했고, 미국 글로벌 미디어그룹 엔비시(NBC) 유니버설이 처음으로 아시아 드라마에 투자, 공동 제작하고, 와이지(YG) 엔터테인먼트도 가세해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결과는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 <함부로 애틋하게>는 평균시청률 9.4%(닐슨코리아 집계),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는 6.9%(13회까지 평균)에 그치고 있다. 만듦새에 대한 평가도 좋지 않다. 요즘 드라마 성공은 아무도 모른다지만, 워낙 기대가 컸던 탓에 갖가지 분석이 나온다. 한편으론 국내의 저조한 평가와 달리 중국에선 반응이 뜨거운 ‘흥행의 역설’ 또한 벌어지고 있다. 어떤 이유가 있는 걸까?

■ 중국, 흥행의 역설 한국과 달리 두 드라마에 대한 중국 내 관심은 기록적이다. 아시아 최대 온라인 영상 채널 유쿠에서 동시 방영 중인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는 지난달 28일 기준으로 누적 조회수 12억건을 기록했고, <함부로 애틋하게>는 유쿠에서 한국 드라마 최고 기록인 누적 조회수 35억건을 돌파했다. 한국에서는 진부하다고 느껴지는 뻔한 멜로이야기도 사극이 대부분인 중국에서는 신선하게 다가갈 수도 있지만, 윤석진 충남대 국문과 교수는 “중국 시청자의 스타에 대한 뜨거운 팬심의 영향이 가장 크다”라고 분석했다. “한국 시청자들은 좋아하는 스타가 출연해도 공감할 수 없는 이야기는 보지 않지만, 중국 시청자들은 전체 이야기보다는 스타에 집중하는 경향의 차이에서 비롯된 현상”이라는 것이다.

두 드라마는 한류 스타 중에서도 특히 인기가 많은 이들이 대거 출연했다.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에는 이준기와 엑소의 백현, 소녀시대의 서현 등이 나오고, <함부로 애틋하게>는 김우빈과 수지가 출연했다. 실제 웨이보 등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재미있다” “잘생겼다” 등 특정 배우를 거론한 반응이 많다. 중국 베이징의 한류 관련 업계 관계자는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는 중국 대륙 원작(소설)을 한국에서 리메이크한 것이 처음이라 그 화제성과 유명세 때문에 트래픽이 그나마 나쁘지 않게 나오는 것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언어가 다르니 한국에서 이는 연기력 논란 등이 크게 와닿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 콩깍지 벗기면 산만한 전개·진부한 내용 실제로 팬심의 콩깍지를 걷어내고 보면 관대하게 넘길 수 없는 부분이 많다. 진부한 소재에 지루한 전개, 연기력 등이 공통된 문제로 거론된다.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는 특히 산만한 전개가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윤석진 교수는 “수많은 황자 등 사연 많은 등장인물이 너무 많은 데 비해 여주인공이 그것을 모아주는 힘이 부족해 이야기가 산만해졌다”고 말했다. 여러 황자들의 개성이 뚜렷하게 구분되지 않은 것도 실패의 원인으로 본다. 한 드라마 작가는 “남자 배우들이 여럿 나온 <성균관 스캔들> <꽃보다 남자> 등은 캐릭터가 모두 명확했고, 그래서 각자의 매력에 빠져들게 했다”고 했다.

두 드라마 모두 여자 주인공이 캐릭터에 녹아들지 못한 점도 패인으로 지목된다. 이 드라마 작가는 “시한부에 걸린 남자를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야 하는 <함부로 애틋하게>는 절절함을 전달할 내공이 필요하고,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도 여자 주인공이 중심을 잡고 극을 끌고 가야 하는데 그러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말했다. 표정과 눈빛 연기 등이 어색한 여자 주인공을 과할 정도로 클로즈업한 연출 전략도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 요즘 대작들, 중국에 잘 팔릴 드라마 만들어 중국 시장을 겨냥한 상업적 기획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의견도 있다. 과거 대작들이 대형 사극이나 액션 등 다양한 장르적 모험을 시도했던 것과 달리 중국 투자에 상당 부분을 의존하는 최근에는 중국에서 통하는 스타 기용에, 이야기 구성 등 틀에 갇힌 선택을 하면서 벌어지는 문제라는 지적이다. 또 다른 지상파 피디는 중국 투자 등이 많아지면서 대작은 늘었지만, “시작부터 중국에 잘 팔릴 수 있느냐에 중점을 두고 기획하다 보니 비슷한 이야기가 많다”고 했다. “사전 제작이 많아진다고 하지만, 대본만 미리 나올 뿐이지 6개월 걸리는 중국 심의에 맞춰 촬영을 끝내야 해 완성도에 심혈을 기울일 시간적 여유도 부족하다”고도 했다. 그는 “언제까지 중국 반응만 보며 웃을 순 없지 않으냐”며 “시청층과 플랫폼이 다양해진 만큼 명확한 타깃을 갖고 드라마를 만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남지은 기자,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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