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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만듦새도 시점도 화제 <임진왜란 1592> 팩트의 힘

등록 2016-09-07 16:31수정 2016-09-07 21:05

다큐 피디들 힘 모은 ‘팩츄얼 드라마’
묵직한 주제, 공들인 CG 1회만에 화제
한 KBS-중 CCTV 합작 눈길
‘사드’시점에 편성, 다양한 해석도
<임진왜란 1592>의 한 장면. <한국방송> 제공
<임진왜란 1592>의 한 장면. <한국방송> 제공
“전혀 그렇게 해석될 줄 몰랐다.” <임진왜란 1592>(한국방송1)를 연출한 김한솔 피디는 작품을 둘러싼 여러가지 시선이 의아한 눈치다. <임진왜란 1592>는 한국과 중국이 합작한 팩츄얼드라마(다큐+드라마)다.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 등으로 한-중 관계가 삐걱거리는 상황에서 양국 관계 도모를 위해 급조된 기획의 산물이 아니냐는 시선을 받았다. 지난 3일 첫 방송 날짜가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회동 이틀 전이기도 했다. 하지만, 김 피디는 7일 “한-중 관계가 좋을 때인 3년 전에 기획했고, 이미 한달 전에 방송의 날인 9월3일에 하는 걸로 결정했다”며 관련설을 일축했다.

<임진왜란 1592>가 여러 모로 화제다. 묵직한 주제와 재미, 공들인 컴퓨터그래픽 등 드라마 자체가 높은 평가를 받는 동시에, 기획 의도나 방영 시점 등도 눈길을 끈다. 기획 시점은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방한한 시진핑 중국 주석이 한 대학 강연에서 임진왜란을 거론하며 ‘전우’라는 단어로 한-중 우의를 강조한 게 결정적이었다. <임진왜란 1592> 제작팀 김종석 팀장은 “양국 우호를 다지는 아이템의 하나로, 임진왜란을 공동 제작하면 어떻겠느냐는 의견이 모아졌다”고 했다. 중국 정부가 한국 정부에 먼저 제안했고, 중국 <시시티브이>와 <한국방송>이 합작에 나섰다. 그는 “한국과 중국 시시티브이 합작드라마는 처음이다”고 말했다.

제작비는 50 대 50으로 냈다. 5부작 중 1~3부는 한국과 일본의 관계, 4~5부는 명나라 군이 투입되면서 벌어지는 조-명 연합작전을 다룬다. 4~5부의 경우 명나라 부분은 중국 피디가, 조선 부분은 한국 피디가 연출했다. 임진왜란에 대한 사료가 많은 한국에서 대본을 써서 보내고, 중국 제작진과 의견을 나누는 식으로 논의를 해나갔다.

<임진왜란 1592>의 한 장면. <한국방송> 제공
<임진왜란 1592>의 한 장면. <한국방송> 제공

<임진왜란 1592>는 자의적 해석 없이 철저하게 사료를 기본으로 제작했다는 점이 임진왜란을 다룬 기존의 여러 사극들과 다르다고 제작진은 밝혔다. 3회에서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모든 대사를 사료에 나온 말들로 만들기도 했다. 이 드라마에서 유일한 가상 인물인 단역 ‘막둥이 아버지’의 경우도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캐릭터를 부여했다. 많은 드라마가 거북선이 먼 거리에서 발포한 것으로 묘사한 반면, 출렁이는 바다 위에서 원거리를 타격하는 것이 현대전에서도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최대한 접근한 후 근거리 직사포를 쏘는 것으로 바꿨다.

직접 1~3부 대본을 쓰고 연출한 김한솔 피디는 “사실을 나열하고 그걸 이야기로 만들다 보니 중간에 얘기가 막히면 다시 시작해야 해서 대본 버전만 200가지”라고 말했다. 김종석 팀장은 “지금껏 일본과 한국의 관점에서 바라보던 임진왜란을 동아시적인 시야로 조명했다”며 “임진왜란을 다룬 사극이 없는 중국에 이순신과 거북선 등 우리 역사의 위대함을 소개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선 8일 밤 2부가 방송되고, 중국에서는 10월말이나 11월초 방송이 시작된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한국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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