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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하이라이트·연속방송…드라마 제멋대로 편성 ‘눈살’

등록 2016-09-06 15:41수정 2016-09-29 21:34

시청률 높이려 방송사 편법편성 난무
SBS <달의 연인> 1~2회 연속방송
KBS2 <구르미…> 본방송 전 스페셜
전문가 “콘텐츠 질부터 높여야”
KBS2 <구르미 그린 달빛>.
KBS2 <구르미 그린 달빛>.
SBS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
SBS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
지난 8월29일 밤 텔레비전에서는 미니시리즈가 3시간 연속으로 이어졌다. <구르미 그린 달빛>(한국방송2)이 9시부터 11시까지,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에스비에스·이하 <달의 연인>)가 10시부터 12시 넘어서까지 방송되었기 때문이다. <구르미 그린 달빛>은 3회 본방송에 앞서 전주 이미 방송한 1~2회를 합본한 스페셜 방송을 다시 내보냈고, <달의 연인>은 이날 새로 방송에 들어가며 1~2회를 연속으로 내보냈다. 월화미니시리즈 고정 시간은 10시부터 11시10분께다.

두 방송사가 나란히 연속방송을 한 이유는 시청률이다. 두 드라마 모두 원작이 있는 퓨전 사극이라는 공통점으로 방영 전부터 경쟁이 치열했다. <달의 연인>이 1주일 늦게 시작한 불리한 조건을 이겨내려고 연속방송을 결정하자, <구르미 그린 달빛>도 긴급하게 스페셜 방송을 내보내기로 한 것이다. <에스비에스> 쪽은 “(29일 밤 11시 첫 방송이 예정됐던 예능) <꽃놀이패> 촬영이 지연됐기 때문”이라고 하고, <한국방송> 쪽은 “3회 몰입력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이유를 댔지만, 시청률 싸움에서 우위를 선점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달의 연인>은 지난 3일 토요일 오전 11시45분부터 1~3회를 3시간 연속으로 재방송하기도 했다. 일부 편집을 다시 했고, 이례적으로 본방송에 포함되지 않은 미공개 장면까지 넣었다.

시청률을 위해 편성까지 바꾸는 일이 올해 들어 잦다. 한국방송은 6월 <뷰티풀 마인드>도 3회 본방송에 앞서 1~2회를 요약한 스페셜 방송을 내보낸 바 있다. 한 지상파 피디는 “이전에도 스페셜 방송은 했지만, 앞뒤로 붙이지 않고 본방송 시간에 내보냈다”며 “지상파 시청률이 전반적으로 떨어진데다가, <함부로 애틋하게> 등 최근 기대작들이 안되자 불안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방송사 입맛대로 편성을 바꾸는 모양새를 두고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윤석진 충남대 국문과 교수는 “편성은 시청자와의 약속인데 드라마 시청률을 올리려 편법으로 쓰이는 것은 시청자와의 약속을 어기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편법 편성 탓에 한국방송 예능프로그램 <수상한 휴가>가 결방되는 등 시청자의 권리가 훼손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시청자는 “<뷰티풀 마인드> 스페셜 방송 때도 <수상한 휴가>를 결방하더니, 또 같은 일이 반복됐다”며 관련 기사에 항의성 덧글을 남기기도 했다.

지상파 3사는 2009년께 드라마 시청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편성 시간이 60분에서 72분, 80분 등으로 고무줄처럼 늘어나자 ‘밤 10시 시작, 72분 방영’에 합의한 바 있다. 2014년에는 일요일 오후 예능 시청률 경쟁이 불붙으면서 ‘먼저 시작하기’ 꼼수가 난무하자, ‘4시50분 시작, 7시55분 종료’로 합의했다. 또 다른 지상파 피디는 “종편, 케이블 등 경쟁해야 할 채널이 많은데 지상파끼리 불필요한 다툼을 다시 시작하는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제멋대로 편성이 시청률에 큰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다. 4회까지 평균시청률 7.3%인 <달의 연인>은 1~2회 연속 방송 뒤 3회는 2회(9.3%)보다 떨어진 7%였고, <뷰티풀 마인드>는 평균시청률이 3.8%였다. 윤석진 교수는 “편법 편성의 한계가 분명한 만큼 콘텐츠 자체의 경쟁력을 키우는 게 우선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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