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번째로 찾아온 올해 ‘부산코미디페스티벌’(8월26일~9월3일)은 한국 코미디언들의 창작 욕구가 빛났다. <개그콘서트>나 <웃음을 찾는 사람들> 등 티브이 프로그램에서 이미 선보였던 꼭지들을 다시 무대에 올리는 경우가 많았던 초창기와 달리, 갈수록 국내 창작 코미디가 많아졌다. 올해는 14개 공연 중에서 한국 공연이 10편이나 됐다. <이경규쇼> <사이다토크쇼> <투맘쇼> <코미디몬스터즈> <이리오쑈> <쇼그맨> 등이다.
<쇼그맨>의 김원효는 “페스티벌 등 설 무대가 많아지니 개그맨들도 창작 공연을 더 많이 만들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공포를 가미한 <코미디몬스터즈>와 애기 엄마들을 위한 <투맘쇼> 등 다루는 영역도 다채로워졌다. 티브이만 바라보던 코미디의 저변을 넓히고 발전할 수 있겠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심는 자극제가 됐다. 송해부터 이성미, 조혜련 등 선후배 개그맨들이 대거 참석해 그야말로 개그맨들의 축제로 자리매김한 것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매년 지적돼온 공연 자체에 대한 홍보 부족 등으로 여전히 ‘그들만의 축제’에 머문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공연장 인근에 포스터 등이 붙은 게 전부였고, 주변을 지나는 이들조차 공연이 열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다. 수준 높은 외국 공연을 초청해 오고도, 그들의 공연이 어떤 새로움과 재미를 갖고 있는지에 대한 소개와 설명은 부족했다. 쉽게 접할 수 없는 외국 코미디 공연을 보며 공부하는 한국 개그맨들도 잘 눈에 띄지 않았다.
기간은 이전 4일에서 9일로 배 넘게 늘어났지만, 기간 연장의 의미 또한 뚜렷하게 들어오지 않았다. 한 공연당 상연 횟수를 늘린 것을 빼면, 코미디 축제 전체의 활력을 느낄 만한 프로그램이 부재한 탓이다. 공연은 몇개 되지 않는데, 공연장까지 이곳저곳 분리해놓는 등 하나의 공간을 축제 열기로 달아오르게 하는 구성력 측면에서도 미흡함을 드러냈다. 서울의 대학로 같은 공간에 소규모라도 몇 극장을 빌려 몰아서 공연을 내보내고, 인근에 다양한 먹거리 마당 등을 마련해 ‘그곳에 가면 코미디가 있다’는 인식을 확산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에만 있는 ‘바다’의 장점을 충분히 살리지 못한 것도 아쉬움을 남긴다. 다음번에는 국내외 공연이 좀더 어우러지고, 그야말로 코미디 축제로서 내실을 다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부산/남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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