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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제가 한 분장이 무섭다니 기분 좋네요”

등록 2016-08-28 20:54수정 2016-08-28 21:11

[인터뷰] ‘싸우자 귀신아’ 분장담당 안승철씨
사진 씨제이이앤엠 제공
사진 씨제이이앤엠 제공
“하루 4시간밖에 못 자요.” 의사 귀신, 자유로 귀신, 물귀신, 정신병원 귀신…. 모처럼 살 떨리는 귀신들을 만나게 해준 <싸우자 귀신아> 귀신들의 ‘조물주’ 안승철 분장담당자는 “내 얼굴이 귀신”이라며 웃었다. 귀신뿐만 아니라, 드라마 전체 분장을 도맡은 탓에 늘 연출팀을 따라다니는 그는 피곤에 찌들어 산단다. 그래도 “이렇게 내가 한 분장이 화제가 되면 기분이 좋다”며 웃는 얼굴은 귀신 같지 않고 해맑다. 최근 서울 보라매병원 <싸우자 귀신아> 촬영 현장에서 그를 만났다.

경력 15년으로, <동네변호사 조들호> <피리 부는 사나이> 등을 맡았던 그에게 귀신 분장은 처음이다. “1990년대 다시 시작한 <전설의 고향>의 귀신 분장에 참가는 했는데 막내 때라 옆에서 지켜보기만 했어요.” 첫 도전이 대박을 친 데는 그때 본 게 도움이 됐단다. 한이 서려 있던 한국 귀신들을 접해서일까? <싸우자 귀신아>(티브이엔)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내면을 담는 것이라고 한다. “지문에 ‘술 취한 귀신’이라고 되어 있으면, 그가 왜 술을 마셨는지 등 인생을 되짚어 보려고 했어요.” 의사 귀신도 ‘수술 중에 환자를 살해하는 사이코패스로, 경찰이 들이닥치자 자살했다’는 지문에서 나름 이유를 유추했단다. “아주 실력 좋은 의사인데, 인맥 등 여러가지 이유로 인정받지 못한 게 아닐까, 그에 대한 감정이 환자를 살해하는 식으로 표출된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을 했어요.” 귀신의 인생을 혈선의 길이, 피부 톤 등에 담는 그의 세밀함은 이번 드라마에서 특히 빛났다.

사진 씨제이이앤엠 제공
사진 씨제이이앤엠 제공
라디오에서 분장학원 광고를 듣고 막연히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한 그는 군대에 다녀온 뒤 본격적으로 학원에 다녔다. 미술에 재능이 있거나 미술 점수가 좋은 것도 아니었단다. “그냥 재미있었어요.” 한국방송 아트비전에 3년간 다니다가 2000년부터 프리랜서로 일을 했다.

요즘은 분장전문 회사들이 많다. 드라마 전체를 통으로 맡는 경우가 많은데, 일을 맡으면 그때그때 팀을 꾸리기도 한다. 그는 예랑이라는 곳에 소속되어 있다. 케이블과 종합편성채널 등 매체가 많아지면서 룰루랄라 휘파람을 불 것 같은데 오히려 “장시간 근무를 해야 하고 드라마 등 현장에 나오면 드라마 팀들과 일정을 같이 움직여야 하는 고된 노동에 요즘은 지망생들이 줄고 있다”고 한다. 보수도 노동 강도에 비해 많지는 않단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데 보람을 갖고 달려왔지만, 분장담당을 좀더 전문적인 영역으로 봐주지 않는 건 아쉽다고 한다. 그래도 그는 “내가 맡은 파트가 빛이 나고, 지금처럼 인터뷰 요청이 들어오는 등 반응이 좋으면 기분이 좋다”며 또다시 붓을 들었다.

남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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