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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누가 숨쉬는 고통을 안겨주었나

등록 2016-06-09 21:08

가습기 살균제 피해로 산소통을 들고 다녀야 하는 성준군. 사진 교육방송 제공
가습기 살균제 피해로 산소통을 들고 다녀야 하는 성준군. 사진 교육방송 제공
11일 EBS ‘하나뿐인 지구’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아픔 다뤄
옥시 사과 뒤 유족들 심경 생생
그들의 시간은 2010년에 멈춰 있다. 대전에 사는 장동만(51)·이혜영(47) 부부는 2010년 봄 딸을 잃었다. 한 달 넘게 감기 증세를 보이던 딸은 병원에 간 지 하루 만에 피를 토하며 세상을 떠났다. 병명은 ‘원인 미상 폐렴’. 1년 뒤 혜영씨도 같은 증상으로 쓰러졌다. 죽음의 문턱에서 기적적으로 폐 이식을 받고 살았다. 이유조차 몰랐던 부부한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왔다. 딸을 위해 매일같이 넣었던 ‘가습기 살균제’가 원인이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분노, 자책으로 얼룩진 시간은 그렇게 5년 동안 계속되고 있다.

<하나뿐인 지구>(교육방송·10일 저녁 8시50분)가 가습기 살균제의 고통 속에 사는 피해자들의 아픔을 들여다보는 ‘이상한 나라의 죽음: 가습기 살균제 대참사’를 방송한다. 2011년 폐 손상을 일으키는 가습기 살균제로 산모와 영유아 등이 사망한 사건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것만 피해자 1848명, 사망자 266명에 이른다. 지난해 11월 <그것이 알고 싶다>(에스비에스)를 시작으로, 피해자의 아픔을 조명하고 옥시 등 기업의 뻔뻔함을 꼬집는 프로그램들이 방영돼왔다. <하나뿐인 지구>도 피해자들의 아픔을 살피고 기업의 행태를 꼬집는 구성인데, 가장 많은 피해자를 낸 옥시 대표가 5년 만에 고개를 숙인 이후 피해자들의 심경 등을 더했다.

가습기 살균제로 가족을 떠나보낸 이들은 “내가 죽였다는 자책”까지 떠안고 산다. 2011년 아내와 태아를 잃은 안성우(40)씨도 “내가 죽였구나”라는 고통 속에 산다고 했다. 살아남은 이들의 고통도 마찬가지다. 제작진은 “살아 있어도 숨쉴 수 없는 고통. 그냥 ‘숨쉰다’는 게 무엇인지 이들은 더 이상 알 수 없다”며 아파한다. 열네살 성준군과 10m만 걸어도 숨이 차는 윤정애(45)씨는 매일 산소통을 들고 다녀야 한다. 사과, 보상, 그 무엇으로 이들의 고통을 위로할 수 있을까. 제작진은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대참사’ ‘참혹하고 절망적인 인재’라고 표현하며 대한민국이 달라지기를 촉구한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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