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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어, 사고 쳤는데…벌써 복귀한거야?

등록 2016-05-31 19:39수정 2016-05-31 19:39

왼쪽부터 탁재훈, 노홍철.
왼쪽부터 탁재훈, 노홍철.
종편 등 시청률 지상주의 심해
물의 빚은 연예인 출연 빨라져
“방송사 윤리기준 더 엄격해야”
“연예인들은 왜 자꾸 사고를 치나요?” 지난달 방송인 이창명에 이어, 지난 24일 슈퍼주니어의 멤버 강인이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내자 연예인들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누리꾼들의 질타의 목소리가 높다. 연예인도 사람이고, 실수를 할 수는 있지만 반복되는 잘못을 단순 실수로 봐야 하느냐는 것이다. 강인의 경우 7년 전인 2009년에도 음주운전으로 활동을 중단했는데 또다시 같은 사고를 냈다. 소속사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는 “강인은 이번 일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고 모든 연예 활동을 중단, 반성의 시간을 가질 것이다”라고 밝혔지만, 7년 전에도 같은 말을 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집계해 보니, 1990년 이후 음주운전, 폭행, 마약, 도박 등의 사건·사고를 일으킨 연예인은 언론에 보도된 것만 200여명에 이르렀다. 음주운전이 70%로 가장 많았고, 이어 도박, 마약, 폭행 순이었다. 올 들어서도 음주운전으로 3명이 적발됐다. 반복해 사고를 일으킨 이들도 상당수다. 강인은 2009년 폭행 사건에도 연루됐고, 지난해에는 잦은 예비군 훈련 불참으로 불구속 입건된 바 있다.

1년이면 컴백…케이블로 간보기 연예인들의 잇단 사건·사고에는 상대적으로 책임 묻기에 헐거워진 방송계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물의를 빚은 연예인들의 자숙 기간은 보통 2~3년 남짓이었는데, 최근에는 1~2년 남짓으로 줄어들고 있다. 2013년 11월 상습 도박 혐의로 논란이 된 개그맨 이수근은 2년 만에 돌아왔고, 방송인 노홍철은 2015년 음주운전으로 하차한 지 10개월 만에 복귀했다.

“복귀가 짧아진 데는 케이블과 종편, 웹콘텐츠의 성장으로 활동할 수 있는 무대가 넓어졌기 때문”(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이라는 시각도 있다. 물의를 빚은 연예인들은 케이블·종편 등으로 대중의 반응을 살핀 뒤 지상파로 건너가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이수근은 지난해 <티브이엔>의 웹 예능 <신서유기>로 복귀한 이후, <아는 형님>(제이티비시)에 이어 <동네스타>(한국방송2)로 지상파에 발을 디뎠다. 노홍철은 지난해 <문화방송> 추석 특집으로 지상파 복귀를 타진했지만 비난이 커지자 티브이엔(<길바닥쇼>, <내방의 품격>)으로 넘어갔다가, 최근 <어서옵쇼>(한국방송2)로 지상파에 재진입했다.

잘못도 웃음 소재로? 연예인들이 복귀가 쉬워지면서 자신의 잘못을 재미있는 에피소드처럼 웃음 소재로 활용하는 모양새도 잦아지고 있다. 탁재훈은 지상파 복귀 프로그램이었던 <라디오스타>(문화방송)에 나와 춤을 추다가 “죄송합니다”를 반복하는 일명 ‘사과 댄스’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고, 노홍철은 <내 방의 품격>에서 전동 드릴을 사용하다가 방향이 잘못됐다는 말에 “제가 운전한 지 오래됐다. 후진 기어를 넣어본 지 굉장히 오래됐다. 방향감각을 잃었다”는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한 케이블 피디는 “프로그램이 많아지면서 공급의 문제 때문에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유명 연예인들을 예상보다 빨리 복귀시킬 수밖에 없다”고 토로한다.

그러나 해당 연예인의 ‘재미’나 소속사의 입김 여부에 따라 들쑥날쑥한 복귀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도 크다. 현재 방송사는 특별한 규정 없이 사건·사고를 일으킨 연예인에 대해 제작진 등의 문의가 들어올 경우 위원회를 열고 출연을 규제하거나 해제한다. 하재근 평론가는 “시청률 지상주의가 되면서 ‘재미있으면 그만이다’는 식의 방송사 태도는 연예인들의 경각심을 낮출 우려가 있다. 윤리적인 기준을 좀 더 엄격하게 세워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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