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방송(MBC) 주말드라마 <옥중화>. 사진 문화방송 제공
‘사극 전문’ 이병훈 피디는 어깨가 무겁다. 30일 시작하는 문화방송(MBC) 주말드라마 <옥중화>(토일 밤 10시)는 ‘이병훈’이라는 이름 때문에 여러 사람들이 눈여겨보고 있다. 특히 권재홍 문화방송 부사장이 이례적으로 27일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방송사가 심혈을 기울인 야심작”이라며 “많은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고까지 했다. “한류의 맥을 이을 드라마가 되기를 바란다”며 <옥중화>가 ‘제2의 <대장금>’ 열풍을 일으키기를 기대하는 눈치다.
이 피디는 2004년 <대장금>으로 아시아 전역에 한류 열풍을 일으켰다. 1999년 <허준>과 2001년 <상도>로 사극의 흥행을 이끌었다. <마의> 이후 3년 만에 연출을 맡은 그는 여러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까.
한류 바람아 불어라, 고심한 흔적은 곳곳에서 보인다. “신선한 소재를 선보이려고” 지금껏 다루지 않았던 조선시대 감옥과 변호사 제도를 설정했다. <옥중화>는 옥에서 태어난 옥녀(진세연)와 조선상단의 미스터리한 인물 윤태원(고수)의 이야기인데, 전옥서(조선시대 교도소)나, 외지부(오늘날 변호사 제도와 같은 대송인) 등이 눈길을 끈다. 이 피디는 “새로운 소재를 찾다가 감옥을 배경으로 했다. 감옥 안에도 인간 사회의 희로애락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장금> 수라간, <허준> 의술, <마의> 수의사 등 사극마다 새로운 소재를 차용해왔다. <옥중화>는 경과와 결과가 예측 가능한 사극의 특징을 비튼 점이 특징이다. 이 피디는 “<옥중화>는 사극인데도 시청자들이 결말을 알 수 없게 하는 소재라서 더 재미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준>과 <상도>를 함께 성공시킨 최완규 작가와 15년 만에 의기투합한 점도 이목을 끈다.
사랑받는 드라마 공식이 깨지고, 퓨전 사극이 많아진 요즘, 이 피디도 긴장되는 듯했다. 그는 “이렇게 스트레스받는 이 직업이 행복한가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한다. 그러나 “시청자들이 좋은 평가를 해주는 순간의 희열이 짜릿하다”며 “평가를 빨리 받고 싶다”는 말로 <옥중화>에 대한 자신감을 대신했다.
남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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