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엔 점수 엠넷이 갉아먹어”
내부비판 나오자 채널간 인사도
엠넷 “심의 강화…지켜봐 달라”
내부비판 나오자 채널간 인사도
엠넷 “심의 강화…지켜봐 달라”
출연자들의 행동을 순서를 바꿔 편집하고, 갈등을 부채질한다는 의혹이 방송마다 제기된다. “나도 ‘악마의 편집’의 희생양”이라는 출연자들도 끊임없이 등장한다. 케이블 채널 <엠넷>이 반복해 불러일으켜온 논란의 전형적인 장면들이다. 주력 상품인 <슈퍼스타케이> <쇼미더머니> <프로듀스 101>이 하나같이 똑같은 논란에 휩싸여온 터다.
일각에선 <엠넷>이 시청률을 위해 논란을 적극적으로 이용한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엠넷>은 <티브이엔>과 함께 씨제이이앤엠(CJ E&M)의 대표 채널이다. 하지만 이런 사정 탓에 요즘엔 <엠넷>을 바라보는 씨제이이앤엠 내부 눈길도 싸늘해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티브이엔>이 <시그널> <미생> 등 작품성 높은 드라마로 호평받는 것과 달리, <엠넷>이 전반적인 매체 이미지를 갉아먹고 있다는 것이다.
■ 논란은 감사한 일? ‘을’의 꿈이 볼모?
<쇼미더머니> 피디는 시즌4 제작발표회에서 “어느 정도의 논란은 필요하다.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으면 시즌4까지 못 왔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논란이 시청률에는 도움이 된다는 사고는 <엠넷> 전반에 흐르는 기류처럼 여겨진다. 실제 <엠넷>은 시작부터 논란을 먹고 컸다. 씨제이이앤엠이 지상파에 맞먹는 영향력을 갖게 한 출발점은 2009년 <엠넷>의 <슈퍼스타케이>다. 자극적 소재와 편집으로 당시 1%만 넘어도 성공이라던 케이블 시청률을 7%까지 끌어올렸다.
<엠넷>의 논란 유발 전략은 계속됐다. <슈퍼스타케이>에서는 특정 도전자의 행동을 짜깁기해 나쁜 면을 부각시키는 이른바 ‘악마의 편집’이 문제가 됐고, <쇼미더머니>는 한술 더 떠 출연자들끼리 갈등을 부추겼다. 인신공격에 각종 비하가 쏟아졌다. 한 출연자가 일베 손가락 모양을 하고 있는 장면을 편집 없이 내보내고, 여성을 비하하는 랩의 가사를 자막 처리까지 했다. <프로듀스 101>에서는 불공정 논란 등 좀더 근본적인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연습생 101명의 출연 분량이나 인지도, 특정 기획사 특혜 등 다양한 논란이 일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쇼미더머니 4> 당시 <한겨레>에 “힙합 가수들의 돌발행동을 제작진이 편집할 수도 있는데, 일부러 논란을 부추기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
<엠넷>의 이런 행태는 ‘꿈’을 향해 도전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미디어의 횡포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슈퍼스타케이>는 가수를 꿈꾸는 일반인들 오디션 프로그램이고, <쇼미더머니>는 시작 당시에는 변방에 있던 힙합 가수들이 대결한다. <프로듀스 101>은 데뷔를 꿈꾸는 연습생들 줄세우기다. ‘을’들의 꿈을 볼모 삼아 시청률을 위한 1회성 논란을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프로듀스 101>에 참여한 한 기획사 관계자는 “우리 같은 중소기획사 연습생은 얼굴 한번 나오는 게 얼마나 큰 기회인지 모른다. 그래서 편집 등에 억울한 면이 있어도 아무 말 못한다”고 말했다.
■ 지적에도 귀 닫아…“이제는 변하자”
<엠넷>의 문제는 잇단 비판에도 달라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쇼미더머니 시즌1~3>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수차례 징계를 받았지만, 시즌4에서는 보란 듯이 더 심한 논란으로 총 5000만원의 과징금처분까지 받았다. <시즌5>는 시작도 하기 전에 공정성 논란까지 일고 있다. 예선에 참가한 한 참가자가 “떨어졌는데 제작진이 다시 해보라는 연락이 와서 재심사를 봤다”는 취지의 글을 올린 것이다.
내부에서도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씨제이이앤엠의 한 관계자는 “최근 <티브이엔> 출신을 <엠넷> 새 미디어사업본부장으로 보내는 식의 조직 개편도 그런 방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미 체질화된 ‘논란 유발 전략’의 변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더 크다. <티브이엔>의 한 피디는 “수치로 평가받는 피디 입장에서는, 논란의 효과를 아는 이상 쉽게 변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씨제이이앤엠 채널들이 지상파·종편과 달리 방송통신위원회의 재허가 대상 채널이 아니기 때문에 벌금만 내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깔려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엠넷> 쪽은 “자체 심의 기능을 강화하고 관련 제작진의 교육 등 변화 방향을 검토 중”이라며 “당장의 변화보다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티브이엔 제공
사진 엠넷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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