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2(KBS2)의 새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 사진 한국방송 제공
KBS2, 24일 첫 방송 ‘재난 드라마’
파병 군인·의사들의 사랑 등 그려
100% 사전제작해 한-중 동시방영
송혜교·송중기 연기 호흡도 관심
파병 군인·의사들의 사랑 등 그려
100% 사전제작해 한-중 동시방영
송혜교·송중기 연기 호흡도 관심
오는 24일 시작하는 <한국방송2>(KBS2)의 새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는 맘 고생을 했던 작품이다. 우르크라는 낯선 땅에 파병된 군인들과 의사들의 사랑과 연대를 다룬 ‘블록버스터 휴먼멜로드라마’를 표방해 극의 상당 부분을 해외에서 촬영해야 했다. 제작비도 많이 들고, 파병 군인들의 이야기가 지상파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반신반의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래서 <시크릿 가든> <상속자들>을 쓴 ‘흥행보증수표’ 김은숙 작가가 대본을 쓰는 데도, 1~2년 전부터 <에스비에스> 등의 편성에서 계속 밀리는 등 자리를 잡지 못했다. 당시 방송 관계자들은 “대본은 좋지만, 한국에서 대작드라마는 아무래도 위험부담이 있다”고 했다.
그럼 점에서 <한국방송2>에 정착한 <태양의 후예>가 여전히 집을 찾지 못하고 떠도는 재난드라마들의 앞길을 터줄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태양의 후예>도 성공 확률을 높이려고 고심한 흔적이 보인다. 한국 드라마로는 처음으로 중국 동영상 사이트인 아이치이와 손 잡고 한-중 동시 방영을 택했다. 미리 방영권을 팔아서 제작비를 일부 충당했고, 100% 사전 제작했다. 지난해 6월부터 6개월에 걸쳐 모든 촬영을 끝냈고, 마무리 작업 중이다. 아이치이 부사장 사라 장은 22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이 드라마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태양의 후예>는 중국에서도 가장 기대하고 있는 작품이다”라고 말했다. 김은숙 작가는 “100% 사전 제작 드라마로 작품의 퀄리티도 높일 수 있었다”고 했다. 종합편성채널 <제이티비시>(JTBC)에서 지난해 방영한 <디데이> 등 재난드라마들이 제작비와 시간 등에 쫓겨 후반에는 재난 장면을 빼는 등 완성도가 떨어졌다는 점에 비춰보면 영리한 선택이기도 하다.
제작진은 멜로와 재난의 균형을 적절히 맞춘 ‘재난 멜로’로 케이블에 견줘 폭이 넓은 지상파 시청자들을 끌어들이는 효과를 기대한다. 김은숙 작가와 함께 <여왕의 교실> 등을 쓴 김원석 작가가 공동 집필했다. 멜로 부분은 김은숙 작가가, 재난 부분은 김원석 작가가 쓰는 식으로 분담했다. 김원석 작가는 “김은숙 작가가 멜로로 돈을 벌어 놓으면 반대편에서 내가 건물 하나 무너뜨려서 돈을 쓰게 했다”고 웃었다.
송혜교와 송중기의 호흡도 관심의 초점이다. 송혜교는 2013년 <그 겨울, 바람이 분다> 이후 3년 만에 드라마를 택했고, 송중기는 전역 이후 처음이다. 송혜교가 연기하는 강모연은 흉부외과 전문의로 우르크 의료봉사단 팀장이다. 송중기는 재난 지역인 우르크에 파병된 알파팀 팀장 유시진으로 나온다. 송중기는 “전역하자마자 또 군인 역할”이라며 “대본을 병장 진급 2개월 전에 봤는데 안 할 수가 없었다. 보수적이지만 책임감도 강한 다양한 면을 표현하려고 특히 고민했다”고 말했다. 송혜교도 “대본이 좋았고, 읽는 내내 떨렸다”며 “드라마에서 의사 역할은 처음이라 수술신이나 의학용어가 많은 점은 힘들었다”고 했다.
24일 시작하는 코믹드라마 <돌아와요 아저씨>(에스비에스)와 3월16일 시작하는 복수 멜로 <굿바이, 미스터 블랙>(문화방송)과 대결한다. 김은숙 작가는 “<태양의 후예>가 하려는 이야기는 자기 일을 책임감과 사명감 있게 열심히 하는 인물들”이라며 “누구나 그래야 하는 줄 알지만 그렇게 하지 못한다. 그래서 이 드라마는 내가 만든 최고의 판타지인 것 같다”고 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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