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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설 파일럿’ 정규편성 첫 테이프 끊은 비결

등록 2016-02-17 18:51수정 2016-02-18 13:51

SBS ‘판타스틱 듀오’ 정규편성
요즘은 단발성 명절프로 대신
신규 프로들 서바이벌 무대로

지속성·시청률·공감대·확장성
4가지 조건 충족시켜야 성공
성적 비슷하다면 ‘정치싸움’으로
<판타스틱 듀오>(에스비에스·가운데)에 이어 정규 편성이 논의되고 있는 프로그램들. 사진 왼쪽부터 <우리는 형제입니다>(한국방송2), <몰카 배틀-왕좌의 게임>(문화방송), <보컬 전쟁-신의 목소리>(에스비에스), <미래일기>(문화방송). 사진 각 방송사 제공
<판타스틱 듀오>(에스비에스·가운데)에 이어 정규 편성이 논의되고 있는 프로그램들. 사진 왼쪽부터 <우리는 형제입니다>(한국방송2), <몰카 배틀-왕좌의 게임>(문화방송), <보컬 전쟁-신의 목소리>(에스비에스), <미래일기>(문화방송). 사진 각 방송사 제공
지난 명절에 지상파 3사가 선보인 파일럿 프로그램은 총 16개다. 17일 현재 <판타스틱 듀오-내 손에 가수>(에스비에스)가 정규 편성을 확정지었다. 4월17일부터 <일요일이 좋다-케이팝스타> 후속으로 방송된다. <에스비에스>는 명절에 파일럿 5개를 내보냈다. 이 중에서 <판타스틱 듀오>가 정규 편성에 성공한 이유는 뭘까. 명절을 즐겁게 해준 파일럿의 화면 너머에는 치열한 자리싸움이 펼쳐진다.

■ 지상파, 명절 쇼케이스 열전

명절은 다음 개편에 대비한 쇼케이스 무대다. 요즘은 ‘외국인 장기자랑’처럼 명절만을 위한 단발성 프로는 거의 만들지 않는다. <한국방송2> 예능국의 한경천 책임피디는 “정규 편성하면 좋을 것 같은 프로나, 정규 편성을 준비하고 있지만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것들을 내보낸 뒤 반응을 보는 식으로 변화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새 프로를 만들고 싶은 피디들한테 명절은 기회의 날이다. 한 책임피디는 “명절 4~5개월 전에 기획안을 받는다. 보통 20개 정도 들어온다”고 말했다. 피디 한명이 4~5개를 내기도 한다. 익명을 요청한 한 지상파 예능국의 ㄱ피디는 “명절 파일럿은 정규 편성을 바라는 피디들이 사활을 걸고 덤벼드는 서바이벌 기간”이라고 말했다.

■ 시청률+공감대+지속성

파일럿의 자리싸움은 방송이 끝난 직후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정규 편성 조건은, 시청률에 더해 ‘지속성, 공감대, 확장성’을 두루 충족시켜야 한다. <판타스틱 듀오>(8.4%, 닐슨코리아 집계)도 시청률은 같은 방송사, 비슷한 콘셉트의 <보컬 전쟁-신의 목소리>(10.4%)보다 낮은데 에스비에스에서 유일하게 정규 편성됐다. 에스비에스 쪽은 “시청자의 노래와 이야기가 함께 어우러져 공감과 감동을 준다”고 말했다. <본분 금메달>(한국방송2)도 시청률 7%로 성적은 좋지만, 여자 아이돌은 어떤 순간에도 예뻐야 한다는 식의 내용이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려워 정규편성 여부는 불투명하다. 익명을 요청한 지상파 예능국의 ㄴ피디는 “<몰카배틀-왕좌의 게임>이 명절 파일럿 시청률 전체 1위(11%)를 기록했지만, 지속가능한 프로그램일지를 두고는 고민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 파일럿의 정치학

지난해 설 때 선보였던 <복면가왕>(문화방송)처럼 세가지를 모두 충족시키면 이견이 없지만, 성적이 비슷하다면 그때부터는 ‘정치’의 영역이 된다. 콘셉트가 비슷한 경우는 특히 그렇다. ㄱ피디는 “하나는 편성국에서 밀고, 하나는 예능국에서 민다면, 힘이 있는 쪽이 미는 프로그램이 선택될 수밖에 없다”며 “최종 결정권자의 ‘출신’이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고 말했다.

직속으로 있는 피디들의 프로그램을 편성하려는 책임피디들 간 경쟁도 만만찮다. 음악 프로그램의 경우는 멜론 등 음악 차트 순위나, 포털에서 많이 본 영상수 등 다양한 자료를 뽑아 장점을 강조하는 것은 기본이고, 광고팀 등을 ‘내 편’으로 만들려는 작전도 펼쳐진다. ㄴ피디는 “기자들한테 내 프로가 정규편성되어야 한다는 기사를 써달라는 부탁도 한다”고 말했다.

방송사 간 신경전도 벌어진다. <문화방송>은 명절 파일럿으로는 이례적으로 방송 전 <듀엣가요제>의 기자간담회를 열었고, 에스비에스는 <판타스틱 듀오> 방송 3일 만에 정규 편성했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두 프로는 가수가 일반인과 겨루는 콘셉트가 닮았다.

자리를 내주기 싫은 시청률 낮은 프로들의 버티기 작전이나 방송인 섭외 경쟁 등도 ‘파일럿 정치학’의 한 축을 이룬다. 한 방송인의 매니저는 “명절 파일럿 제작 시기가 비슷해 섭외도 비슷한 기간에 들어온다. 어떤게 정규편성 될지 잘 봐서 고른다”고 말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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