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방송관계자들이 보는 ‘쯔위 사태’
대만 연예인에 대한 민감한 속내
“10대 소녀라도 있을 수 없는 일”
국제적 논란에 “냉정 찾자” 움직임도
대만 연예인에 대한 민감한 속내
“10대 소녀라도 있을 수 없는 일”
국제적 논란에 “냉정 찾자” 움직임도
중국에서 제작자로 변신한 김영희 전 <문화방송> 피디가 중국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관찰예능 프로그램인 <폭풍효자>(후난티브이, 23일 첫 방송)에는 대만 배우 겸 가수인 천차오언이 출연한다. 그는 19일 베이징에서 열린 <폭풍효자> 제작발표회에 어머니의 손을 잡고 참석했다. <폭풍효자>는 중국 연예인이 부모 중 한 사람과 고향 집에서 5박6일간 지내는 관찰예능 프로그램이다. 중국 톱스타인 배우 황샤오밍이 출연해 관심을 끈다.
제작발표회장에서는 대만 신주의 전통적인 객가 마을에서 태어나 자란 천차오언을 향한 환호도 뜨거웠다. 최근 일어난 이른바 ‘쯔위 사태’의 여파는 뚜렷하게 감지되지 않았다. 한 현지 인터넷 매체 기자는 “중국에서 활동하는 대만 연예인은 많지만 그들의 활동에 대한 제약은 전혀 없다. 중국에서 활동하는 대만 연예인들은 중국은 하나라고 얘기한다. 그러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꺼풀 더 벗겨내면 민감한 속내가 느껴졌다. 이 중국인 기자는 “하지만 만약 ‘대만이 독립국’이라고 말했다가는 아예 활동을 못하게 될 수도 있다”고 토를 달았다. 대만 출신에게도 연예활동의 자유는 보장되지만, 중국 정부의 방침을 거스르지 않아야 한다는 얘기다.
중국 내 이런 양가적인 정서는 예능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분명히 드러났다. 쯔위 사태에 대해 중국 현지의 예능 및 방송 관계자들은 여전히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으며, 용납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국과 대만에선 쯔위가 자기 나라 국기를 흔든 것일 뿐, 대만 독립운동을 지지한 것은 아닌데도 중국 쪽이 과잉 대응한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하지만 한 중국 방송제작 관계자는 “중국은 대만을 하나의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다. 지방자치 수준으로 통합할 대상으로 생각할 뿐인데, 쯔위의 행동은 여러 중국인들의 눈에는 독립을 요구하는 대만의 ‘민진당’을 지지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쯔위의 직접 사과를 두고도 한국과는 전혀 다른 견해가 많았다. 한국에서는 정치적 의도 없는 10대 소녀에게 사과를 강요한 소속사 ‘제이와이피 엔터테인먼트’ 쪽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컸다. 하지만 한 중국인 방송 스태프는 “한국 언론에서 보면 16살짜리한테 어떻게 사과를 강요하느냐고 하지만 중국인으로서는 납득이 안 된다. 나이와는 상관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트와이스 팬들 일부는 (정치적 의도로 한 게 아니기 때문에) 괜찮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국기를 흔드는 행위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사태가 국제적 논란으로 번지면서 중국 내에서도 냉정을 찾아야 한다는 움직임이 나온다. 중국 관영 인터넷언론인 <중화망>은 “쯔위는 대만 독립에 대한 어떤 발언도 하지 않았다”고 그를 옹호했다.
<남방도시보>도 “모함꾼 황안이 양안의 정치적 상호신뢰를 파괴했고, 16살 소녀를 정치적으로 박해했다”며 쯔위가 국기를 흔든 사실을 처음 공개한 대만 출신 연예인 황안을 비판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쯔위 사태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차츰 식어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작발표회 통역을 맡은 한 중국인은 “사실 나와 직접 관련이 있는 일도 아닌데 이제 관심 끊자는 여론도 많다”고 말했다.
베이징/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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