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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중년의 사랑, 뜨겁네 현실처럼

등록 2015-11-17 20:57

‘위대한 조강지처’ ‘엄마’ 등
20대 뺨치는 달달함·열정으로
중년의 사랑 드라마 ‘단골’

재혼 반대하는 자녀의 모습 등
현실적 난관들도 담아내
“재미 넘어 공감” 호평 이어져
드라마 속 ‘멜로’는젊은 주인공들의 몫이었다.중견 배우들은 누구의 엄마, 아빠였을 뿐이다.그랬던 중년들이요즘은 ‘사랑’을 한다. 최근 드라마에서 중년의 사랑이비중 있게 그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착하지 않은 여자들>(한국방송2) 등 중년의 사랑이등장한 드라마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여러 드라마에 동시다발적으로 나오고 있다. 단편적이었던 사랑도 훨씬입체적으로 변했다.

<위대한 조강지처>
<위대한 조강지처>
■ 로코 뺨친다!

요즘 드라마 속 중년의 사랑은 로맨틱코미디가 따로 없다. <위대한 조강지처>(문화방송)에서 김봉순(양희경)과 기종태(최상훈)는 티격태격하다가 사랑에 빠지는 로맨틱 코미디의 공식을 그대로 따른다. 대형 마트에서 부딪힌 뒤 서로의 잘잘못을 따지는 ‘악연’으로 시작했는데 우연이 반복되면서 어느덧 사랑이 싹텄다. <엄마>(문화방송)에서도 자식 넷을 둔 엄마 윤정애(차화연)에게 반한 엄 회장(박영규)이 적극적인 구애를 펼친다. 12월 방송하는 <최고의 연인>(문화방송)에서는 혼자 딸을 키워 온 나보배(하희라)와 그런 보배를 사랑하는 이혼남 최규찬(이창훈), 둘 사이를 훼방 놓는 피말숙(김서라)의 20대 뺨치는 삼각관계가 펼쳐진다.

<엄마>
<엄마>
■ 20대보다 적극적

이들의 사랑은 20대보다 더 열정적이다. 더는 손잡고 그윽하게 바라만 보지 않는다. <엄마>의 엄 회장은 첫눈에 반한 윤정애한테 다가가려 그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사전 조사를 한다. 윤정애를 만나려고 그가 사는 동네를 무작정 걸어다니고, ‘돌직구’ 대사를 쏟아낼 정도로 적극적이다. 윤정애를 만나자 “너무 아름다우시다. 실례지만 남편분이 계시냐. 내겐 정말 중요한 문제다”고 다짜고짜 신상부터 파헤친다. 질투는 중년 연애의 힘이다. <위대한 조강지처>에서는 갑자기 나타난 전남편(현석)과 지종태가 김봉순을 두고 서로 자신이 더 잘났다고 유치한 말다툼을 하는 등 감정이 살아 팔딱팔딱 뛴다.

■ 깊이도 차원이 다르다

무엇보다 요즘 드라마 속 중년의 사랑이 눈길을 끄는 것은, 재미 요소로만 다루지 않고 현실적인 고민도 함께 담았다는 점이다. <위대한 조강지처>에서 김봉순은 전남편이 아픈 줄 알고 기종태와 헤어지려 한다. 전남편이 너무 미운데, 아픈 사람을 모른 척할 수 없어 속앓이를 한다. 또 엄마의 재혼을 반대하는 아들 때문에 사랑을 포기하려고도 한다. 중년의 사랑은 단순히 보고 싶고, 안고 싶은 차원이 아니다. 아들한테도 말 못하는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가 된다는 점을 강조한 지점에선, 감정을 공유할 상대 없이 마음 한구석이 허전한 중년들을 보듬는다. “현실적인 문제들도 담아낸 것에 공감이 갔다”는 시청평들이 많다.

■ 부모님도 연애하세요!

드라마 속 중년의 사랑이 다채롭게 펼쳐지는 데는 황혼의 로맨스에 대해 자유로워진 사회 분위기를 반영했다. 통계청 발표를 보면, 2013년 65살 이상 남자의 재혼 수는 1890건으로, 2005년(879건)에 견줘 2.2배 증가했다. 여자 65살 이상 재혼 수는 725건으로 2005년(242건)보다 3배 늘었다. 한 결혼정보업체의 조사에서는 남성 61%, 여성 84%가 부모의 재혼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블과 지상파의 주요 시청자층이 갈수록 양분화되는 것도 이런 변화의 이유로 꼽힌다. 문화방송의 한 드라마 피디는 “젊은 시청자들을 종편이나 케이블에 빼앗긴 지상파가 중장년층을 확실히 끌어들이려는 움직임이 더 커진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형은 드라마 <사랑해서 남주나>제작발표회에서 “시대가 변했다. 티브이 시청자 가운데는 중년을 넘어선 사람들이 많다. 그분들은 자기네 얘기들을 듣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각 방송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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