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방송·연예

10월 마지막날 서울 용산역, 조...조...좀비다!

등록 2015-11-02 20:39수정 2015-11-03 01:16

미드 ‘워킹데드’ 시즌6 기념 축제 현장

좀비와의 사투 그린 드라마대로
시청자 2천여명 모여 좀비 변신

사진 폭스채널 제공
사진 폭스채널 제공
아악. 좀비가 나타났다!

2015년 10월의 마지막날 서울 용산역에 좀비 떼가 출몰했다. 퀭한 눈에 피범벅 된 ‘살아 있는 시체’들이 역 주변을 어슬렁거렸다. 미국 애틀랜타에 퍼진 좀비 바이러스가 용산까지 번진 걸까. 좀비 피를 덮어써야 하나. 숨을 안 쉬면 살까.(좀비 드라마에 나오는 살아남는 방법들)

그럴 필요 없다. 좀비와 인간의 사투를 그린 미국드라마 <워킹데드>(폭스채널 월 밤 11시)가 시즌6 방영을 기념해 핼러윈 데이에 마련한 ‘좀비 페스티벌’이다.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사전 신청을 받아 드레스 코드인 ‘좀비’ 분장을 해준 것이다. 팬들은 주최 쪽에서 ‘고용’한 좀비들과 사진도 찍고, <워킹데드> 원본 영상도 보고, 디제잉에 맞춰 춤도 추고, 다이나믹 듀오의 공연도 즐기는 등 오늘 하루 좀비로 변했다.

사진 폭스채널 제공
사진 폭스채널 제공

<워킹데드>는 126개국에 방송될 정도로 좀비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10월25일 미국 방영분은 1820만명이 봤다. 한국에도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2000여명이 집결했다. <워킹데드>는 현지에서는 좀비를 트럭에 태워 도시 곳곳에 풀어놓는 게릴라성 이벤트도 종종 열지만, 한국에서는 없었다. 목말랐던 한국의 좀비 ‘추종자’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집결했다. 입가에 섬뜩한 피 분장을 하고 나타난 차효정(21)씨는 “평소에는 보기 드문 이런 행사가 재미있을 것 같아서 신청했다”고 말했다. 함혜민(36)씨는 “드라마 관련 행사를 넘어 이런 행사를 축제처럼 즐길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진 폭스채널 제공
사진 폭스채널 제공
사진 폭스채널 제공
사진 폭스채널 제공

미국에서는 드라마 관련 이벤트가 하나의 문화 축제로 자리잡았다. <슬리피 할로우>는 2013년 시즌1 방영을 앞두고 공원에 세트장을 재현해놓고 극에 나오는 머리 없는 기마 경관이 시민들과 이벤트성 칼싸움을 하도록 했다. <닥터후>는 방영 때마다 전화박스 모양의 타임머신 ‘타디스’를 거리 곳곳에 배치해놓고 호기심을 자극한다. <폭스채널> 김혜영 국장은 “미국 방송사들이 시청률 경쟁에서 이기려고 프로모션 차원에서 시작했는데 어느덧 문화 행사로 자리 잡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시작 단계다. <막돼먹은 영애씨>가 주인공 ‘이영애’ 이름으로 소셜네트워크(SNS)를 운영하거나, 마지막 방송을 팬들과 함께 보는 등 소소한 이벤트는 열지만, 그 이상으로 넘어가지는 못하고 있다. 한 지상파 드라마 피디는 “미국처럼 시즌제도 아니고, 아직은 축제라는 문화가 생소한 이유도 있다”고 말했다. <워킹데드> 페스티벌이 열리던 이날도 우연히 지나가던 한 시민이 “밤에 시끄럽게 뭐하는 짓인지”라며 혀를 차기도 했다.

사진 폭스채널 제공
사진 폭스채널 제공

그러나 주변의 시선에 움츠러들 좀비들이 아니다. <워킹데드> 한국 방영 5년 만에 집결한 한국의 좀비들은 모처럼 자신들을 세상에 드러내며 더할 나위 없는 밤을 즐겼다. 좀비는 시끄러운 소리에 집결한다더니, 이벤트가 열리는 장소 곳곳을 어슬렁거리던 좀비들은 밤 9시 신나는 디제잉 소리가 들리자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스산한 밤기운에 스멀스멀 움직이는 모양새가 영락없는 좀비 떼였다. <워킹데드> 속 릭 일행이 소식 듣고 달려오는 건 아닐까. 김혜영 국장은 “매년 꾸준히 개최해 한국에서 문화 축제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폭스채널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