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진이 손가락 하트를 그려달라니, 큰 눈이 더 동그래졌다. 옆에 있던 최승현(빅뱅의 탑)이 즉석 지도를 했다. 언어도, 문화도 아직은 낯선 일본 배우 우에노 주리가, 한국 배우들도 이제 막 적응하기 시작한 한국 웹드라마(인터넷으로 보는 편당 10분 안팎의 짧은 드라마)인 <시크릿 메시지>에 출연한다. 28일 열린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우에노 주리는 “웹드라마는 처음 촬영했는데,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우에노는 일본 톱스타다. 2006년 <노다메 칸타빌레>로 한국에도 이름을 알렸다. 그런 그가 한국 영화도 아니고 아직은 비주류인 웹드라마에 출연한 데는 아시아 시장에 대한 도전의 열망이 컸던 듯하다. <시크릿 메시지>는 한국 케이블방송사 <씨제이이앤엠>과 우에노가 소속된 일본 연예 기획사인 ‘아뮤즈’, 모바일 메신저 ‘라인’이 손잡고 아시아 팬들을 대상으로 제작한다. 11월2일부터 <네이버 티브이 캐스트>와 일본 <디티브이>(dTV), 타이와 대만은 <라인 티브이>에서 매주 월·수·금에 공개된다. 이승훈 피디는 “반지원정대를 모으듯 아시아권에 영향력을 갖고 있는 배우들을 하나 둘 모았다”고 말했다.
내용도 아시아에서 두루 통할 법한 사랑 이야기다. 각기 다른 사랑의 아픔을 가진 두 남녀가 새로운 사랑을 찾아간다. 우에노는 5년 전 첫사랑과 이별한 상처가 아물지 않은 하루카를 연기한다. 한국에서 우현(최승현)을 만나 새로운 인연을 시작한다. 우에노는 “국적은 다르지만 같은 감성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다큐멘터리 같은 사랑 이야기로 봐 달라”고 말했다.
아시아에서 인기가 많은 두 남녀의 호흡이 기대감을 높인다. 최승현은 “우에노 주리와의 만남이 설레어서 심장이 뛰었다”고 했다. 우에노는 “처음에 걱정했지만, 호흡도 잘 맞고 편안했다”고 했다. “말은 안 통하지만 감각으로 서로의 대사를 알 수 있었다. 텔레파시로 연기했다.”
8월 개봉한 영화 <뷰티 인사이드>에 이어 웹드라마까지 출연하면서 한국 활동에 대한 궁금증도 나온다. 그는 “<뷰티 인사이드>에 이어 드라마까지 하게 된 것은 우연”이라며 “아직까지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남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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