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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센 언니들이 건너온다, 케이블로

등록 2015-10-20 20:51수정 2015-10-20 21:51

김혜수. '한겨레; 자료사진
김혜수. '한겨레; 자료사진
최지우 이어 김혜수·고현정
내년 케이블 드라마 출연
김은희·노희경 작가 참여가 한몫

정려원은 26일 tvN ‘풍선껌’ 첫선
김고은도 12월 후속편으로 등판
최지우의 첫 케이블 드라마 출연작인 <티브이엔>(tvN) 금토 드라마 <두번째 스무살>은 시청률 3%(닐슨코리아 집계)로 시작해 17일 마지막회 7%까지 치솟았다. ‘2%만 넘으면 성공’이라는 케이블 드라마로는 화려한 성과였다.

최지우 효과일까. 최근 들어 ‘톱스타’ 배우들의 ‘케이블행’이 늘고 있다. 김혜수(사진 왼쪽), 고현정(오른쪽), 정려원, 김고은도 데뷔 이후 처음으로 케이블 드라마에 나온다.

김혜수는 내년 1월 방송하는 티브이엔 금토 드라마 <시그널>에 출연한다. 2013년 <한국방송2>(KBS2)의 <직장의 신> 이후 2년 만의 드라마 출연이다. 고현정도 내년 방송을 앞둔 노희경 작가의 작품에 나온다. 정려원은 26일 시작하는 티브이엔 월화 드라마 <풍선껌>에 출연하고, 김고은은 12월 방송 예정인 <풍선껌> 후속편 <치즈 인 더 트랩>을 자신의 드라마 데뷔작으로 정했다.

 고현정. '한겨레' 자료사진
고현정. '한겨레' 자료사진
케이블 드라마는 2006년 자체 제작을 시작한 이후 10년 동안 지상파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완성도를 선보일 정도로 성장했다. <미생>(2014·티브이엔) <응답하라 1997>(2012·티브이엔) 등 지상파를 뛰어넘는 화제 몰이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케이블은 여전히 ‘톱스타’들 한테는 선을 넘기 힘든 플랫폼이었다. 한 배우의 매니저는 “‘그래도 케이블인데’라는 인식은 여전히 남아있었다”고 말했다. 이런 생각이 깨진 데는 종편 드라마 <밀회>에 출연한 김희애 등 먼저 진출한 배우들의 성공이 영향을 줬다.

무엇보다 과거와 달리 검증된 유명 작가들이 대거 참여한 점이 배우들의 마음을 흔든 것으로 보인다. 김혜수가 출연하는 <시그널>은 법의학자를 등장시킨 장르물로 호평받은 <싸인>(2011·에스비에스)의 김은희 작가가 집필하고 <미생>의 김원석 피디가 연출한다. 고현정도 노희경 작가에 대한 신뢰도가 출연을 결정한 이유라고 알려진다. 최지우도 드라마 방영 전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두번째 스무살>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대본과 감독님에 대한 신뢰도 때문”이라고 말했다. <두번째 스무살>은 <내딸 서영이>(2012·한국방송2)로 마지막회 시청률이 47.6%(닐슨 코리아 집계)를 기록한 소현경 작가가 집필했다.

지상파의 대다수 미니시리즈가 시청률 한 자릿수를 면치 못하고 뻔한 소재가 반복되는 것과 달리, 케이블에서는 다양한 장르의 시도가 이어지는 것도 배우들의 도전을 부추겼다. 김혜수가 출연하는 <시그널>은 현재의 형사들이 과거의 형사들과 무전기로 소통하며 미제 사건을 해결해가는 장르물이다. 티브이엔에 앞서 <에스비에스>에서 편성을 검토했지만 방영하지 않기로 결정한 바 있다. 한 장르 드라마 작가는 “지상파는 장르 드라마는 시청률이 낮고 피피엘 등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꺼리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정려원은 19일 <풍선껌> 제작발표회에서 “나와 비슷한 역할을 맡고 싶다는 갈증이 있었고, 그런 작품을 찾던 중에 <풍선껌>을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유명 작가들에 이어, 미동도 않을 것 같던 톱배우들까지 출연하면서 케이블 드라마가 지상파를 위협하는 단계를 넘어, 방송가에 지각 변동이 일어나는 게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관측까지 나온다. 한 지상파 간부급 피디는 “<미생> 등 케이블에서 성공한 드라마 중에는 지상파에서 편성을 검토했던 작품이 많다. 실패하더라도 시도를 해봐야 하는데, 지상파는 그런 시도조차 없다. 지상파도 미니시리즈 만큼은 다양한 도전을 하는 등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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