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문화방송)에 소개된 인순이의 보디빌딩 대회 참가 모습과 '우리동네 예체능'(한국방송2)에서 유도를 하는 고세원의 모습. 프로그램 갈무리, 한국방송 제공
“나를 이기려” “운동 열심히 하려”
취미 넘어 대회·프로선수에 도전
인순이·복현규·강성민·고세원…
한계넘는 도전, 시청자에 희망 줘
취미 넘어 대회·프로선수에 도전
인순이·복현규·강성민·고세원…
한계넘는 도전, 시청자에 희망 줘
지난달 2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5 나바코리아’ 보디빌딩 대회를 지켜보던 이들은 참가번호 395번의 등장에 고개를 갸웃거렸을지도 모른다. 어디서 많이 본 얼굴, 바로 가수 인순이가 근육질의 구릿빛 몸매를 뽐내며 등장했기 때문이다. 58살 최고령 참가자이지만 당당한 표정과 몸짓으로 관객의 박수를 받았다. 본 대회인 여자 스포츠 모델 부문에서는 10위권 안에 들지 못했는데, 여자 퍼포먼스 부문에서는 당당히 2위를 차지했다. 인순이는 이 대회를 위해 약 3개월 동안 하루 1200㎉ 정도의 음식만 먹고 매일 운동했다고 한다. 인순이는 대회 전 <문화방송>(MBC) 교양프로그램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 출연해 “나 자신을 이긴 것을 나에게 선물로 주고 싶어 보디빌더 대회에 도전했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다양한 운동 종목에서 연예인들의 ‘무한도전’이 늘고 있다. 단순한 취미 차원을 넘어 관련 대회에 참가하고, 프로 선수에 도전하기도 한다.
보디빌더는 연예인 무한도전 1순위다. 헬스로 몸을 가꾸는 연예인들이 많은 데다, 특별한 기술을 요하지 않아 조금만 욕심내면 도전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인순이뿐만 아니라, <한국방송2>(KBS2) 예능프로그램 <개그콘서트>에 출연 중인 개그맨 복현규도 지난달 19일 열린 ‘2015 머슬마니아 세계대회 선발전’에서 남자 ‘스포츠 모델 톨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모델 ‘쇼트·미디엄·톨·클래식’ 각 1위 중에서 ‘왕중왕’을 가리는 그랑프리에서도 1위를 거머쥐었다. 이날 대회에서는 문화방송 드라마 <딱 너 같은 딸>에 출연하고 있는 배우 강성민도 남자 모델 클래식 부문 1위를 차지했다. <개그콘서트> 개그맨 류근지도 보디빌딩 대회 출전을 목표로 몸을 만드는 중이다. 류근지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목표가 있으면 운동을 더 열심히 할 것 같아서 내년에 출전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못다이룬 꿈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려고 도전을 하는 이들도 있다. <막돼먹은 영애씨>(티브이엔)의 ‘혁규’ 배우 고세원은 서울시장기 유도대회 일반부 출전을 고심 중이다. 중학교 때 3년간 유도를 배웠던 그는 이미 2012년에 ‘서울시장기 유도대회’ 일반부에 출전해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고세원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유도 선수를 할까 고민하던 차에 예고에 진학하면서 유도를 관두게 됐는데, 그게 늘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런 특기를 살려 6일부터 한국방송 예능프로그램 <우리동네 예체능> ‘유도편’에 출연한다. 그는 “원 없이 유도하며 선수를 못한 아쉬움을 이 프로그램으로 달래고 있다”고 말했다. 2011년 피겨 스케이팅 초급에 합격하고, 스킨스쿠버 코치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이미 도전의 아이콘이 된 개그맨 김병만은 이제 윈드서핑 자격증을 딸 계획을 세우는 중이다.
“나를 이기기 위해서”(인순이) “더 열심히 운동하기 위해서”(류근지) “나만의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서”(김병만) 등 도전의 이유는 제각각이지만, 한계를 뛰어넘는 연예인들의 도전은 지켜보는 이들한테 또 다른 희망을 주기도 한다. 인순이는 방송에서 “함께 출연했던 이가 나를 보며 희망을 얻는다고 말해 기뻤다”고 말했다. 김병만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내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것을 이뤄내는 걸 보며 시청자들이 ‘나도 할 수 있다’고 느끼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뭔가에 도전하고 그걸 이뤄낼 때의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김병만)고 말하는 이들의 도전은 계속된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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