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방송·연예

막 내린 부산코미디페스티벌, 아직은…

등록 2015-09-01 21:19

'부산코미디페스티벌'. 사진 부코페 조직위 제공
'부산코미디페스티벌'. 사진 부코페 조직위 제공
공연 콘텐츠 다양해졌지만
홍보·공연장·음향시설 ‘삐걱’
조직위 체계적 준비성 부족
“그게 뭐예요?” 지난달 29일 부산에서 만난 한 시민은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이하 부코페)을 아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많은 사람이 오가는 부산역 인근 어디에도 부코페를 알리는 홍보물은 없었다. 부코페의 공식 첫 공연인 ‘추억의 코미디쇼’가 열리는 부산은행 대강당 앞에 가서야 행사 포스터를 처음 접할 수 있었다. 부코페는 국내외 개그맨들이 한자리에 모여 코미디 축제를 만들겠다는 취지로 2013년 시작했다. 지난달 28일부터 1일까지 부산에서 열린 3회 부코페는 공연의 질은 높아졌지만, 아직까지는 ‘그들만의 축제’여서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해보다 공연 콘텐츠가 다양해진 것은 발전이다. 1회 때는 7개국 17개팀이 참가했는데, 올해는 11개국 25개국팀으로 늘었다. 해외팀의 경우 기존의 서커스, 논버벌공연 위주에서 올해는 마술 등으로 장르가 더 다양해졌다. 지난해에 이어 또 찾은 오스트레일리아팀 엄빌리컬 브러더스(사진)는 1년간 스케쥴이 꽉 차 있을 정도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팀이다. 비트박스나 몸짓 등을 이용해 아이부터 어른, 외국인까지 함께 즐기는 공연을 만들어 눈길을 끌었다. 그림자를 이용한 코미디를 선보인 캐나다의 벙크 퍼핏과, 영국의 맷 리카도가 선보인 영화 <킹스맨>을 연상케하는 마술쇼도 관객들의 반응이 좋았다. 한국 논버벌 퍼포먼스팀인 옹알스의 조준우는 “지망생일 때 엄빌리컬 브러더스 공연을 보며 공부했을 정도로 세계 최고의 팀”이라고 말했다.

국내 코미디 콘텐츠도 다양해졌다. 지난해에도 선보인 19금 성인쇼 <변기수의 반신욕쇼>에 이어, 코미디 연극 <대박극장>, 샌드 아트 <임혁필의 펀타지쇼>와 엄용수 등 원로 코미디언들이 꾸미는 <추억의 코미디쇼> 등이 다채롭게 준비됐다. 특히 부코페 조직위에서 농구를 소재로 삼은 논버벌 퍼포먼스팀 ‘코스켓’을 자체 기획하는 등 콘텐츠를 생산하려는 시도도 눈에 띈다. <개그콘서트> ‘나미와 붕붕’, <코미디 빅리그> ‘갑과 을’ 등 3사 개그 코너를 한자리에 모아 갈라쇼처럼 선보인 것도 개그팬들한테는 선물이 됐다.

김준호 부코페 집행위원장은 “내년에는 어린이 공연을 많이 하고, 성인공연 등 연령대를 더 세분화하여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연장, 음향시설 등 세심한 손길은 부족했다. 지난달 29일 <대박포차> 공연의 경우, 연극임에도 공연장 암전이 완벽하게 되지 않았다. 연극 중간에 세트를 바꾸고, 동선을 바꾸는 과정이 그대로 드러나 극의 재미를 반감시켰다. 공연을 보고 나온 한 관객은 “연극인데 완벽하게 암전이 되지 않아서 이것도 일부러 그렇게 한 건가 의아했다”고 말했다. <변기수의 반신욕쇼>는 말로 하는 공연인데 음향 시절이 좋지 않았다. <변기수의 반신욕쇼>는 팜플렛에 공연장 주소가 잘못 찍혀 헛걸음하는 이들도 있었다.

김준호 집행위원장은 “올해는 중동기호흡증후군(메르스) 때문에 홍보 기간이 한달 반 정도밖에 없어서 부족한 게 많았다. 앞으로는 면밀히 검토해서 연기자들이 공연하는데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부코페는 정부와 지자체 등으로부터 총 10억원을 지원받았다. 1~2회 예산이 적어 김준호가 사비까지 털었던 것에 견주면 관심도 지원도 높아진 셈이다. 이 관심을 이어가려면 부족한 부분을 보완, 발전시켜 나가려는 조직위의 체계적인 준비성이 필요해보인다.

부산/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