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3회째를 맞는 부산 국제 코미디 페스티벌이 오는 28일부터 31일까지 부산 곳곳에서 열린다.
4일 서울 강남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집행위원장인 개그맨 김준호는 “아시아 최고의 코미디 페스티벌로 발전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집행위원회 이사를 맡은 개그맨 김대희는 “1회는 미약했고, 2회는 발전했다. 3회는 더욱 재미있고 발전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3회째…12개국 25개팀 참여
콩트·서커스·마임 등 펼쳐
해운대 해수욕장서 무료공연도
김준호 “예산 부족이 가장 문제”
캐나다, 영국, 미국, 스위스, 말레이시아 등 12개국에서 25개 팀이 참여한다. 콩트, 서커스, 슬랩스틱, 마임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펼친다. 영화 <킹스맨>을 연상케하는 마술쇼를 선보이는 영국의 매트 리카르도, 그림자를 이용한 코미디를 준비한 캐나다의 벙크 퍼펫 등이 눈에 띈다. 한국에서는 변기수가 19금 성인 전용 코미디를 무대에 올리고(‘변기수의 목욕쇼’), 코미디 1세대들이 참석하는 반가운 ‘추억의 코미디쇼’도 준비됐다. 말을 하지 않고 표정과 몸짓 등으로 개그를 선보이는 논버벌 퍼포먼스팀인 ‘코스켓’은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에서 발굴한 팀이다. 중국판 <개그콘서트>에 출연하고 있는 개그맨들이 ‘초고속 카메라’ 공연도 선보인다. <코미디 빅리그>팀의 ‘갑과 을’, <개그콘서트>팀의 ‘나미와 붕붕’, <웃음을 찾는 사람들>팀의 ‘부산광역시’ 등 방송 3사의 개그맨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도 의미가 있다. 김준호는 “방송 3사 코미디언은 물론 전 세계 코미디언이 모였다. 선배님들의 공연 등 세대나 방송국 간의 간격을 좁히려고 준비를 많이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열린 ‘부산 국제 코미디페스티벌’ 서포터즈(자원봉사단) 발대식 모습. 왼쪽 사진은 만화 <미생>의 윤태호 작가가 그린 페스티벌 포스터.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조직위 제공
국제 코미디 페스티벌은 아시아에서는 부산이 유일하다. 유명한 국제 코미디 페스티벌로는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캐나다 몬트리올 페스티벌, 오스트레일리아 멜버른 페스티벌, 스위스 몽트뢰 페스티벌 등이 있다. 부산국제코미디 페스티벌은 “우리나라에도 국제 코미디 축제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개그맨 김준호가 주도적으로 나서 2013년 시작됐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영화인과 부산시 전체의 축제처럼 이뤄지는 것에 견주면, 아직 홍보 부족 등 미흡한 점이 많다. 하지만 개그맨들이 주축이 되어 국제 코미디 축제를 마련한 점은 의미가 있다. 방송사들의 이해관계가 엇갈려 3사 개그맨들이 함께 모이는 자리가 없는데,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은 ‘웃음’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한데 어우러지는 그야말로 코미디 축제인 셈이다. 부집행위원장인 조대웅 코미디 작가는 “3회에서는 부족하게나마 해운대 해수욕장 등에서 무료 거리 공연도 열린다”고 말했다. 3회 포스터는 윤태호 작가가 재능 기부 형식으로 그렸다. 김준호는 “예산이 가장 큰 문제다. 정부 지원이 확대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은 부산 영화의 전당, 벡스코 오디토리움, 부산은행 본점 대강당, 경성대 예노소극장, 극장 해프닝 등에서 진행된다.
남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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