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시작하는 새 드라마 <어셈블리>(한국방송2 수·목 밤 10시)에서 정 작가는 ‘정치’와 ‘노동’을 접목했다. 조선소 용접공 출신의 해고노동자 진상필(정재영 분).
K2 드라마 ‘어셈블리’ 15일 첫 방송
보좌관 지낸 정현민 작가의 야심작
용접공 출신 활약 통해 정치 재발견
보좌관 지낸 정현민 작가의 야심작
용접공 출신 활약 통해 정치 재발견
지난해 방영한 드라마 <정도전>(한국방송1)은 조선을 설계한 정도전의 이야기로 현재의 정치 현실을 우회적으로 담아내 화제를 모았다. 이 드라마를 쓴 정현민 작가는 <정도전>이 끝난 직후인 지난해 6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기회가 되면 노동자를 내세운 드라마를 쓰고 싶다”고 말했다.
15일 시작하는 새 드라마 <어셈블리>(한국방송2 수·목 밤 10시)에서 정 작가는 ‘정치’와 ‘노동’을 접목했다. 해고노동자가 국회의원이 되면서 일어나는 일을 그린 드라마다. 조선소 용접공 출신의 해고노동자 진상필(정재영)이 정치판에서 고군분투하는 과정에서 진흙탕 같은 현실의 정치를 투영한다. 이응진 한국방송 티브이본부장은 9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시청자들이 공감할 희망의 정치를 찾아낼 새로운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 후보가 당내 경선부터 대통령에 당선되는 과정을 그린 <프레지던트>(2010년) 등 정치인이 등장하는 드라마는 종종 있었지만, 주인공은 대부분 잘난 인물이었다. <프레지던트>의 장형일은 서울대 법대 출신의 3선 의원이었다. 시청자는 권력을 좇아 상황에 따라 내 편 네 편을 바꾸는 ‘그들만의 세상’에 공분하며 혀를 찰 뿐이었다.
<어셈블리>는 해고노동자라는 평범한 소시민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이전 정치 드라마보다 시청자들이 주인공에게 몰입할 가능성이 높다. 진상필은 경남의 한 도시에 있는 한국수리조선 공장에서 20년간 용접공으로 일하다, 3년 전 해고를 당했고, ‘정리해고자 복직투쟁위원회’ 조직부장으로 복직투쟁 중이다. 집권당인 국민당의 재선의원이자 여당 사무총장인 백도현(장현성)이 진상필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전략 공천하고, 진상필의 선임 보좌관 최인경(송윤아)이 그를 교육한다. 주인공을 영웅화하지는 않는다. 투박하지만 정의로운 주인공이, 말로는 국민을 위한다면서도 결국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는 국회의원들한테 돌직구를 날리는 식의 설정이 카타르시스를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 드라마로 배우 데뷔 이후 처음으로 드라마에 출연한 정재영은 “진상필이 정의감도 있고 보통 사람인 것이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어셈블리>도 현실 정치를 연상하게 하는 대목이 많다. 진상필은 지난해 7·30 재보궐선거 평택을에 출마했던 쌍용차 해고자 김득중 현 전국금속노동조합 쌍용자동차지부 지부장을, 극 중에서 의석 4개짜리 미니 야당인 ‘사회당’은 정의당을, 평생을 노동운동에 바친 노동계의 대모이자 사회당의 원내대표 천노심(길해연)은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연상된다는 누리꾼들의 반응이 많다. 연출을 맡은 황인혁 피디는 “특정 인물을 모델로 삼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정 작가는 작가 데뷔 전 여당과 야당을 오가며 10년간 국회 보좌관 생활을 했다. 그래서인지 드라마는 여러 정치 집단의 입장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려고 노력한다. 정치 고수인 5선 의원 박춘섭을 연기하는 박영규는 “정현민 작가가 진보와 보수가 내세우는 정치 논리를 제대로 보여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국회라는 공간에 사는 다양한 인물 군상의 내면도 드러낼 것이라고 한다. 송윤아는 “보좌관 최인경이 진상필을 교육시킬 때는 최인경이 갑이고 진상필이 을이지만, 진상필이 의원석에 앉는 순간 입장이 바뀐다. 보좌관은 10년이 지나도 맨 끝자리에 앉아야 하는 상실감이 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황인혁 피디는 “현실 정치에 대한 비판과 풍자도 있겠지만, 정치인들의 희로애락에 집중한 휴먼 드라마의 감동을 담겠다”며 “희망이나 소통이라는 단어가 낯설어지고 있는데, 최고는 아닐지라도 최선이 될 수 있는 정치를 보여줌으로써 (희망과 소통에) 좀 더 다가가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한국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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