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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주인공보다 상호를 더 크게…프로듀사의 ‘뜬금없는 PPL’

등록 2015-05-26 19:23수정 2015-05-26 21:08

극 몰입 방해돼 시청자들 눈살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고민 필요”
<프로듀사>의 한 장면. 이 드라마에는 극 몰입을 방해하는 간접광고가 수차례 나와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프로듀사>의 한 장면. 이 드라마에는 극 몰입을 방해하는 간접광고가 수차례 나와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가수 신디(아이유)가 디저트용 롤케이크를 먹는다. 화면 한쪽에는 제품이 쌓여 있다. 이후 신디의 매니저(최권)가 뜬금없이 테이블에 놓인 이 제품을 엄지손가락으로 만지작거린다. 화면에는 매니저가 만지고 있는 디저트 제품이 클로즈업된다.

<한국방송2>의 금토드라마 <프로듀사>가 내용과 상관없는 ‘뜬금 피피엘(PPL·간접광고)’로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프로듀사>는 방송국 예능 피디들의 애환을 비교적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는데, 노골적인 피피엘이 극의 몰입을 방해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프로듀사>의 한 장면. 이 드라마에는 극 몰입을 방해하는 간접광고가 수차례 나와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프로듀사>의 한 장면. 이 드라마에는 극 몰입을 방해하는 간접광고가 수차례 나와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지난 23일 방송한 4회에서는 롤케이크뿐 아니라, 다양한 제품이 연이어 소개됐다. 탁예진(공효진)은 한 패션 쇼핑몰 상호가 대문짝만하게 적힌 택배 상자를 들고 다닌다. 자신이 연출하는 <뮤직뱅크>에 신디가 출연하지 않을 수도 있는 위기 상황이라 내내 초조해하는 장면이었는데, 뜬금없이 택배 도착 전화를 받더니 “어제 시켰는데 오늘 왔어”라는 대사를 날린다. 예진이 비타민 제품을 집어 드는 장면도 나온다. 신디는 매니저가 여러 운동화를 권하지만 다 거부하다가, 특정 브랜드 운동화는 별말 없이 신는다. 물론 이 운동화는 피피엘 제품이다. 이 운동화는 아이유와 김수현이 함께 산속을 걷다가 끈이 풀리면서 김수현이 묶어주는 장면에서 또 한번 클로즈업됐다. 예진이 라준모(차태현)의 엄마(임예진)와 만나는 장면에서는 주인공보다 카페 상호가 더 크게 나왔다.

제작비가 날로 늘어나고 있는 드라마 제작환경 탓에 제작진 입장에서 피피엘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그러나 내용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지 못하면서 극의 완성도를 떨어뜨리고 몰입을 방해하는 것은 문제로 지적된다. 한 드라마 피디는 “이제는 피피엘을 얼마나 자연스럽게 녹이느냐가 작가와 연출자의 능력의 가늠자가 될 정도”라고 말했다. 보통 피피엘 상품이 정해지면 제작진과 업체 간 어떤 장면에 어떤 내용으로 넣겠다는 식의 상호 협의가 이뤄진다. 연출자가 알아서 소품으로 활용하기도 하지만, 작가가 대본에 이를 위한 신을 따로 만들기도 한다.

<프로듀사>의 한 장면. 이 드라마에는 극 몰입을 방해하는 간접광고가 수차례 나와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프로듀사>의 한 장면. 이 드라마에는 극 몰입을 방해하는 간접광고가 수차례 나와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프로듀사> 제작사는 김수현이 출연하면서 쏟아지는 피피엘에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이 드라마는 1회 제작비가 4억원, 전체 제작비가 48억원 정도인데, 이 중 20억원 이상을 이미 협찬, 피피엘 등 ‘제작지원금’으로 충당했다고 한다. 앞으로 이 금액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일반적으로 16부작 미니시리즈의 제작지원금은 평균 15억원 남짓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에서 인기가 많은 김수현 때문에 협찬 제안이 끊이지 않는단다.

그러나 적절한 피피엘을 선택하고 또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지난해 비정규직의 애환을 담은 <미생>은 드라마의 사실성을 높이려고 회사 비품으로 자주 쓰는 커피, 음료수, 복사용지 등을 피피엘로 선택했다. <풍문으로 들었소>(에스비에스)는 수천만원의 오디오 협찬을 마다하고 발품을 팔아 극중 한정호(유준상)의 집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저렴한 오디오를 배치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프로듀사>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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