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조영구, 박슬기, 강성범, 김준현.
연예인들이 말하는 ‘나만의 루틴’
수영선수 박태환은 시합 전 헤드폰으로 음악을 듣는다. 야구선수 넥센의 박병호는 타격하기 직전 자신의 방망이를 뚫어져라 노려본다. 이렇듯 같은 동작을 규칙적으로 반복하는 행동 패턴을 ‘루틴’(routine)이라고 한다. 주로 운동선수들이 마음을 다스리고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활용한다.
연예인들한테도 루틴이 있다. 주로 수많은 관객 앞에서 공연해야 하는 개그맨들,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 생방송 프로그램 진행자나 리포터한테 많다.
조영구
“나를 칭찬하는 글 일부러 찾아 읽어” 박슬기
“후각이 예민해서 향수 뿌려 코 마비” 강성범
“귀 힘껏 잡아당기고 코 풀면 정신 바짝” 김준현
“탄수화물 꼭 섭취, 바쁘면 사탕 먹어” 개그맨들은 루틴을 통해 스스로 기운을 불어넣는다. <웃음을 찾는 사람들>(에스비에스)에서 ‘엘티이(LTE) 뉴스’에 출연하는 강성범은 “무대에 올라가기 전 귀를 있는 힘껏 잡아당기고 코를 푼다”고 말했다. 마치 가글을 한 것처럼 정신이 바짝 난단다. <웃음을 찾는 사람들> ‘배우고 싶어요’에 나오는 안시우는 한 가지 옷만 고집한다. “이 코너에 준비된 티셔츠가 두 장인데, 리허설 때는 몰라도, 녹화 때는 반드시 첫 녹화 때 입었던 티셔츠만 입어요. 첫 녹화가 잘 되어서인지, 그옷을 입으면 기분이 다르다”고 했다. 생방송으로 진행하는 예능프로그램인 <에스엔엘(SNL) 코리아>에 출연 중인 개그맨 김준현의 루틴은 ‘먹방’의 대가답다. “시간이 되면 탄수화물을 섭취하는데, 바쁘면 사탕 하나라도 꼭 먹고 방송합니다.” <개그콘서트>(한국방송2) ‘서툰 사람들’의 김원효는 “녹화 직전에는 대본을 보지 않는다. 보면 더 틀리게 된다”고 말했다. 방송사가 아닌 공연장에서 주로 관객을 만나는 논버벌 퍼포먼스 개그 그룹 옹알스의 조준우는 “무대를 오르내릴 때마다 손을 씻고”, 최기섭은 “공연 몇시간 전부터 밥을 먹지 않는다”고 말했다. 생방송 리포터들의 루틴도 다양하다. <연예가 중계>(한국방송2) 김태진은 “방송 직전 반드시 손을 씻는다”고 했다. “비누를 칠해 따뜻한 물로 씻고 드라이로 완벽하게 말려야 안심이 됩니다. 이런 방법으로 손을 씻지 않은 날은 꼭 실수를 하더라고요.” <한밤의 티브이 연예>(에스비에스) 조영구는 “‘조영구가 방송을 제일 잘한다’ ‘조영구는 방송의 신’ 같은 칭찬 댓글을 일부러 찾아서 읽는다”고 말했다. 자신감을 갖기 위해서인데, 안 보면 괜히 불안해진단다. 평소 성격이 차분한 <한밤의 티브이 연예>의 하지영은 방송에서 톡톡 튀는 모습을 보이려고 생방 3시간 전부터 기분을 ‘업’ 시키는 예열을 한단다. “기분을 좋게 하고, 목소리 톤을 높이려고 일부러 반가운 사람들한테 안부 전화를 돌려 1시간 정도 수다를 떨어요.” <섹션 티브이 연예 통신>(문화방송) 박슬기는 “인터뷰를 하려고 현장에 가면 향수를 뿌려서 코를 마비시켜요. 후각이 예민해서 촬영하다가 음식 등 어떤 냄새를 맡거나 하면 집중을 못 한다”고 말했다. 루틴의 효과가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은 아니지만,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줘 일의 성공에 도움을 준다는 의견은 많다. 이런 행동 또한 잘하고 싶다, 모든 게 잘될 것이라는 믿음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다. 스포츠심리학 전문가인 김병준 인하대 스포츠심리학 교수는 2011년 나온 책 <강심장이 되라>에서 “루틴은 어떤 동작을 수행하는 데 요구되는 최적의 조건을 만드는 것이다. 수행 전 루틴을 잘 개발해 두면 불확실성을 줄이고 집중력을 최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고 썼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각 방송사 제공
“나를 칭찬하는 글 일부러 찾아 읽어” 박슬기
“후각이 예민해서 향수 뿌려 코 마비” 강성범
“귀 힘껏 잡아당기고 코 풀면 정신 바짝” 김준현
“탄수화물 꼭 섭취, 바쁘면 사탕 먹어” 개그맨들은 루틴을 통해 스스로 기운을 불어넣는다. <웃음을 찾는 사람들>(에스비에스)에서 ‘엘티이(LTE) 뉴스’에 출연하는 강성범은 “무대에 올라가기 전 귀를 있는 힘껏 잡아당기고 코를 푼다”고 말했다. 마치 가글을 한 것처럼 정신이 바짝 난단다. <웃음을 찾는 사람들> ‘배우고 싶어요’에 나오는 안시우는 한 가지 옷만 고집한다. “이 코너에 준비된 티셔츠가 두 장인데, 리허설 때는 몰라도, 녹화 때는 반드시 첫 녹화 때 입었던 티셔츠만 입어요. 첫 녹화가 잘 되어서인지, 그옷을 입으면 기분이 다르다”고 했다. 생방송으로 진행하는 예능프로그램인 <에스엔엘(SNL) 코리아>에 출연 중인 개그맨 김준현의 루틴은 ‘먹방’의 대가답다. “시간이 되면 탄수화물을 섭취하는데, 바쁘면 사탕 하나라도 꼭 먹고 방송합니다.” <개그콘서트>(한국방송2) ‘서툰 사람들’의 김원효는 “녹화 직전에는 대본을 보지 않는다. 보면 더 틀리게 된다”고 말했다. 방송사가 아닌 공연장에서 주로 관객을 만나는 논버벌 퍼포먼스 개그 그룹 옹알스의 조준우는 “무대를 오르내릴 때마다 손을 씻고”, 최기섭은 “공연 몇시간 전부터 밥을 먹지 않는다”고 말했다. 생방송 리포터들의 루틴도 다양하다. <연예가 중계>(한국방송2) 김태진은 “방송 직전 반드시 손을 씻는다”고 했다. “비누를 칠해 따뜻한 물로 씻고 드라이로 완벽하게 말려야 안심이 됩니다. 이런 방법으로 손을 씻지 않은 날은 꼭 실수를 하더라고요.” <한밤의 티브이 연예>(에스비에스) 조영구는 “‘조영구가 방송을 제일 잘한다’ ‘조영구는 방송의 신’ 같은 칭찬 댓글을 일부러 찾아서 읽는다”고 말했다. 자신감을 갖기 위해서인데, 안 보면 괜히 불안해진단다. 평소 성격이 차분한 <한밤의 티브이 연예>의 하지영은 방송에서 톡톡 튀는 모습을 보이려고 생방 3시간 전부터 기분을 ‘업’ 시키는 예열을 한단다. “기분을 좋게 하고, 목소리 톤을 높이려고 일부러 반가운 사람들한테 안부 전화를 돌려 1시간 정도 수다를 떨어요.” <섹션 티브이 연예 통신>(문화방송) 박슬기는 “인터뷰를 하려고 현장에 가면 향수를 뿌려서 코를 마비시켜요. 후각이 예민해서 촬영하다가 음식 등 어떤 냄새를 맡거나 하면 집중을 못 한다”고 말했다. 루틴의 효과가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은 아니지만,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줘 일의 성공에 도움을 준다는 의견은 많다. 이런 행동 또한 잘하고 싶다, 모든 게 잘될 것이라는 믿음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다. 스포츠심리학 전문가인 김병준 인하대 스포츠심리학 교수는 2011년 나온 책 <강심장이 되라>에서 “루틴은 어떤 동작을 수행하는 데 요구되는 최적의 조건을 만드는 것이다. 수행 전 루틴을 잘 개발해 두면 불확실성을 줄이고 집중력을 최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고 썼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각 방송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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