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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금요일은 TV 좋아 ♬…방송사들 ‘불금을 잡아라’

등록 2015-04-19 19:53수정 2015-04-20 10:22

평일 시청률 하락에도 금요일 굳건
tvN, 미생·꽃할배로 시청률 재미봐
KBS·MBC도 프로듀사·나가수 배치

주5일 정착하면서 불금 아닌 불목
2049시청자 금요일밤 집에서 ‘힐링’
<프로듀사>(한국방송 2)
<프로듀사>(한국방송 2)
당신은 어떤 ‘불금’을 즐기고 있는가. 불금은 ‘불타는 금요일’의 줄임말로, 다음날 출근 부담이 없는 금요일 밤 친구, 동료 등과 신나는 시간을 보낸다는 의미를 담은 유행어다. 하지만 최근 몇년 사이 불금은 점차 ‘불목’으로 바뀌고 있다. 회식 등 저녁 약속은 목요일 밤까지 마무리하고, 금요일 밤은 집에서 나만의 시간을 가지거나 가족과 함께 보내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불금 현상은 텔레비전으로 옮아가고 있다. 한때 시청률 사각지대였던 금요일 밤이 시청률 격전지대로 떠올랐다. 방송사들은 금요일 밤 8시30분~11시 시간대에 핵심 프로그램을 편성하고 있다.

■ 방송사들, 불금을 잡아라!

<한국방송2>는 올해 1월부터 금요일 밤 9시30분~12시30분을 아예 ‘돌연변이 존’으로 정하고 장르 구분 없이 내보내고 있다. 지난 1월9일부터 드라마 <스파이>를 2회 연속 방영한 데 이어, 현재는 예능 두개(<두근두근 인도>, <나를 돌아봐>)를 편성했고, 5월에는 드라마 <오렌지 마말레이드>(15일 시작)와 <프로듀사>(8일 시작)를 연이어 방영한다. 특히 방송사 쪽에서 ‘세게 밀고 있는’ <프로듀사>를 이 시간에 편성한 것은 이례적이다. 박중민 한국방송 예능국장은 “금요일 저녁이 핵심 시간대로 떠올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문화방송>은 지난 1월30일 시작한 <나는 가수다 시즌3>을 금요일 밤 10시에 방영하고 있다. 케이블채널 <티브이엔>도 <꽃보다 할배>를 금요일 밤 9시45분에 내보낸다. 박기홍 <에스비에스> 편성기획 팀장은 “금요일 시간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2년 전부터 <정글의 법칙> 등을 편성하는 등 ‘금요 블록’에 신경쓰고 있다”고 했다.

<꽃보다 할배> (티브이엔)
<꽃보다 할배> (티브이엔)
‘티브이 불금시대’를 선도한 것은 <티브이엔>이다. 지상파가 드라마와 예능으로 이어지는 월~목 밤 10시 이후에 신경쓸 때 티브이엔은 금요일 밤을 틈새시장으로 보고 공략해왔다. 신종수 티브이엔 콘텐츠편성전략팀장은 “금요일은 케이블에는 기회의 시간이었다. 2013년 밤 9시 시간대에 방영한 <꽃보다 할배 시즌1>의 성공을 계기로, 이후 좀 더 확실하게 금요일을 공략하려는 전략을 세웠다”고 말했다. 지상파가 금요일에는 드라마를 편성하지 않던 것을 역으로 이용해, 2013년 금토 드라마 시간대(밤 8시30분)를 신설했다. 첫 작품인 <응답하라 1994>부터 화제를 모으더니 지난해 <미생>으로 열풍을 일으켰다. 문화방송 드라마국의 한 간부는 “드라마를 금요일 밤에 편성한다는 것은 생각조차 하지 못했는데, <미생>이 성과를 내면서 주목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 나가서 노는 불금? 들어와서 보는 불금!

전문가들은 주5일제가 되면서 나가서 노는 불금 문화를 즐기던 이들이 이제는 집으로 ‘돌아오고’ 있는 현상에 주목한다. 이태현 한국방송 편성정책팀 부장은 “불금이라고 하지만 조사를 해보니 요즘에는 목요일 저녁에 외부 일정을 소화하고 금요일은 가족과 함께하는 패턴으로 변하고 있더라”고 했다.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리서치조사기관에 의뢰했더니 “불금을 외치지만 실제로는 약속이 없어 티브이를 보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밝혔다. 시청률 조사기관인 티엔엠에스에 따르면 주5일제가 시행된 2년 뒤인 2006년 금요일 평균 시청시간은 시행 전과 비교해 감소폭(21분)이 요일 중에서 가장 컸다. 하지만 주5일제가 정착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올해는 지난해(1~4월)와 견줘 전체 평균 시청시간은 2분 정도 줄었는데, 금요일 밤은 소폭이지만 3분 늘었다.

<정글의 법칙> (에스비에스)
<정글의 법칙> (에스비에스)
<나는 가수다> (문화방송)
<나는 가수다> (문화방송)
미디어 환경이 변화한 것도 금요일 쏠림 현상의 한 이유다. 한 케이블 드라마 피디는 “아이피티브이 등 미디어가 다양해지면서 바쁜 평일 밤에는 본방을 보는 이들이 줄었다”고 했다. 2012년 보도에 따르면, 지상파 채널 시청시간은 2010년 대비 21% 줄었는데 다시보기 등 브이오디를 통한 시청은 2배 이상 증가했다. 월~목은 본방을 챙기는 시청자가 줄었지만, 여유가 있는 금요일 밤에는 본방을 챙기는 시청자가 상대적으로 많아진 것이다. 특히 혼자 사는 젊은층의 ‘회귀현상’이 두드러진다. 이태현 한국방송 부장은 “금요일 밤에 2049 시청자의 유입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 부장은 “이들이 금요일 밤에 보고 싶어하는 키워드를 분석했더니 힐링, 소통, 지적 호기심이었다”며 그래서 “금요일 밤에 (<나 혼자 산다> 등) 타인과의 관계를 강조하거나 (<꽃보다 할배>처럼) 먹거리와 여행 등 잔잔히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인기가 많다”고 분석했다.

■ 이제부터 더 뜨겁다

금요일에 주력한 편성 전략은 실제 매출로도 이어지고 있다. 티브이엔은 “금요 라인업을 시행한 2013년 12월 이후 1년 동안의 금요일 콘텐츠(예능, 금토 드라마)의 회차별 평균 매출이 직전 1년과 견줘 621% 상승했다”고 밝혔다. 금요일 밤 시간대(1~4월, 9시30분~12시) 시청률은 9배(2013년 0.6%→2015년 5.4%)가량 증가했다. 지상파는 시청률에서 아직 큰 효과는 없지만, 월~목이 하락세를 보이는 데 견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방송사 쪽은 고무적으로 보고 있다. 박중민 한국방송 예능국장은 “광고주들도 토일과 함께 금요일을 선호하고 있는 추세”라고 했다.

지상파들이 불금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채비를 갖추면서 금요일 밤 시청률 경쟁은 더욱 달아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문화방송은 토요일 효자 프로그램이던 <세바퀴>를 5월1일부터 금요일 밤에 내보낸다. 한국방송 쪽은 “수시로 변하는 시청자의 요구에 맞춘 다양한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불금을 선점한 티브이엔도 10일부터 밤 11시에 <초인시대>를 방영하는 등 방어에 나서고 있다. 신종수 팀장은 “(8시30분 드라마, 9시45분 예능에 이어) 밤 11시대 개성 강한 프로그램을 배치하면서 금요일 밤 주력 시간대를 넓혀나갈 것”이라고 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각 방송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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