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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차승원·김재원·이연희 스타 총출동…배우 아닌 이야기가 중심이라네요

등록 2015-04-08 20:05수정 2015-04-08 21:29

MBC 새 사극 ‘화정’ 13일 첫방
또 다른 광해 이야기로 화제
끝까지 나오는 배우가 없어
혁명군주 꿈꾼 광해 변화 초점
사극에 맞는 외모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들의 조합은 예상 밖이다. 키가 188㎝인 차승원에 뽀얀 피부의 미소년 같은 서강준과 김재원, 그리고 이연희까지. 도시적인 이미지가 물씬 풍기는 이들이 <문화방송>의 50부작 사극 <화정>의 주인공들이다. <화정>은 14대 왕인 선조(박영규)와 15대 광해(차승원) 그리고 16대 인조(김재원)로 이어지는 혼돈의 조선시대 권력투쟁사를 그린다. 13일부터 매주 월요일 밤 10시에 방송한다.

보통 남녀 주인공에만 힘을 싣는 여느 드라마와 달리, <화정>은 주요 인물들이 모두 이른바 ‘스타’급에 속한다. 화려한 배우들의 출연이 화제를 모았는데, 정작 김상호 <화정> 피디는 지난 7일 상암동 문화방송 사옥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배우가 아닌 이야기가 중심이 되는 드라마”라고 했다. “작품 처음부터 끝까지 나오는 배우가 없다. 광해 역할의 차승원은 인조반정과 함께 극 중반에 퇴장하고, 광해가 퇴장하면 인조 역할의 김재원이 나온다”고 했다. 선조의 첫째딸인 정명공주 역할의 이연희도 7회부터 등장한다. 주요 배우들 중 유일하게 1회부터 나오는 차승원이 극 초반을 이끌고, 김재원이 마무리를 하는 셈이다. 정명공주가 전후반을 이어준다.

‘원톱’의 드라마도 아닌데 스타급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 이유는 내용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화정>은 주인공 한명의 일대기에 그치는 기존 드라마와 달리 광해가 왕권을 차지하는 즈음부터 인조로 이어지는 과정을 전부 다룬다. 김상호 피디는 “인조반정을 기준으로 1막과 2막으로 나뉜다고 보면 된다. (광해를 전후로 한) 역사를 다 한번 가져와보자는 생각으로 기획했다”고 했다. 배우들은 긴 호흡의 사극이라 배울 점도 많다고 입을 모은다.

이 드라마에서 남장을 하는 이연희는 “여배우라고 해서 항상 예쁘게 꾸며진 모습이 아니라 중성적인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외에도 이성민(이덕형 역), 정웅인(이이첨 역) 등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여럿 출연한다.

지난 2월 종영한 드라마 <왕의 얼굴>부터 천만관객을 동원한 2012년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까지 이미 여러 작품에서 끊임없이 등장했던 광해를 어떻게 그려낼지도 관심거리다. 김상호 피디는 “광해는 혁명 군주를 꿈꿨던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16년 동안 세자생활을 하면서 임진왜란을 겪지만 군사 비리, 여자 문제 등 티끌 하나 일으키지 않을 정도로 깨끗하게 살았다. 선조가 도망갈 때도 백성을 이끌며 (민초가 원하는) 새로운 왕이 되겠다는 욕구를 품었다고 생각한다. <화정>에서는 그런 광해가 어떻게 변해가는지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했다.

시대를 담은 사극이 그렇듯, <화정>도 사실과 허구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것이 숙제다. 김상호 피디는 “사실과 소설의 중간 즈음이라고 보면 된다. 우리가 갖고 있는 상상력을 역사적 결과를 폄훼하지 않는 선에서 재미있게 구성하겠다”고 했다. 주요 인물 중에서는 부유한 가문의 후계자로 정명공주를 도와 인조반정을 돕는 강인우(한주완)와 그의 아버지 강주선(조성하)이 가상의 인물이다.

나라를 통치하는 임금들의 이야기가 그려지는 만큼 역사를 통해 현실을 엿볼 수도 있을 듯하다. 김상호 피디는 “<화정>에서 광해는 임진왜란 뒤 명나라와, 새로운 강자 청나라 사이에서 갈등하며 나라를 이끈다. 어떤 면에서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 놓인 우리 한국의 정치판, 거기에 속한 우리의 일상들이 거울처럼 투영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며 “누가 정치를 해야 되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보면서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산>의 김이영 작가가 집필한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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