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데드 시즌5>(3월29일 종영)가 끝났다고 슬퍼하지 말자. 미국드라마 팬들이 손꼽아 기다리던 화제작들이 줄줄이 찾아온다. 모두 목~토요일 밤 11시에 몰려있어 잠을 설칠 지도 모르겠다.
국내외 정치인들이 더 관심을 가지는 <하우스 오브 카드 시즌3>은 지난달 20일 시작했다. 위성방송 <스카이티브이>의 드라마 전문 채널인 <스카이드라마>에서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밤 11시에 방영 중이다. 이 드라마는 첫 방송 전날인 지난달 19일 국회에서 먼저 특별시사회를 했다. 국회 의원회관 제2 소회의실에서 박창식 새누리당 의원 등 국회의원들이 모여 함께 봤다고 한다. <스카이드라마> 쪽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이 드라마의 팬”이라고 밝혔다.
정치인들이 왜 이 드라마를 좋아할까. 바로 백악관을 배경으로 정치인들의 이야기를 그리기 때문이다. 드라마는 대통령의 야망을 품은 국회의원 프랭크 언더우드(케빈 스페이시)가 주인공이다. 시즌1·2에서 프랭크는 장관 자리를 약속받고 대통령의 당선을 돕지만 배신당한다. 그뒤 그가 온갖 권모술수로 민주당 원내대표를 거쳐 부통령까지 오르며 자신의 입지를 되찾는 과정이 그려졌다. 시즌3에서는 대통령이 된 프랭크가 국정을 이끄는 모습을 그린다. 권력을 잡기 위해 상황에 따라 동지와 적을 오가는 그들의 모습이 우리네 현실과 닮아 몰입하게 된다. 정치인이 언론과 사람을 입맛대로 이용하는 모습도 드라마일 뿐이라고 치부하기 어렵다. 2013년 귄위있는 드라마상인 에미상 감독상을 받았다.
16일부터 목요일 밤 11시에는 <브레이킹 배드 시즌5>(선댄스 채널)가 찾아온다. 총 16부작 중 8편을 지난해 방송했고, 나머지 8편을 이번에 내보낸다. <브레이킹 배드>는 폐암 말기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고등학교 화학 교사 월터 화이트(브라이언 그랜스톤)가 마약거래상이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자신이 죽은 뒤 가족의 생계를 마련하려고 마약 사업에 손을 대면서 평범하던 월터의 일상이 송두리째 바뀐다. 2008년 시즌1 방영 당시, 드라마에서 다루기 힘든 마약 제조 과정과 은밀한 유통 경로가 세밀하게 그려져 관심을 끌었다. 이 드라마의 묘미는 탐욕, 헌신 등 인간성의 다양한 측면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몇회 뒤 나올 내용을 미리 보여주며 시작하는 등 이야기를 풀어내는 구성력도 돋보인다. 주인공 브라이언 크랜스톤이 3년(2008~2010년) 연속 남우주연상을 받는 등 에미상을 8차례 수상했다.
또 하나의 화제작인 <왕좌의 게임 시즌5>는 17일부터 매주 금요일 밤 11시에 영화전문채널 <스크린>에서 방송한다. 7개 나라로 구성된 연맹국가를 배경으로 왕국의 통치권과 왕좌를 차지하려는 싸움을 그린다. 동명의 소설을 바탕으로 2011년 시즌1을 시작했다. 시즌5는 <왕좌의 게임> 전 시즌을 통틀어 가장 많은 제작비인 1000여억원을 투자했다. 스페인, 크로아티아 등에서 총 240일동안 촬영하는 등 전 시즌보다 볼거리는 더 풍부해졌다. 시즌4에서 조프리, 오베린, 타이윈 등 주요 인물들이 죽음을 맞이해 충격을 줬는데, 시즌5는 왕국의 혼란 속에서 웨스테로스, 에소스 등이 권력을 잡으려고 다툰다.
남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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