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 놀다가 버스 끊기면 택시 잡기가 어려워 한참을 오돌오돌 떨어야 하는 금요일 밤. 뜨끈한 내 방에서 ‘치맥’과 함께 드라마로 ‘불타는 금요일(불금)’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오는 9일 저녁, 드라마 3편이 각각 첫 방송을 시작한다. 장르가 다양해, 골라보는 재미가 있다.
<한국방송2>(KBS2)는 이스라엘 드라마 <마이스>(MICE)를 원작으로 한 <스파이>(밤 9시30분, 16부작)를 선보인다. 한국방송이 처음으로 시도하는 ‘금요 드라마’인 마이스는 정보국 요원인 아들을 위해 목숨을 건 도박에 나선 ‘전직 스파이’ 어머니와, 평범한 가정주부인 줄 알았던 어머니의 숨겨진 과거를 알게 된 아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원작 드라마 마이스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러시아 등에서도 판권을 구매해 간 인기 드라마다. 한국판에서는 출연진이 화려해 주목 받고 있다. 그룹 ‘제이와이제이’(JYJ) 멤버 김재중과 고성희가 남녀 주인공을 맡았으며, 배종옥, 유오성, 정원중 등이 출연한다. <스파이>의 연출을 맡은 박현석 피디는 6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스파이는) 장르로 치면 느와르, 내용으로 치면 정통가족극”이라고 했다. 매주 금요일 저녁 9시30분부터 밤 11시10분까지 50분짜리를 2회 연속 방송한다.
<티브이엔>(tvN)은 <미생>의 후속으로 로맨틱 코미디를 내놨다. ‘멘탈 치유 로맨스’를 표방한 금토 드라마 <하트 투 하트>(저녁 8시30분)다. ‘주목 받아야 사는’ 정신과 의사 고이석(천정명)과 ‘주목 받으면 죽는’ 대인기피성 안면홍조를 지닌 차홍도(최강희)가 각자의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과정을 그린다. <문화방송>(MBC)에서 <커피프린스 1호점>(2007), <골든타임>(2012) 등을 연출한 이윤정 피디가 티브이엔으로 자리를 옮긴 뒤 선보이는 첫 드라마다.
이윤정 피디는 지난달 30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서로를 사랑하다 결국 자신을 사랑하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며 “씩 웃으면서 뭔지 모르고 보다가 찡해서 울게 되는 그런 드라마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음악전문채널 <엠넷>(Mnet)은 개국 20주년 기념으로 ‘음악 드라마’ <칠전팔기 구해라>(밤 11시)를 기획했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전성기를 이룬 <슈퍼스타 케이(K)2>(2010) ‘이후’의 이야기를 드라마로 만든 것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가했다가 ‘대박’난 출연자들이 있는가 하면, 탈락하거나 잊힌 사람들도 많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실제 슈스케를 비롯해, <댄싱 9>를 연출한 예능 피디들(김용범·안준영), <위대한 탄생>(문화방송), <케이팝스타>(에스비에스)의 작가들(신명진 정수현)이 뭉쳤다.
오디션을 볼 때마다 불운이 찾아오는 ‘구해라’ 역할을 맡은 배우 민효린은 지난 6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1등이 아닌 실패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세상에는) 2등, 3등 그리고 4등, 5등도 있다고 알리는 게 드라마의 포인트”라고 말했다. 민효린은 배우로 활동하기 전 제이와이피(JYP)엔터테인먼트에서 가수로서 연습생 생활을 한 경험이 있다. 이송희일 감독의 독립영화 <야간비행>으로 주목 받은 배우 곽시양과, 그룹 ‘비원에이포(B1A4)’의 진영이 각각 구해라와 삼각관계로 얽히는 이란성 쌍둥이 형제 강세종, 강세찬 역할을 맡았다.
김효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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