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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2014년 이유리는 빛났다 “연기대상에 언급되다니 놀라워요”

등록 2014-12-22 08:32수정 2014-12-22 08:50

배우 이유리는 최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대상 후보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 “늘 주목받던 스타였다면 모를까, 지금 사랑만으로도 감사하다”고 자신을 낮췄다. 이정우 선임기자
배우 이유리는 최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대상 후보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 “늘 주목받던 스타였다면 모를까, 지금 사랑만으로도 감사하다”고 자신을 낮췄다. 이정우 선임기자
“내 연기 인생에 대상이라는 단어가 거론되다니. 솔직히 신기해요. 놀랍지 않아요?”

최근 강남의 한 커피숍에서 만난 이유리는 송아지처럼 큰 눈을 반짝이며 자꾸 반문했다. 30일 열리는 <2014 엠비시 연기대상>에서 대상 후보에 거론되고 있는 게 어리둥절한 눈치다. “예능에서는 우스갯소리로 (받고 싶다고) 얘기하지만, 솔직한 심정은 그래요. 후보로 거론되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기뻐요.” 인터뷰 내내 “감사하다”는 말을 몇번이나 했는지 모르겠다.

당황하는 그가 당혹스럽게 느껴질 정도로 2014년 이유리는 빛났다. <문화방송> 주말드라마 <왔다 장보리>에서 악역 ‘연민정’을 연기하며 주인공 ‘장보리’보다 더 주목받았다. 연민정은 성공을 위해 엄마도, 자신이 낳은 아이도 숨기고 산 비정한 여자인데도 시청자들은 응원하고 상처를 헤아렸다. 목이 쉬고 얼굴에 핏줄이 설정도로 소리를 지르는 이유리의 열연이 ‘연민정’ 열풍을 낳았다. 다수의 드라마에서 악역을 했던 이유리는 “이번에는 조금 재미있게 하고 싶었다. 혼자 잘난 척 똑똑한 척 다 하는데 그 모습이 우스꽝스러워 보이고 싶었다”고 말했다. “날려버릴거야”라며 손바닥을 입으로 ‘후~’ 부는 화제가 됐던 장면들이 대부분 즉흥연기였다고 한다. 그는 “<왔다 장보리>는 내게 더 많은 기회를 열어준 작품”이라고 했다.

문화방송 주말드라마 ‘왔다! 장보리’의 한 장면.
문화방송 주말드라마 ‘왔다! 장보리’의 한 장면.

트렌디 드라마보다 주말극으로
15년간 발성·호흡 다지며 성장
‘사랑과 야망’서 다리 불편한 연기땐
굽높이 다른 신발 신고 다니기도

“연기로는 푼수처럼 밝은 역할
생활로는 호스피스병동 봉사 꿈”

그는 드라마를 사랑해준 “어머니 아버지들”이 “이번에 잘돼서 너무 좋다는 말씀을 많이 한다”고 빙그레 웃는다. 이유리의 활약은 인기를 좇지 않고, 묵묵히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해온 15년의 결실이라는 점에서 많은 이들이 박수를 보낸다. 2001년 <학교4>(한국방송2)로 <케이비에스 연기대상> ‘청소년 신인상’을 받았고, 이듬해 신인상도 거머쥐며 차세대 스타로 손꼽혔다. 그러나 이후 트렌디 드라마보다는 <부모님 전상서>(2004)나 <사랑과 야망>(2006) 등 일일·주말드라마에 주로 출연하면서 청춘스타의 이미지와는 멀어져갔다. “미니시리즈가 잘 안 들어왔다”고 농을 치지만 성장하고 싶다는 욕구가 더 컸던 듯했다. “호흡이 긴 드라마를 좋아해요. 미니시리즈와 주말드라마가 함께 들어오면 주말을 선택했어요. 주말드라마가 배우로서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돼요. 길어서 다양한 시도도 많이 해볼 수 있고, 캐릭터에 맞는 옷을 입는 법도 배울 수 있어요.” 발성부터 호흡, 톤의 높낮이까지 대사 처리를 까다롭게 챙기는 김수현 작가와 세 작품을 함께한 것도 도움이 됐다. “스타가 돼야지 이런 생각보다는 꾸준히 드라마를 하고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연기했습니다.”

배우 이유리 씨가 거울 앞에서 포즈를 잡고 있다.
배우 이유리 씨가 거울 앞에서 포즈를 잡고 있다.

<문화방송> 드라마국 관계자는 “연민정이 나오는 신마다 연민정이 가장 돋보일 정도로 스스로 역할을 잘 소화해냈다”고 이유리의 연기를 평가했다. 실제로 그는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하는 노력파 배우이다. <사랑과 야망>에서는 소아마비로 다리가 불편한 선희를 연기하려고 평소에도 굽이 다른 신발을 신고 다녔고, 영화 <분신사바>에서는 (눈을 가려 몰랐다고는 하지만) 갯지렁이를 입에 넣기도 했다. <왔다 장보리>에서도 “얼굴이 어떻게 보이든 상관없이” 감정을 표출하는 데 신경썼다고 한다. 그러나 “스스로 내게 노력상을 주는 것이 매년 목표였는데, 한번도 준 적이 없다”고 자신을 낮춘다. “올해도 못 줄 것 같아요. 부족한 게 너무 많아요.”

실제로 만난 이유리는 연민정과는 많이 달랐다. 자신을 포장하는 건 “오글거려서 싫다”고 하고, 스타라는 생각을 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생각을 해야 돼요?”라고 반문했다. 내년 계획도 뜻밖이다. “푼수처럼 밝은 역할 등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한 뒤 이렇게 덧붙였다. “호스피스 병동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싶어요. 그곳에 계신 분들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고민했는데 기쁨이 되어드리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지난해 연말엔 남편과 집에서 방송사 연기대상 프로그램을 봤다는 그는, 지금과 같은 순간을 상상도 못했다고 한다. “감사했던 한해”의 결실을 맺을 수 있을까.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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