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민 PD 경인지사 비제작부서로 발령
정직 6개월 중징계 끝나자마자 또 ‘보복’
정직 6개월 중징계 끝나자마자 또 ‘보복’
<문화방송>(MBC)이 자사의 세월호 보도에 대해 대국민 사과글을 인터넷에 올린 ‘막내 예능 피디’를 서울 밖 비제작부서로 보냈다. 이미 해당 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정직 6개월의 중징계를 내린 마당에, 징계가 끝나자 마자 곧바로 비제작부서로 발령을 낸 것이다.
문화방송은 11일 예능본부 소속 권성민 피디를 경인지사로 발령냈다. 경인지사는 지방자치단체 대상 사업을 하는 등 비제작부서로, 2012년 파업 뒤부터 회사 쪽에 밉보인 기자·피디 등을 전보 조치시켜 ‘유배지’로 활용된다는 의혹을 받는 곳이다.
입사 3년차인 권 피디는 지난 5월 온라인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 게시판에 ‘엠XX 피디입니다’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권 피디는 글에서 자사의 세월호 참사 보도에 대해 사과하고, 국민들의 지지를 요청했다. 당시 문화방송은 세월호 보도와 관련해 유가족 폄훼, 정부 편향 등으로 논란을 빚고 있었다.
회사 쪽은 권 피디가 글을 올린 지 10일 뒤 대기발령 조치하고 인사위원회에 회부, 정직 6개월의 중징계를 내렸다.
회사 쪽의 징계 추진 시도에 대해 <무한도전> 김태호 피디, <아빠 어디가>의 김유곤 피디 등 예능본부 평피디 전원에 가까운 48명이 ‘권성민 피디에 대한 인사위원회를 철회하라’는 성명을 실명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이들은 당시 성명에서 “얼마나 답답했던 걸까? 얼마나 견디기 힘들었으면 웃음을 만드는 일을 업으로 삼은 소위 ‘딴따라’ 예능PD가, 또 그 딴따라들 가운데서도 막내가 그런 사과의 글을 올리게까지 된 것일까?”라고 반문하며 징계 철회를 호소했다.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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